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수술 후 배액관을 착용하고 다니는 동안 수 많은 차별적 시선을 경험했다./사진=박미리기자

얼마 전 담낭염 증상이 있어 담낭절제술을 받았다. 예후가 좋지 않아 수술 후 한동안 배액관을 착용했다. 퇴원할때도 배액관을 들고 집으로 향했다. 가장 걱정했던 것은 사람들의 시선이다. 배를 뚫고 삽입한 호스(관) 끝에 피가 고여 있으니 당연히 놀랄 것이라 생각했다.

“어디 아픈가봐.”
“걸을 수 있겠어요?”
”힘내세요.“

배액관을 착용한 나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슷했다. 먼저 놀라고, 과도하게 친절하거나, 무서워했다. 자연스레 ‘사람들 눈에 나는 다르게 보이는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최근 사회가 '분노'한다. 원인 중 하나는 차별이다. 장애인, 노인, 성별, 나이, 출신국가, 정치적 생각 등 조금만 다른 모습이 보여도 (일부 사람들은)다른 시선을 보낸다. 마찰과 갈등도 일상적이다. 취재중 만난 A사회복지사는 차별이 일상화 되는 현실에 대해 ”어느날 갑자기 사고를 당하면 장애인이 될 수 있다. 늙으면 노인이 된다. 언젠가는 나와 내 가족이 차별의 대상이 될 수 있는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런 사회적분위기를 반영해 정의당은 6월 29일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했다. 성별, 장애 등 25가지에 대해 차별금지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차별금지법은 ‘모든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는 세계인권선언 1항을 우리 사회의 기초로 놓겠다는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차별이 일상화 된 시대. 나도 누군가에게 차별 대상자가 될수 있고, 차별 당할 수 있다.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자신도 모르게 학습된 잘못된 생각을 고쳐야 한다. 어쩌면 당신은 지금 누군가를 차별하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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