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보육공공성과 인권보육실현을 위한 보육노동자한마당에 참여한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교사회 모습./ 사진=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최근 창녕, 천안 등 전국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아동분야 시민단체가 대책마련을 위한 연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놀이하는사람들, 어린이어깨동무, 어린이문화재단은 지난 17일 "아동학대에 대한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기관은 성명서를 통해 법·제도적 해결방식으로 민법상 부모의 강력한 친권 제한, 신뢰할 수 있는 피해아동 보호시스템 구축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복지 사각지대 없는 연계망 점검, 사회적 육아 지원 시스템 구축 등도 제안했다.

2019년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이 협동조합 유아교육기관 제도화와 공공성 강화를 위한 토론회를 주최했다./ 사진=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특히 최근 코로나19 등 국가재난상황에 따라 아동의 기본권인 ‘놀 권리’가 침해받고 있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아동 시민단체는 “코로나19로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아동학대 사례에 대한 촘촘한 점검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특히 취약계층 아동일수록 사회와의 관계망인 아동기관과의 연결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대피해 아동에게는 사회가 좋은 부모가 돼야한다. 믿을수 있는 시설과 인력, 예산으로 안심할 수 있는 피해아동 보호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주리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사무총장은 빈번하게 일어나는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더 이상의 경악스러운 아동학대는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육아를 실천하는 현장으로서 아이가 살아갈 수 있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일련의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성명서>
아동학대에 대한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한 사회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더 그 사회의 영혼을 정확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것은 없다.” - 넬슨 만델라

5월 29일 경남 창녕의 거리에서 지문이 사라진 아이가 시민에 의해 발견되었다.

6월 3일 아홉 살 된 아이가 여행 가방 안에 갇혀 있다가 죽었다.

잊힐만할 즈음 6월17일 또 야산에서 영아가 발견되었고 학대당하다 구출되어 보호받는 줄 알았던 10살 아이는 보호시설에서 재학대에 노출되어 있음이 발견되었다.

코로나19로 취약해진 곳에서 아동학대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아동학대 발생 건수는 2만4천 604건이다. 2010년대 6천여 건에 불과했던 아동학대는 2014년 1만여 건을 넘어섰고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젠 정말 사전예방 조기발견 신속대응 사후관리로 나눠진 정부의 아동학대 대책 단계마다 촘촘한 안전망의 점검이 필요하다.

1. 아동 체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전환되어야 한다. 아이는 체벌과 훈육의 대상이 아니라 권리의 주체이다. 아동학대는 아동의 생존권에 대한 위협이다.

아동권리보장원의 ‘2018년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아동학대는 부모가 76.9% 대리양육자가 15.9%로 거의 대부분이 가정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민법의 징계권 조항을 삭제하고 가정 내 아동에 대한 체벌을 금지해야 한다. 민법 제915조에는 ‘친권자는 그 자(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라고 규정돼 있다. 체벌 허용되는 곳에 학대의 가능성은 현저히 높아진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범죄에 대해 강력한 친권 제한과 함께 형사처벌이 이루어지도록 하라. 아이는 체벌과 훈육의 대상이 아니라 권리의 주체이다.

2.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재난상황에 가장 큰 피해자 중 하나는 아동이다. 사회적 돌봄이 중요한 시기에 다시 나홀로 육아로의 전환이 우려되며 아동의 기본 권리인 놀 권리에 심각한 침해가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가정에 장시간 머무는 기간 동안의 아동학대 사례에 대한 촘촘한 점검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취약계층 아동일수록 그나마 사회와의 관계망인 아동기관과의 연결이 꼭 필요하다. 복지 사각지대 없는 연계망을 점검하고 교사+복지사+지자체간 아동에 대한 정보가 통합되어 관리되어야 한다.

3. 양육자 혼자만의 고립육아가 아닌 사회적 육아를 위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마을과 이웃이 사라진 현대사회의 육아는 양육자와 아동 둘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주는 구조다. 이런 고립육아의 구조는 강도 높은 스트레스와 갈등으로 이어지고 그 이후의 완충장치가 없이 아동학대의 가능성을 높인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가정과 사회 그리고 국가가 공동으로 하는, 공공성을 지닌 사회적 영역에 속한다. 그래서 사회적육아 또는 공동육아라 한다. 사회적육아는 우리 아이들을 함께 키우며 이 사회의 과제인 육아의 어려움과 보육 체계의 여러 문제를 함께 풀어 행복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세상, 아이와 어른 모두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일이다.

각 지역마다 사회적 육아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아동학대 발생빈도가 높은 취약계층과 어린 부모들에 대한 사회적 돌봄에 대한 고민과 구체적인 가정육아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4. 아동학대사례가 발견되더라도 피해아동이 다시 원가정으로 돌아가는 도돌이 학대가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피해아동이 생활하는 시설에서의 아동학대사례는 2차 가해로 이어지는 시스템에 대한 심각한 고려가 필요함을 깨닫게 했다. 피해아동의 재활을 위한 제도적 아동보호 인프라를 점검하고 확충하라. 믿을만한 보호시스템이 없다면 학대아동을 열심히 발견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학대피해 아동에게는 사회가 좋은 부모가 되어줘야 한다. 안심할 수 있는 피해아동 보호시스템은 믿을수 있는 시설과 인력 그리고 예산을 필요로 한다.

5. 이 모두를 위해 아동보호를 위한 국가 예산을 증액하고 기금이 아닌 정부 본예산에 편성해야 한다.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 및 학대피해아동쉼터 운영예산은 정부 부처의 본예산이 아닌 기금(범죄피해자보호기금, 복권기금 등)으로 편성돼 있다. 아동보호 관련 예산은 보건복지부 ‘일반회계’로 편성하고 전액 국비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우리는 아동학대 사례발견에 경악하며 혹시 우리부터 아이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면은 없는지 성찰하고자 한다. 실제 아동학대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며 그 이전에 아동학대의 예방이 더욱 중요함을 공감한다. 이를 위해 사회적육아를 실천하는 현장으로서 모든 아이가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다.

2020년 6월 17일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놀이하는사람들, 어린이어깨동무, 어린이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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