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정부는 사회적거리두기를 시행하며 감염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민들도 자발적으로 모임을 자제하며 적극적으로 방역에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대면방식으로 제공되던 서비스도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각 분야에서도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도입중이다. 특히 대상자를 직접 만나 진료, 돌봄 등을 제공했던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의료사협)은 만나지 않으면서도 (건강)취약계층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안산의료사협)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후부터 현재까지 대응한 것으로 토대로 ‘코로나 백서’로 불리는 자체 대응매뉴얼을 제작했다.

안산의료사협은 “코로나19 사태이후 개인과 지역사회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조합과 조합원이 함께 대응한 조치를 기록했다”면서 “약 100일간 조합의 노력과 고민의 흔적을 공유해 향후 감염병이 닥쳤을 때 보다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라고 코로나 백서를 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신윤관 전무이사는 코로나 백서를 통해 “행동수칙을 잘 지키면서 길게는 도시(기초자치단체)차원의 지역방어 전술이 병행돼야 한다”면서 “도시에서 코로나19를 상대하기위한 방어를 위해 협동, 이해, 창의성에 기반한 ‘코로나19 도시 방어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코로나 백서는 ▲의료사업소와 돌봄사업소의 감염방지 활동(방역) ▲조합원을 위한 올바른 정보와 따뜻한 안부(돌봄) ▲건강한 지역공생사회로 가는 길(봉사)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과제 등 총 6개 챕터로 정리됐다. 특히 코로나19 대응 시스템 소개와, 대응 시 부족한 점, 향후 과제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안산의료사협이 제작한 코로나19 대응 매뉴얼./ 이미지=안산의료사협

#자체 대응지침 만들어 감염 방지

안산의료사협은 최전방 방어기지인 한의원, 치과, 의원, 요양원 등 ‘사업소(병원)를 방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를위해 코로나19 발생초기인 1월 28일, 각 사업소에 행동수칙을 부착하고, 자체 방역지침을 전달했다. 온라인에 코로나19 상황실을 열고 시기별 정부의 행동수칙에 따른 지침을 전달하거나, 건강 이상 징후가 있는 직원이 발생하면 즉각 보고하고, 선제적 선별검사 등을 취할 수 있도록 비상보고체계를 구축했다.

여기에 조합원들의 시민의식이 더해지면서 안산의료사협의 코로나19 대응은 더욱 탄력 받았다. “이번 일로 공동체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신윤관 전무이사는 “의원을 이용하며, 정기적으로 약을 처방받는 어르신 중 한분이 ‘지금 약간의 열이 있는 것 같다. 의원은 여러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니 다른 분들을 위해 의원에 안가고 며칠간 자가격리 하겠다’고 전화 연락을 해 온적 있다”면서 “개인보다 조합원들의 건강을 먼저 걱정하는 걸 보고, 코로나19와 같은 감염 재난의 최고의 방역수칙은 자기자신과 공동체 건강을 함께 염려하고 대응하는 신뢰에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자와 의사, 주민과 주민, 조합원과 조합원 사이의 신뢰를 키우는 역할이 의료사협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답했다.

인천평화의료사협이 진행한 드라이브 스로 꽃구경./ 사진=인천평화의료사협

#정서적돌봄도 활발하게 진행

코로나19 이후 거리에 노인이 줄었다. 코로나19에 취약하기 때문에 외출을 자제하고 있어서다. (한시적)전화처방, 대리처방 등 정부지침을 통해 신체적 돌봄은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집에서 혼자 있어야 하는 노인들에게는 정서적 돌봄도 필요하다.

안산의료사협의 코로나 백서에도 ▲문자발송으로 조합원에 코로나19 예방수칙 안내 및 안부 ▲방문간호사 방문 시 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정서적지지 ▲노노봉사단 활동 등을 소개했다. 노노봉사단은 한 사람이 다섯사람의 노인에게 안부전화를 하고, 병원이동, 산책 등을 지원하는 활동이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인천평화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인천평화의료사협)에서는 정서적 돌봄을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노인이용시설이 장기간 폐쇄되면서 갈 곳이 없어진 노인들이 답답함과 우울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인천평화의료사협은 조합이 운영하는 노인복지센터 이용 노인에게 ‘드라이브스루 꽃구경’을 진행했다. 센터를 이용하는 노인1명과 직원1명이 함께 차를 타고 공원 등을 이동하며 꽃구경을 하는 것이다. 공원에 사람이 없을때는 잠시 차에서 내려 산책을 즐기기도 했다.

이은주 인천평화의료사협 노인복지센터장은 “어르신들이 코로나19로 외출이 적어지고 노인정이나 복지관도 가지 못하다보니 우울감이 생겨 함께 공원 등을 다녀왔다”면서 “잠시 시름을 잊는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호흡기 질환 등을 앓고있어 감염위험이 높은 대상자들은 전화와 SNS를 적극 활용했다. 이은주 센터장은 “예를들어 만성폐쇄성폐질환자들의 경우 외부에서 방문하는 자체를 꺼릴 수 밖에 없다”며 “이 경우 방문요양서비스제공을 중단하고, 사회복지사가 주 1~2회 전화로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 안무를 묻고, 필요한 사항을 해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산의료복지사협 역시 요양원의 가족면회 금지가 장기화 되면서 영상통화를 이용해 가족들의 안부를 묻는 화상통화 가족면회시스템을 도입했다.

신선미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정책실장은 이같은 정서적 돌봄 활동이 고립될 수 있는 노인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준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신 실장은 “어르신들과 직원들이 함께 외출하며, 우울감 해소 등에 외부와 연결하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방역활동에 참여한 가족들의 모습./ 사진=안산의료사협

#코로나19 이후 지역통합돌봄체계 촘촘해져야 

의료사협은 코로나19가 위기가 아닌, 전환과 회복의 기회로 삼는다는 각오다. 신윤관 전무이사는 “우리 조합을 포함해 의료사협은 건강과 복지의 과제를 안고 좀 더 소규모 공동체 마을단위와 밀착되어 활동할 것인가라는 조직 확대 방식의 전환에 대해 실행방안을 고민할 것”이라며 “공동체로서 유대감, 서로 간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하고 키울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원숙 인천평화의료사협 전무는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코로나19 등과 같은 상황에서도 나와 이웃을 돌보며, 자신도 향후 돌봄을 받을 수 있는 건강한 관계망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무는 “정부, 관계기관, 전문가 그룹에서 공공병원의 확충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공공병원과 마을에서 의료사협이 어떤 연계체계를 갖고 안전하고 건강한 관계망을 가지고 활동해야 하는지와 고령화 사회에 의료와 복지 서비스의 연계, 방문진료·간호, 돌봄을 통한 마을에서의 지역통합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지속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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