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10시 30분 온라인을 통해 제1회 ‘SUB-SOVAC’이 열렸다. 정경선 HGI 의장, 한상엽 SOPOONG 대표, 진윤정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사, 이덕준 D3쥬빌리 대표,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왼쪽부터)의 모습./사진제공=SOVAC 유튜브 갈무리

포스트 코로나 시대, 임팩트 투자가들은 어떤 분야와 무슨 기업에 주목하고 있을까. 코로나19 이후 사회 변화와 임팩트 투자 시장의 변화를 조망하기 위해 해당 분야를 선도하는 전문가 5인이 한 자리에 모였다.

17일 오전 10시 30분 온라인을 통해 제1회 ‘SUB-SOVAC’이 실시간 생중계됐다. SK그룹이 주도하는 국내 최대 민간 사회적가치 축제 ‘SOVAC(Social Value Connect?소셜밸류커넥트)’의 사전 행사로, 오는 9월 본 행사에 앞서 진행됐다. 유튜브를 통해 열린 행사에는 최대 1200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참여하며, 임팩트 투자에 대한 관심과 열기를 보여줬다.

이날 행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나는 이런 사회적기업?소셜벤처에 투자하고 싶다’를 주제로 △코로나19가 초래한 비대면 시대를 맞아 새롭게 대두한 사회 문제들은 무엇인지 △투자자들이 공익과 수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은 무엇인지 △사회적기업들은 효율적 투자 유치를 위해 어떤 경영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등을 논의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나는 이런 사회적기업?소셜벤처에 투자하고 싶다’를 주제로 임팩트 투자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했다./사진제공=SOVAC 유튜브 갈무리

먼저 SOVAC 자문위원 4인이 영상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사회변화’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다. 

김성우 김앤장 환경에너지연구소장은 “경제 우선과 환경 고려라는 상반된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 둘이 수렴하는 ‘경제성 있는 친환경 기술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그동안 무시해온 과학기술의 기본적 가치, 보편적 목적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사회적가치와 공익을 높이는 기술이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동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앞으로 대학교육은 문제를 발견하고 제기하며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게 될 것”이라며 “과거엔 온도계를 가르쳤다면 이제는 온도조절기가 필요한 때”라는 의견을 밝혔다. 장용석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경제적가치에 가려진 사회적가치를 재발견하고, 개인?기업?정부 등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적 임팩트 확산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사회를 맡은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는 “코로나19라는 예상하지 못한 요인으로 인해 한국사회 각 분야에서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라며 “향후 사회적가치가 우리 사회 핵심 화두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후 패널 토론에서는 정경선 HGI 의장, 한상엽 SOPOONG 대표, 이덕준 D3쥬빌리 대표, 진윤정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사 등 임팩트 투자 분야를 선도하는 인사들이 출연해 임팩트 투자 동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정경선 HGI 의장은 "코로나19 이후 우리사회에 절실한 문제와 최적화한 솔루션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일상화, 일반화할 사회적 임팩트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사진제공=SOVAC 유튜브 갈무리

‘코로나19 이후 주목해야 할 사회문제와 비즈니스 영역’에 대해 정 의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에 따라 ‘교육?의료’ 등 서비스가 비대면?원격으로 전환 중이며, 식량 위기에 따른 ‘농업’이나 수요가 높아질 ‘헬스케어’ 등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 역시 “위기 상황에서 늘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진다”면서 에듀테크 소셜벤처 ‘에누마’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아프리카 등 교육 여건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해 만든 온라인 학습 솔루션이 코로나19 이후 선진국 주류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그동안 일부 사회문제로  해결을 위해 접근한 방법이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추진력이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코로나 이후 임팩트 투자 시장의 변화’에 대해 한 대표는 “이전에는 사회적가치를 전반적으로 창출하는 기업에 집중했다면, 향후 사회문제를 구체적?세부적으로 접근하는 기업들에 주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헬스케어에 집중한다거나 식량을 만드는 등 특정 문제에 빠르고 적확하게 접근할 해결법이 더욱 요구된다는 의미다. 

진 이사는 “최근 벤처캐피탈(VC) 펀드가 대형화하고, 신규 VC가 설립되는 등 임팩트 투자 시장에 자금이 많이 유입되는 상황”이라며 “이 돈 역시 ‘부익부 빈익빈’으로 풀릴 텐데, 매출과 수익이 동시에 나오는 양적?질적으로 우수한 기업에 투자가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의장 역시 “투자에 쏠림 현상은 당연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시간과 자원이 한정된 현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선결적 이슈에 집중이 필요하다. 투자한 돈을 비교했을 때 어떤 분야에서 임팩트가 큰지 측정해 평가하고,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곳에 현명하고 효율적으로 투자하게 될 것”고 강조했다.

임팩트 투자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기회로 우리 사회문제를 해결할 좋은 스타트업이 나올 것"이라는 공통적 기대감을 내비쳤다./사진제공=SOVAC 유튜브 갈무리

마지막으로 ‘성공적 투자 유치를 위한 조언’에 대해 이 대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 고객이 누구인지 재발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아이돌봄 등 대면 서비스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해당 서비스를 쓸 수밖에 없는 이용자가 누구인지 분석해 전략을 짜는 등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 이사 또한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투자한 한 공연 기업에서는 1~2년 후 진행하려던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을 당장 앞당기게 됐다”며 “코로나19라는 현 상황에 빠르게 적응해 이에 맞춘 사업을 가속화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 의장은 “흔히 소셜벤처는 수익성?사회적가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라고 말하는데, 그 대신 ‘두 마리 썰매개’로 비유하고 싶다”면서 “통제 불가능한 토끼가 아니라, 같은 방향을 향해 호흡과 균형을 맞추며 달리는 썰매개처럼 수익성과 사회성이 서로 시너지를 내면서 나아가야만 진정한 소셜벤처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위기를 묵묵히 버티는 ‘낙타’나 기업 가치를 단기간 올리는 ‘유니콘’ 같은 기업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정말 희귀하고 유니크한 ‘사막여우’ 같은 기업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한편, 이날 진행된 토론회 영상은 오는 18일 ‘SOVAC’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재시청할 수 있다. SOVAC 측은 9월 본 행사 전까지 매월 ‘SUB-SOVAC’을 온라인으로 개최하며, 제2회 행사는 7월 중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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