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편하게 먹고살지 않는냐”는 말에 이렇게 답할수 있다.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내가 먹고 사는게 아니다. 내가 먹히고 입히고 재워주고 아이들을 건사해 주기 때문에 남편이 마음 편히 나가서 일하고 올수 있는 것이다” -142페이지
'집에서 논다'는 말은 언제 어디서 시작됐을까. 왜 경제학에는 엄마·주부 등 여성이 없을까. 왜 주부의 노동은 비임금 노동이 되었을까. 비혼여성과 기혼여성은 연대할 수 있을까.
‘주부’들은 온종일 가사일을 하면서도 일하는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방금 설거지와 청소를 마쳐도 집에서 논다는 말을 들으며 매 순간 자신의 행위를 부정당하는 경우가 많다.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은 집안 일을 도맡아 하는 주부들의 애환·고충·공감에서 한 발 들어가 오랫동안 남성들의 언어 속에 감춰졌던 가사노동의 사회·역사·경제적 비밀을 파헤친다.
특히 주부의 노동문제가 근본적으로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현실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는데, 작가는 주부의 노동 문제가 ‘돈’과 연관됐다는 것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정아은 작가는 “엄마들은 왜 온종일 가사를 하고도 ‘집에서 논다’는 말을 듣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돈 얘기를 해야 한다. 모든 일의 핵심에는 돈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책은 ▲주부들이 사는 외딴섬 ▲핵심은 ‘돈’에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경계선 너머의 세상 등 총 4장으로 구성됐다. 1장이 전업주부라는 삶의 방식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는 내용이라면, 2장부터는 본격적으로 ‘경제학’ 고전을 탐색한다. 마르크스의 ‘자본론’, 게오르크 지멜의 ‘돈의 철학’과 같은 주류 경제학 도서들이다.
눈여겨 볼 부분은 자본주의의 ‘시초 축적’에 관한 부분. 저자는 자신과 역사 속 여성들의 경험을 연결하며 시초 축적에서 배제됐던 여성의 노동에 대한 사회적·역사적 맥락을 큰 틀에서 살펴본다.
주부의 역할을 가는 가장 근본적인 여성, 페미니즘도 떼어놓을 수 없는 만큼, 책에는 돈·여성·페미니즘·돌봄노동·자본주의·가족·복지·국가·경제학·사회학이 얽혀 있다. 저자는 이런 다양한 이슈에 대해 감정적으로 빠지지 않고 성실히 분석해 인문 에세이 스타일의 일상 언어로 풀어냈다.
“여성은 혼자 강제로 짊어졌기 때문에 본연의 매력을 향유할 수 없었고, 남성은 인위적으로 제외됐기 때문에 본연의 생명력을 향유할 수 없었던 ‘살림과 육아’라는 생의 축제에 대한 지분을 남녀가 합심해 고르게 재분배 해야 한다. 자본주의의 출현과 함께 시작된 해묵은 거짓말, ‘집에서 논다’는 말은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맥락을 잃게 될 것이다” -256쪽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 정아은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260쪽,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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