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적경제활성화전국네트워크, (사)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공동으로 '소비자의 시민적 역할'을 주제로 제13회 사회적경제 정책포럼을 열었다. /사진=사회적경제정책포럼 화면 캡쳐

“사회가 무자비하게 무너지고 있어요. 사회를 세우고, 재구성하고, 지키기 위해 사회적경제조직이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사회적경제 기업 제품·서비스 구매를 촉진하는 ‘바이소셜 캠페인’이 사회적 의미를 갖고, 생각을 실현하는 캠페인이 되길 바랍니다.” -김경민 한국 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소비시장은 사회적경제 기업에 직격탄을 날렸다. 영세하게 운영되던 사회적경제 기업은 파산을 고민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돌파구는 하나다. 소비를 확대하는 것.

사회적 소비 확대를 위해 사회적경제 코로나19 대응본부는 사회적 소비반을 구성했다. 사회적경제 기업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창구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정부도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고용노동부(장관 이재갑)는 7월 1일 사회적기업 주간을 맞아 가치소비를 통해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바이소셜 캠페인’을 시작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것은 쉽지 않다. 소비자들의 소비방식과 패턴 안에서 '가치소비'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하재찬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상임이사는 “코로나19 위기가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새로운 소비자들을 만나고, 소비를 재구성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회적소비 활성화 방안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고민속에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적경제활성화전국네트워크, (사)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공동으로 제13회 사회적경제 정책포럼을 열었다. 포럼은 ‘소비자의 시민적 역할: ’경제‘의 재구성’ 주제로 개최됐다.

이번 포럼의 좌장을 맡은 하재찬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상임이사는 “코로나19 위기가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사회적경제정책포럼 화면 캡쳐

바이소셜, 단순한 소비 촉진 넘어서야

“바이소셜이 향후 한국 상황에 맞게 재구성된 캠페인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사)이채관 와우책문화예술센터 대표-

이채관 대표는 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바이소셜 캠페인이 한국형 캠페인으로 재구성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가치소비에 대한 시민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채관 대표는 “바이소셜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에서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를위해 이 대표는 사회적경제 분야를 확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증 사회적기업, 예비사회적기업 등 시스템이 있지만, 이 외에도 로컬크리에이터, 문화적 도시재생 등 다양한 활동이 있다. 이같은 혁신적 활동이 사회적경제 분야로 들어와야 한다. 그래야 훨씬 포용적으로 다양한 가치가 창출된다.

또한 사회적경제의 재화를 구분할 때 제품, 서비스 등의 카테고리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핵심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분석해 구분할 필요도 있다. 이 대표는 “소비 트렌드 분석 결과 소비자들은 여가, 제품의 콘셉트, 만족도 등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며 “바이소셜 캠페인도 이것에 기반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특성 반영해 제품 생산해야

최근 핵심 소비계층으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가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정체성과 솔직함을 바탕으로 ‘나를 위해 소비’한다.

이들은 기업이 제품을 만드는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신효진 서울시 노동민생정책관 소상공인정책담당관 지역상권활력센터 주무관은 “소비자는 다른 소비자에게 제품이나 서비스, 기업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마케터이자, 공동 생산자가 되기도 한다”면서 “소비자들은 시장에 서비스나 제품에 대해 특별한 의미나 문화적 가치를 부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소셜 캠페인에서도 소비자를 파트너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예로 생협은 소비자의 참여를 통해 안전한 먹거리 유통 플랫폼을 만들었고, 친환경 유기농산물 섹터를 시장에 구축했다. 신 주무관은 “사회적 소비는 더 커진 소비자의 존재를 확인을 통해 이뤄진다”면서 “이미 다양한 소비의 가능성을 경험한 소비자들과 파트너십을 이뤄 함께 움직일 때 ‘사회적소비’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신효진 주무관은 사회적 소비 촉진을 위해 소비자를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사회적경제정책포럼 화면 캡쳐

"윤리적으로 만든 좋은 제품이 윤리적 소비로 이어진다"

“‘사회적경제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채워줄 수 있을까. 이들이 원하는 상품이 먼저 있어야 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생산과 물류, 유통, 사후관리 등 인프라가 준비돼 있지 않으면 캠페인은 부정적으로 확산될 거라는 의견입니다.” -이철종 사회적기업 함께 일하는 세상 대표이사-

포럼에 참여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사회적소비가 활성화 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원하는 좋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철종 대표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제공해야지, 소비에 압박을 느끼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바이소셜은 공허한 캠페인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현하 세이프넷지원센터 성장지원팀 매니저도 “소비가 이뤄지려면 소비를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적이고, 좋은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사회적경제기업이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자본조달 부족, 규모화 되지 못한 어려움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해결방법은 연대와 협력이다. 김현하 매니저는 “아이쿱생협은 150여개의 소비자, 생산자, 직원, 사회적경제조직과의 협력을 2018년 세이프넷(SAPENet)이라는 생태계로 재정의하고 다양한 조직과의 파트너쉽으로 소비, 생산 등 공동으로 필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민 사무총장은 “사회적경젝기업과 시민사회, 종교, 공공기관, 노동이 연대해서 다양한 사회적 과제를 공동으로 해결해야한다. 동시에 구체적인 상품을 만들어 내면서 사회를 구성하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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