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과거는 없다. 
코로나19 이후에 대한 각 분야 전문가들의 진단이고 예측이다.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우리의 세상은 예전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한다. 우리는 그 단초를 이미 경험하고 있다. 재택근무와 화상회의는 일시적 비상대응을 넘어 우리의 사무환경, 일하는 방식, 조직구조를 급격히 바꿀 것이다. 온라인 강의는 초기의 혼란과 적응의 어려움을 겪으며 서서히 자리를 잡아갈 것이다. 교육분야의 이러한 경험은 학교형태와 기능, 교육방식을 바꾸게 되고 나아가 학원가를 변화시킬 것이다. 유수의 명문대 강의는 물론 온갖 전문 컨텐츠 정보들이 무한 확장성을 가진 인터넷의 바다를 채워갈테니... 벌써부터 학교가 사라질 것이라는 극단적 예언까지 나온다.

패스트 패션을 대표하던 자라, H&M은 오프라인 매장 철수를 결정했다. 롯데마트는 이미 매장철수를 시작했다. 식료품을 비롯한 생활용품 구매패턴의 변화, 온라인 쇼핑의 일반화, 민간 배달앱의 독점과 도발에 대응하여 공공 배달앱 구축 논의 등 생활양식의 급격한 변화가 예고된다. 이른바 비대면,언택트 사회의 전면화다.

주거형태는? 이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다. 좋은 직장, 좋은 학교, 좋은 학원이 몰리는 곳엔 으레 고가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교통지옥을 겪을지언정 반지하라도 서울로, 대도시 한복판으로 삶의 터전을 잡으려는 전쟁같은 경쟁은 계속될까? 그럼 도시의 운명은? 경제성장, 개발과 함께 그 규모와 속도를 재촉해온 도시화는 계속될까? 인구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농촌사회가 오히려 삶의 질, 생태적 삶, 자연친화적인 생활환경으로 환영받으며 새롭게 농촌지역사회를 인구적으로, 문화적으로 재편하진 않을까?  

또 다른 변화 예감의 장면이 있다. 지역사회, 커뮤니티의 부활이다. 코로나19는 역설적이게도 재래시장, 동네식당 등 골목상권을 살려내고 있다. 재난지원금, 지역상품권은 이런 현상에 덤으로 안겨진 선물이다. 집밥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간편식 매출도 올랐지만, 식재료를 가까운 동네 슈퍼에서, 시장에서 구매하는 일도 많아졌다. 동네식당은 가족들의 소박한 외식처로 관심을 모았다. 몇 차례의 방문으로 식당 사장님과 대화도 나누다 보니 어느새 단골로 등록됐다. 홈카페가 확대되면서 좁은 동네카페는 바리스타 교습소로, 원두 구매처로 그 기능이 바뀌고 있다. 동네 사람들과의 접촉은 전보다 늘었다. 도시 생활권 중심의 ‘동네’가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또 있다. 비대면 속 필수노동자의 미친 존재감이다. 쿠팡노동자의 감염사태는 택배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근로실태를 폭로해주었고, 새삼 언택트 사회를 지탱해주는 힘은 일선에서 연결자역할을 해주는 노동자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가족을 대신할 요양원의 요양보호사가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도 알려줬다. 플랫폼기업이 증가할수록 플랫폼 노동자는 더이상 그림자노동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을 연결하는 최일선 연결자로 그 가치를 드러낼 것이다. 비정형 노동자들의 처우개선과 일자리 안정, 사회보험제도,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와 정비가 시급한 이유다. 

코로나19는 그동안 우리가 어떤 세상에 살고 있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 세상은 얼마나 돈의 가치를 중심으로 작동하고 있었는지. 욕망의 무한 질주를 가속하며 자연생태계를 교란시키고 파괴하고 있었는지. 경제가 성장할수록 가난을 재생산하며 불평등을 심화시켰는지. 

코로나19는 인류에게 자연에 대한 큰 반성문을 쓰게 한다. 인류를 위기에서 구할 해결방안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도록 촉구한다. 그래서 기회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사회, 이웃과 소통하는 사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근본적인 에너지전환, 생활권 지역사회의 공동체성 강화! 코로나19 이후 사회변화의 핵심키워드이다. 그런데 그것은 사회적경제가 추구해온 가치이고 존재이유이다. 사회적경제는 답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사회변화를 아끌어 갈 진정한 주체일 수 있는지. 그래서 지금 지역별로, 업종별로 어떻게 역할하고 대응할 것인지. 

‘바이소셜(Buy Social)’은 코로나19 이후 사회적경제가 인간존엄과 사회가치 중심의 사회변화를 위해 함께 가자고 국민들께 내미는 ‘손’이다. 코로나19 이후 세상은 바이소셜과 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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