전국협동조합협의회(이하 협의회)가 7월 4일 ‘세계협동조합의 날’을 맞아 2020년 세계협동조합의 날 기념성명을 발표했다.
세계협동조합의 날은 협동조합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국제협동조합연맹(ICA)가 정한 날로 매년 7월 첫째 주 토요일로 제정됐다.
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지난 몇달간 우리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상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며 “코로나19는 현 세대가 경험하지 못했던, 아니 상상도 하지 못했던 많은 경험을 하게했다”고 말했다.
특히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넘어 그간 우리 사회를 지탱해오던 사회, 경제활동의 기반을 비롯해 공동체 유지의 기반이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조직들은 관계를 유지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협의회는 “경제위기에 처한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고용 조정을 택하지만, 이는 사회적 위기를 가중 시키고 사회에 그 부담을 전가할 뿐”이라면서 “고용조정 제로 선언과 사람들의 일상과 생업의 연결과 관계 기반을 유지하려는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의 노력은 그 자체로 사회적 가치의 실현이자 사회적경제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한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조직들은 우리 사회를 연대와 협력, 서로 돕고 돌보는 사람중심의 사회로 회복시키고 전환시켜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한국의 협동조합들도 이에 동참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와 기후위기에 대처하여 지속가능한 사회, 사람중심의 경제를 위한 실천과 행동에 매진할 것”이라며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와 기후위기 다 같이 힘을 모아 극복해가자!
- 2020년 세계협동조합의 날 기념성명 -
어느새 2020년 절반의 반환점을 돌았다. 새해의 벽두에는 새로운 희망을 생각하게 마련이다. 올해 초 한국의 협동조합들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며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협동조합’이라는 비전을 선언하였다. 그러나 지난 몇달간 우리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상의 평안이 그 기초부터 무너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불과 6개월도 안되는 짧은 기간동안 현 세대가 경험하지 못했던, 아니 상상도 하지 못했던 많은 경험을 하게 만들었다.
아직도 정체가 분명히 밝혀지지 않고 예방, 치료방법이 없는 감염병 바이러스는 동고동락하던 동료, 친구, 이웃과의 물리적 거리를 강제했다. 감염병 확산 우려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즉각적으로 보통 사람들의 삶과 모든 일상에 영향을 미쳤고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누려왔던 일상의 붕괴는 그 자체로 충격이다.
본질적 문제는 일상생활의 불편함 정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간 우리 사회를 지탱해오던 사회, 경제활동의 기반을 비롯해 공동체 유지의 기반이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었고 부모들은 위험한 환경에서 생계를 지속해야 했다. 그나마 생업이 유지되는 경우는 다행이다. 그러나 안전을 중심에 두지 않는 경제활동이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하는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경제활동의 위축은 과거 경제위기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일자리 문제 뿐 아니라 코로나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고 사회 구성원을 보호해야 할 사회안전망은 구멍이 큰 그물에 불과하다는 점도 새삼 절감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방역의 영역에서 시민들의 적극적 동참과 정부의 선제적 대응으로 확진자, 사망자 등 다른 국가에 비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경제봉쇄와 위축도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방어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 위험에 노출된 일하는 사람들, 돌봄과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의 문제는 근본적 성찰을 촉구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경제적, 사회적인 위기에 처한 지금,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는 어떤 역할을 했는가?
첫째,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조직들은 사회, 경제, 환경적 분절의 위기에서 사회를 연결시키고 관계를 유지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경제활동을 마비시켜 자영사업과 기업활동이 멈추고 각자도생으로 내몰리는 단절의 상황 속에서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는 선제적으로 우리의 사회적 연결을 유지하려는 고용조정 제로를 선언했다. 경제위기에 처한 기업들은 비용의 절감을 위해 손쉬운 방법인 고용을 조정하는 방법을 택한다. 그러나 이는 사회적 위기를 가중 시키고 사회에 그 부담을 전가할 뿐이다. 고용조정 제로를 선언하고 사람들의 일상과 생업의 연결과 관계 기반을 유지하려는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의 노력은 그 자체로 사회적 가치의 실현이자 사회적경제가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조직들은 우리 사회를 연대와 협력, 서로 돕고 돌보는 사람중심의 사회로 회복시키고 전환시켜 나가고 있다.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추구하고 사람중심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본연의 목적을 뿌리로 삼고 있다. 우리 사회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사회적경제와 협동조합이 재인식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국 곳곳에서, 전 세계 대륙에서 협동조합운동은 위기의 대응을 넘어 보다 지속가능하고 사람중심의 경제 모델을 통해 근본적인 사회변화를 추동하고 있다.
우리는 현재 진행중인 코로나19 팬데믹의 극복 뿐 아니라 기후위기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코로나로 경제가 위축되자 산과 강, 생태환경이 되살아나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인류가 걸어온 길에 대한 또다른 의미의 ‘거대한 전환’을 떠올렸다.
매년 7월 첫번째 토요일(2020년 7월 4일)은 전 세계의 협동조합인들이 협동조합 운동의 성취와 비전을 공유하는 날이다. 협동조합운동의 국제적 연대기구인 세계협동조합연맹(ICA)은 올해 세계 협동조합의 날을 맞아 전 지구적 차원의 기후위기에 협동조합들이 다같이 행동하자는 메시지를 발표하였다. 전 세계 대륙의 협동조합들의 각자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실천을 공유하고 있다.
한국의 협동조합들도 이에 동참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와 기후위기에 대처하여 지속가능한 사회, 사람중심의 경제를 위한 실천과 행동에 매진할 것이다. 이러한 운동이 다음세대를 위한 큰 결실로 이어지려면, 우리의 실천과 함께 협동조합운동에 대한 사회적 지지와 정부, 국회의 정책적 뒷받침이 중요하다. 코로나 19라는 태풍의 눈을 지나고 있지만, 올해 초 한국의 협동조합이 제안했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협동조합’에 대한 비전은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는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가기위해, 인간과 자연의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다같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가자
2020년 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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