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마이크로크레디트 신나는조합이 창립 20주년을 맞이해 종로구 유담헌에서 기념 행사를 열었다. 사진=신나는조합

“20주년을 맞이하기까지 수고한 직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 자부심을 유지하세요. 그 과정에서 여러분들과 여러분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들 모두 행복했으면 합니다.”
-이선우 신나는조합 이사장

국내에 ‘사회적경제’라는 용어가 생소하던 20년 전 마이크로크레디트 기관으로 출발한 ‘(사)한국마이크로크레디트 신나는조합(이하 신나는조합)’이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신나는조합은 이를 기념해 12일 종로구 소재 ‘유담헌’에서 2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유담헌은 사회적기업 ‘좋은날’이 운영하는 전통 한옥 공간이다. 신나는조합은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걸어온 길과 직원들의 축하를 담은 영상을 상영했다.

이날 자리에는 ▲박갑주 이사(법률사무소 지향 변사) ▲박향희 이사(한국자활복지개발원 일자리사업본부 본부장) ▲정명기 이사(전 신나는조합 이사장) ▲윤종선 이사(부스러기사랑나눔회 상임이사) ▲이석민 감사(신원 회계법인 이사) ▲권오상 감사(노무법인 의연 책임노무사) 등이 내빈으로 참여했다.

올해 초까지 상임이사로 근무했던 박향희 이사는 “앞으로도 다가올 20년을 잘 지켜주길 바라며, 내부 협동뿐 아니라 외부와의 협동도 이뤄가자”고 말했다. 사회적기업팀 오찬미 주임은 “모든 기업이 사회적경제기업이 될 때까지, 사회적경제기업들이 행복하게 사업하는 그날까지 임직원분 여러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행복하게 빛 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문성환 상임이사는 “사회적경제로 세상을 바꾸는 신나는 에너지”라는 미션을 선언했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전략이나 비전을 설립하는 게 어려운 시점이지만, 사회적 목적이 뚜렷한 곳은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4대 전략과제로 ▲사회적금융 신규사업모델 개발, 기금 확대 ▲사회적경제 지원체계 강화 ▲정책개발 및 연구기능 강화 ▲조직문화 혁신을 통한 신나는 일터 만들기 등을 내세웠다. 특히 정책 개발 역량을 높이자고 강조했다. 

20년간 대출·교육·육성 등 취약계층·사회적경제기업 지원 다방면 경력 쌓아

신나는조합은 설립 초기 취약계층에 대한 소액 금융 서비스에 집중했다. 최근에는 사회적경제기업에게 금융지원을 하면서 사회적금융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문 상임이사는 “사회적경제라는 생소한 영역에 뛰어드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경영지원과 자원연계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년간 사회취약계층 지원과 사회적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설립된 2000년부터 현재까지 취약계층 자립 지원 목적으로 개인사업자를 위한 (누적)대출금은 225억6000만원(1382건)이다. 1599명을 대상으로 창업교육을, 3198건의 창업 컨설팅을 진행했다.

금융지원이 필요한 사회적경제기업에 105억8900만원(150건)의 대출금도 지원했다. ▲850명에게 사회적금융 역량 강화 교육 40회 ▲지역 기반 사회적금융 간담회 24회 ▲금융컨설팅 200회 등도 진행했다.

사회적경제기업 설립과 성장을 위한 지원도 있었다. 사회적기업가 육성을 통해 45개 창업팀을 육성했고, 사회적기업 설립 교육도 336회 진행했다. 유통 판로에 고민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을 위해 12억3900만원 규모의 공공구매도 연계했다.

시니어 취업 연계 사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시니어 100명에게 인턴십을 지원해 19명이 취업했다. 시니어 18명에게는 창업을 지원했다. ‘SK 프로보노 사업’으로 SK 직원이 사회적기업에 제공하는 경영 자문도 589건 진행했는데, 평균 83%가 만족했다.

신나는조합은 20주년 백서를 마련해 그동안의 성장 과정과 미래를 담았다. 이미지=신나는조합

“사회적경제 ‘판’ 뒤집고 100년 역사 쌓을 것” 대안 은행 설립 필요성도

신나는조합은 20년간의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100년의 역사를 쌓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안정되고 다양한 기금 형성 ▲법과 제도 정비 ▲민·관 네트워크 형성 ▲전문성과 가치관을 갖춘 인재 양성 ▲우호적인 정치 세력 확보 등을 보완해야 한다고 자평했다.

현재 대출 융자를 위한 재원은 서울형 MC창업 경영재선자금, 사회투자기금(서울시), 서민금융진흥원,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등이 주요 수입원이다. 하지만 올해만 해도 대출기금 70억원, 사회적경제중간지원기관 유지 사업비 30억원, 인건비 12억원을 포함해 약 120억원의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으로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안정된 기금 확보와 다양한 수입원을 개발에 힘쓸 계획이다.

신나는조합은 사회적금융기관의 설립을 뒷받침 할 수 있는 법과 제도 정비도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빈곤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안 은행을 설립할 수 있는 법이 제정돼야 한다는 것.

건강한 사회적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업가를 발굴해 미래의 지도자로 육성하고, 사업 현장에서 사회적기업을 창업할 수 있는 인재를 발굴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학교 교육에 사회적경제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쌓게 하고, 대학에서 보다 전문적인 교육과 실천으로 지도자를 배출해야 한다.

신나는조합은 ‘향후 10년동안 사회적경제의 판을 뒤집는 혁신적으로 도전’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근에는 사회적경제기업 성장 단계별 지원을 위해 조직체계도 개편했다. 사회적금융팀을 중심으로, ‘육성’→‘기반조성’으로, ‘기반조성’→‘성장’으로 단계를 구분해 팀을 구성했다. 이에 따라 현재 ▲사회적금융팀 ▲기반조성팀(사회적기업 분야, 협동조합 분야) ▲창업육성팀 ▲경영지원팀 등 5개 팀이 운영중이다.

이선우 신나는조합 이사장은 “신나는조합은 사회적금융으로 시작해 사회적경제와 사회적금융을 결합한 통합 지원으로 핵심 사회적경제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며 “향후 20년 우리나라의 사회적경제를 확산하는 전문지원기관으로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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