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기업을 지원하기위해 판매합니다. 한 번 드셔보세요!”

“그런 취지라면 더욱 관심있게 봐야겠네요.”

"이 물건은 더 없나요?"

지난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살림 가락매장. 매장 활동가가 조합원에게 뭔가를 열심히 설명한다. 고개를 끄덕이는 조합원. 판매대를 열심히 돌아보며 살펴본다. 일부 품목이 다 팔렸다는 말에 아쉽다는 표정이다.

앞선 1일부터 한살림 가락매장을 포함, 한살림 23개 지역 전체 매장 중 1개 지역을 제외한 224개 매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회적경제와 함께하는 상생마켓’(이하 상생마켓) 현장의 풍경이다. 

'상생마켓'이 진열된 곳은 이렇게 안내문구가 붙어 있었다.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코로나19 대응본부 사회적소비반(이하 연대회의)이 한살림, 두레생협과 함께하는 이번 ‘상생마켓’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행사다. 한살림과 두레생협 매장에서 진행하는 오프라인 판매는 오는 14일까지 열리고, 온라인 판매는 7월 31일까지 이어진다. 

한살림에서는 18개 사회적경제기업 21개 제품을, 두레생협에서는 사회적경제기업 11곳의 21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살림 홍보콘텐츠팀 김현준 팀장는 “사회적경제연대회의 코로나19대응본부로부터 지원서를 받아 한살림 물품취급기준에 일정부분 부합하는 제품을 선정해 판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두레생협 역시 자체적으로 사회적경제기업 및 제품을 선정해 각기 다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살림과 두레생협은 조합원을 대상으로 물품 판매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경제기업의 매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상호간 끈끈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물품 판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한살림 동서울지부 매장사업팀 김정민 과장은 “한살림이 마련한 자체 취급원칙과는 다소 다르지만, 사회적경제기업을 돕고 상생한다는 의미로 판매 품목을 선정했다”며 “조합원분들도 취지를 이해하시고 구매해주신다”고 설명했다. 

한살림 가락매장 이지현 팀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이 매장을 찾은 조합원에게 제품 시식을 권하며 '상생마켓' 제품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 3일차를 맞은 이 날도 일부 품목은 정해진 물량이 모두 팔려 진열을 하지 못했다. 한살림 가락매장 이지현 팀장은 “물품이 다 소진돼 더 입고되느냐고 문의하는 분들도 있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며 “저희도 이정도로 판매가 잘될 줄은 몰랐다”고 웃어 보였다. 

열기가 뜨거워진 데는 한살림 가락매장의 물품 배치전략도 한 몫했다. 가락매장은 2주간 진행되는 오프라인 행사기간 동안 ‘상생마켓’ 제품을 조합원 눈에 잘 띄는 곳에 비치했다. 매장에 들어오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명당’부터 쇼핑하며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경로에 ‘상생마켓’ 물품을 배치했다. 

상생마켓 품목 진열장소에는 ‘사회적경제와 함께하는 상생마켓’이라고 큼지막하게 쓰여있는 안내문이 붙어있었고, 소비자들 역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들여다보곤 했다. 실제로 다른 매대보다 붐비는 듯했다.

조합원들에게 백방으로 알리기도 했다. 한살림과 두레생협 모두 온라인 사이트에 배너를 만들었다. 한살림 가락매장 이지현 팀장은 “상생마켓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조합원들에게 단체문자를 발송해 알린 것은 물론, 고령층을 위해 소식지에도 내용을 담아 전달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도 매장판매를 돕는 ‘활동가’들이 매장을 찾은 조합원에게 상생마켓의 취지를 설명하고 구매를 독려했다. 이 팀장은 고객들에게 사회적경제기업 제품 시식을 권하며 적극적으로 제품을 소개했다.

두레생협 역시 상생마켓 관련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우선 오는 7월 1일까지 사회적기업 제품개발 및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 후기를 남기는 소비자에게 사회적기업 제품을 선물로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경제기업 제품 포함 3만원 이상을 구매한 조합원에게 할인쿠폰도 지급한다. 

두레생협 '사회적경제와 함께하는 상생마켓' 안내 배너./출처=두레생협 홈페이지

한살림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났다. 전염확산으로 비대면 구매가 늘어나고, 건강을 생각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친환경 먹거리,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월부터 4월까지는 온라인 판매의 경우 주문폭주로 제품 배송까지 2주나 뒤로 밀릴 정도였다고 한다. 

연대회의에서 한살림, 두레생협과 상생마켓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회적경제기업의 판로개척을 통해 이들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이 팀장은 “상생마켓을 통해 사회적경제기업에 익숙해진 조합원들이 나중에 해당 기업 물품을 만났을 때 더욱 관심갖고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살림 '사회적경제와 함께하는 상생마켓' 배너./출처=한살림 사이트 캡처

현장에서 만난 박숙자 조합원은 아름다운가게의 ‘마스코바도생강젤리’를 구매했다. 조합설립 초창기부터 함께했다는 그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사회적경제영역이 힘을 얻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20년차 조합원이라고 밝힌 또 다른 이는 “한살림 제품과 상생마켓 제품을 구분해 진열해 놓아 더욱 눈에 들어왔다”며 “서로 돕는 이런 행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어려움을 겪고있는 사회적경제기업을 위한 노력은 이게 끝이 아니다. 한살림 가락매장 이 팀장은 “오프라인 매장은 오는 14일 마감하지만, 온라인을 통해 2달간 상생마켓이 계속 진행될 것”이라며 많은 이들이 참여해줄 것을 독려했다. 연대회의도 향후 사회적경제기업 제품 및 서비스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는 사회적소비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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