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인터뷰] 에어팟 프로·갤럭시 버즈 아직도 그냥 사세요?
[공감인터뷰] 에어팟 프로·갤럭시 버즈 아직도 그냥 사세요?
  • 이로운넷=백선기 책임 에디터
  • 승인 2020.05.31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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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소셜벤처 홍솔 '비엘큐' 대표
IT 기기 구독형 체험 서비스 ‘테스트밸리’
고가의 IT 기기 체험 접근성 높여 기술 격차 해소
불필요한 소비 막아 자원 절약 효과 기대
공감은 가치를 전파하는 중요한 도구다. 세상에 이로운 가치를 전파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이로운넷이 전달한다.

 

“테스트밸리(Test Valley)가 없던 시절엔 불편해서 어떻게 살았지?”

홍솔 ㈜비엘큐 대표가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이다.

테스트밸리가 없던 시절이란 어떤 걸까. IT 기기를 구매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다음의 문구를 읽고 주저하거나 머뭇거렸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일단 개봉하면 반품이 어려운 IT 기기 유통 구조는 
소비자의 권익보다는 판매자를 우선하는 사례로 여겨진다.

 

스티커를 뜯는 순간 제품에 하자가 없다면 이후에 벌어지는 모든 상황들은 고스란히 고객에게 떠넘겨진다. 이 상황에 반기를 든 기업이 있다. IT 체험형 구독 서비스인 테스트밸리를 운영하는 ㈜비엘큐이다. 

 

월 19,900원으로 한 달 동안 에어팟 프로 체험

 

홍솔 대표가 IT 체험형 구독 서비스인 '테스트밸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먼저 써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하자는 것이다. /사진= 백선기

 

홍솔 ㈜비엘큐 대표는 오래된 시장에서 오랫동안 사람들이 불합리하다고 여기는 지점에서 혁신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 단지 상자를 개봉했다는 이유 하나로 환불이 안된다는 점은 제조사와 판매사가 져야 할 위험부담을 고스란히 고객에게 떠넘긴다는 느낌이 듭니다. 오랜 시간 지속되다 보니 소비자들도 길들여져서 감각이 무뎌졌지만 새로운 서비스를 맛보고 이용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시장은 바뀔 수 있다고 믿습니다.”

 

홍 대표를 포함해 공동창업자 3명은 이 지점에서 의기투합했다. 테스트밸리는 한 마디로 IT 기기를 먼저 써보고 구매하자는 것이다. 9900원에서 최대 1만 9900원을 내면 테스트밸리가 보유한 상품 중에서 1~2개를 선택해 한 달 동안 체험해 볼 수 있다. 

 

테스트밸리는 구독료 금액별로 3가지 유형의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써보고 좋으면 신제품의 경우 구독료만큼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하면 된다. 단 상품 구매는 체험 기간이 종료되기 전 신청해야 한다. 체험 중 분실, 도난, 완파를 제외한 사용상 발생할 수 있는 모든 파손에 대해 테스트밸리가 1회 50%까지 책임진다.

반품하고 싶으면 체험 종료 후 3일 이내에 반품 신청을 하면 된다. 반품 신청 접수가 되지 않으면 구매의사가 있는 것으로 간주해 등록된 카드로 상품 구매 가격이 자동으로 결제된다. 

 

“기술 접근성이 낮고 예측하기 어려운 상품 선호”

 

테스트밸리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주거나 기술접근성이 낮아 써 볼 기회가 제한된 제품 그리고 설명만으로는 품질의 좋고 나쁨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품들을 주로 다룬다.

 

테스트밸리는 최소 비용으로 30일 동안 고가의 IT 제품을 충분히 체험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불필요한 소비를 막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예를 들어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이 에어팟프로인데 이 제품은 기존에 나와 있는 블루투스 이어폰에는 없는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ling) 기능이 탑재돼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기존 모델에 비해 2배가량 비싸죠.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이것이 어떤 경험을 주는지 알 길이 없기 때문에 과연 그만한 가격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어떤 분들은 써보니 ‘생각보다 별로네’라고 할 수 있고 어떤 분들은 ‘너무 좋다’며 구매를 하기도 하죠. 우리는 이처럼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IT 기기를 선택해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삶의 질을 높임과 동시에 불필요한 소비로 인한 자원 낭비를 막으려고 합니다.” 

 

IT 기기들은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배송해 준다. 이 때문에 자신이 사는 지역에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 경험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지역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테스트밸리의 첫 고객도 전라남도 고성에 사는 30대 남자였다. 

테스트밸리는 월 체험 구독료와 제품 판매 매출을 핵심 수익으로 한다.

 

“ 지역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은 직영 매장이 없거나 드물어  IT 기기를 체험 해보려면 대도시로 나오거나 서울로 올라와야 합니다. 요즘 유튜브 채널에서 IT 제품에 대한 리뷰가 성행하고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는 데는 한계가 있죠. IT 기기의 특성 상 아무리 유명 브랜드에 비싼 제품일지라도 만일 마음에 안 들면 중고 시장에 내놓거나 혹은 방구석에 처박아두게 돼 사회적인 낭비를 초래합니다. ” 

 

Z세대는 경험을 중시해

 

홍 대표는 “ 고가의 IT 체험이 구매로까지 이어지려면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주 고객층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의외로 20대 초반의 Z세대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 구매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가장 높지만 구매와 상관없이 관심을 보이는 층은 20대 초반인 Z세대에서 폭발적입니다. 우리들은 이들을 관심 시장이라고 부르는데 Z세대는 밀레니얼세대보다 좀 더 꼼꼼하게 따져보면서 물건을 구매하고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어요.” 

 

체험 후 구매 전환율은 연령별과 제품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높은 경우는 60-70%에 이른다. 현재 플랫폼에 입점한 제품들은 이어폰·헤드셋·스피커·스마트워치·마사지건·운동기구 ·안마매트 ·의류관리기 등 30여 종에 이른다. 

유명 브랜드 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국내외 다양한 스타트업 IT 제품 30여종이 구비돼 있다.

 

“ 입점한 브랜드는 수시로 들락날락하는데 소비자들의 반응이 안 좋거나 반품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제품 그리고 구매 전환율이 20% 미만인 제품들은 퇴출 대상이 됩니다. 구매 전환율이 낮은 제품은 기업 입장에선 실패라고 할 수 있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는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안 좋은 제품들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효과가 있으니까요.“

 

체험 후 구매로 이어지지 못한 제품들은 소독과 기술점검을 거쳐 체험 상품으로 다시 제공되거나 리퍼브(refurbish, 재정비 제품) 상품으로 판매된다. 제품의 상태와 체험 횟수에 따라 리퍼브 상품은 시중가의 30-40% 싸게 제공된다.

리퍼브 샵을 통해 할인 판매되고 있는 상품 사례

 

“스마트 기기가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

 

홍 대표가 테스트밸리 서비스를 창안하게 된 계기는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2년여 동안 수면 장애로 고생을 했는데 ‘글루(GLUE)’라는 수면 유도등 덕분에 잠을 잘 잘 수 있게 됐어요. 그때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 ‘스마트 기기 하나가 사람의 인생을 바꿔줄 수 있구나’ 하고요. 전 개인의 삶과 더불어 사회 전체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사업을 예전부터 꿈꿔왔습니다. 그게 뭘까 찾아 헤매다 가장 빠른 방법이 IT 기기라는 생각이 들었죠.”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고객들의 반응은 “뻥친다”, “IT 기기를 9900원에 한 달 써보고 다시 돌려준다는 게 말이 되느냐”라는 반응이었다. 

 

“국내에 저희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한 곳 있긴 합니다만 서비스 이용료가 저희에 비해 4배 이상 비쌉니다. IT 기기만 다루는 곳은 저희가 유일하고요. 매장 체험과 비교해도 매장에선 아주 짧은 시간에만 사용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는 제품인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언택트 시대에는 더 힘들 수도 있고요.”

 

홍 대표는 “고객들 입장에선 손해를 보지 않는 서비스다 보니 반응이 좋다”면서 “ ‘너무 써보고 싶었는데 방법을 찾아줘서 고맙다.’ ,‘스타트업 같은데 번창하길 바란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감사한 마음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덕분에 테스트밸리 이용자 수는 이달만도 3배나 증가했다. 

 

“IT 활용 기회를 늘려 삶의 질을 개선하고파”

 

공동창업자 3명(홍솔, 최재영, 손정범)은 모두 대학 동기들이다. 재학 시절부터 홍 대표는 이들과 함께 여러 작은 시도들을 했지만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주)비엘큐 공동 창업자 3인. 시계 방향으로 손정범 CMO, 홍솔 대표이사, 최재영 COO.

 

“ 서로 부족함을 느끼고 각자 사회생활을 하다가 다시 뭉쳤습니다. 우리는 투잡을 뛰면서도 창업의 끈을 놓지 않았고 지난한 피보팅(Pivoting: 기존 사업 아이템을 바탕으로 사업의 방향을 다른 쪽으로 전환하는 것) 과정을 거치면서 돈도 못 벌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했어요.”

 

주말도 없이 일에 몰두한 지 2년을 넘긴 지난 4월 ㈜비엘큐는 IT 기기 체험형 구독 서비스로 임팩트 투자사 소풍(sopoong, 대표 한상엽)이 주관하는 ‘소셜벤처 피크닉 1호 투자조합’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 저의 꿈은 회사명인 비엘큐(Better Life Quality)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체험의 기회를 늘려 기술 격차를 해소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IT 기기를 생활 속에서 경험해 본다면 삶의 질이 높아지지 않을까요. ” 


사진제공. (주) 비엘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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