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레드 다이아몬드 “코로나19로 한배 탄 세계인…협력만이 살길”
재레드 다이아몬드 “코로나19로 한배 탄 세계인…협력만이 살길”
  • 이로운넷=양승희 기자
  • 승인 2020.06.0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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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CAC 글로벌 서밋 2020’ 온라인 무관중 회의 개최
박 시장-다이아몬드 교수 ‘코로나 이후 사회 대전환’ 대담
“K방역 위기 극복의 모델, 기후변화 문제 적극 대응해야”
4일 오전 ‘CAC 글로벌 서밋 2020’ 온라인 회의를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대담했다./사진제공=서울시
4일 오전 ‘CAC 글로벌 서밋 2020’ 온라인 회의를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가 대담했다./사진제공=서울시

“코로나19로 전 세계인은 한배에 탔습니다. 같이 살든 같이 죽든 한 몸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경쟁을 멈추고 협력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세계적 문화인류학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코로나 이후 사회 대전환’에 대해 협력과 연대만이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한 나라가 코로나19를 겪고 있다면 다른 나라들도 결코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국가 간 권력 다툼이나 경쟁을 끝내고, 글로벌 차원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4일 오전 8시 ‘CAC(Cities Against Covid-19) 글로벌 서밋 2020’ 세션으로 재레드 다이아몬드와 대담을 개최했다. 온라인 무관중 국제회의로 열린 이번 대담은 ‘유튜브’ ‘페이스북’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이른 시간에도 1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실시간으로 참여해 석학의 의견을 경청했다.

다이아몬드는 퓰리처 수상작이자 베스트셀러인 ‘총‧균‧쇠’와 ‘대변동’ 등의 저자로,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다.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과 온라인에서 만나 기후변화와 감염병 대응 상황에서 심화되는 사회적 불평등 문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글로벌 연대와 협력 등 주제를 놓고 의견을 나눴다.

박 시장과 다이아몬드 교수는 ‘코로나 이후 사회 대전환’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사진제공=서울시
박 시장과 다이아몬드 교수는 ‘코로나 이후 사회 대전환’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박 시장은 서울시청 다목적홀에 설치된 CAC 화상회의 스튜디오에서,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미국 본인의 자택에서 각각 화상으로 만나 소통했다./사진제공=서울시

먼저 다이아몬드 교수는 코로나19가 인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 아무도 면역체계를 갖추지 않은 전염병이라는 2가지 측면에서 새롭다”며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여러 국가에서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하며 고군분투 중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스웨덴은 도시를 봉쇄하지 않고 ‘집단 면역’을 형성하자는 정책을 내세웠고, 내가 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나 베트남 등에서는 강력한 봉쇄 종치를 내렸다. 아직 실험의 결과가 어떤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강력한 봉쇄 조치를 내린 도시의 상황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한국의 ‘K방역’이 코로나 확산 속도를 조절하는 데 성공해 해외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며 “5년 전 메르스 사태에서 얻은 교훈을 토대로 확진자 동선을 추적해 접촉자를 격리하고 관련 정보를 시민들에게 공개했다. 또 드라이브‧워킹스루(승차‧도보진료) 등 혁신적 방법을 만들어내며 감염병에 대응했고, 시민들이 잘 따라주고 있다”고 서울의 사례를 소개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국은 코로나19에 즉각적으로 대처했지만, 미국은 몇 주~몇 달간 시간을 낭비하며 수천 명의 사망자를 더 발생시켰다”고 안타까워하며 “한미간 중요한 차이는 한국인들은 정부의 지침에 적극적으로 잘 따르지만, 개인주의 성향이 높은 미국인들은 정반대다. 정부의 방역 정책을 따르지 않아 최대 사망자를 기록하는 등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어떤 위기든 공통점이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범 사례’를 보고 적용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위기에서도 한국이 좋은 모델을 보여준다면 다른 나라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배워야 하고, 나쁜 사례를 봤다면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탁월하다’는 예외주의 사상을 가진 미국은 무언가 배우려고 하지 않아 이 또한 불리하게 작용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박 시장과 다이아몬드 교수가 대담을 마친 뒤 의료진에게 응원을 보내는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했다./사진제공=서울시
박 시장과 다이아몬드 교수가 대담을 마친 뒤 의료진에게 응원을 보내는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했다./사진제공=서울시

기후변화에 대한 질문에 다이아몬드 교수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코로나19보다 기후변화가 더욱 심각한 문제”라며 “환경 파괴가 더 심각해지면 코로나 같은 질병 확산에 더 영향을 주고 대기질, 가뭄과 홍수, 농업 등 여러 부분에서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를 들어 말라리아, 뎅기열, 아프리카 열병 같은 ‘열대성 질병’이 기후변화로 인해 다른 기후의 지역권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어 박 시장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강한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코로나19, 기후변화와 같이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인이 ‘인류 공통의 이슈’라고 인식해야 한다”며 “우리 모두가 한배에 탔기 때문에 같이 살든 죽든 한몸이며, 글로벌 협력이 더 요구된다. 때문에 이 시점에 국가 간 패권 경쟁을 논하는 것이야말로 무의미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여러 국가들이 국경을 봉쇄해 스스로 보호하겠다고 했을 때 단기적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예를 들어 어느 작은 나라에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남아있다면 전 세계는 똑같이 위험한 상태다. 협력하지 않으면 결국엔 같이 패망할 것이므로, 우리에게는 협력 말고는 선택의 여지나 다른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다이아몬드 교수는 “전 세계 국가들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지속가능성’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야 한다”며 “나뿐만 아니라 우리의 자녀, 손주 세대가 더 좋은 세상에서 좋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보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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