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300만의 거대 도시로 수도권과 인접한다는 지리적 특성이 있다. 또 인천공항과 인천항을 통해 대한민국과 외부세계를 연결하는 관문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자연적으로는 강화도를 비롯한 100여개의 섬과 해안 그리고 드넓은 갯벌을 보유하고 있다. 말 그대로 ’거대도시’와 ‘섬’이 공존하는 곳이다.

근대 개항시기에는 외국의 문물이 인천을 통해 왕래되는 등 역사성을 보유한 도시며 차이나타운과 짜장면이 유명한 개항도시로 대변된다. 산업화 시기에는 경제발전의 한축을 담당한 공단이 자리하고 있는 산업도시이기도 하다.

인천은 이처럼 지리적 요충지이기도 하며 근대 사의 한축을 담당한 역사적, 문화적 도시이자 멋진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다. 

그러나 인천에 삶의 터전을 마련한 도시민에게는 팍팍한 삶을 부여하기도 한다. 인천의 다양성과 수도권이라는 지리적 위치는 거대인구가 모여 사는 도시의 문제를 피해 갈 수는 없었다. 이에 수반하는 다양한 갈등은 대단히 복잡하고 중첩적이다. 보존과 개발의 갈등, 산업화와 쾌적한 삶의 조건을 만드는 문제, 수도권 위성도시의 지역경제 활성화 문제, 거대도시로써의 주거문제, 근대문화유산 보존의 문제, 교육 문제, 생활쓰레기 문제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문제를 갖고 있다. 당면한 문제 해결조차 버거울 수도 있는 거대도시의 원초적인 문제부터 삶의 터전을 이루고 있는 공동체의 문제까지 혼란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뿐 아니라 미래세대가 사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우리는 다시 고민하고 실천해 가야한다. 우리가 살고 우리의 미래세대가 살아가야 할 인천의 모습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 갈 필요가 있다.

인천이 지속가능한 도시가 될 수 있는 수준을 갖추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본다. 지역사회 문제로부터 출발하는 사회적경제의 수준은 어떠한가?

최근에 많이 받는 질문 두가지가 있다. 첫째는 ‘사회적경제가 어떻게 사회적가치를 실현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사회적경제가 사회적가치 실현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하는 질문이다. 또한 사회적경제에 대한 지원은 타당한 것인가에 대한 의심의 시선과 왜곡된 편향은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미션을 수행하고 있는 대다수의 사회적경제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충분하지 않은 지원이 오히려 우리를 옥죄기도 한다.

이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시작했다고 할 수 있으나 한가지 되돌아 봐야할 문제가 있다. 우리는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는가? 지역의 필요를 사업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적절한가? 그 활동과 사업이 지역주민의 지지와 참여를 얻고 있는가를 되돌아 보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모든 문제해결이 자신의 반성을 전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역사회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타당한 사업적 해결방식을 제시하고 시민적지지 확보로 사회적경제 운영되어야 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둘째는 ‘300만 거대도시 인천의 대표적 사회적경제 기업은 어디인가요?’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두가지 고민을 하게 한다. 우선 사회적가치가 잘 드러나 시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사회적경제 기업은 어디인가? 두 번째 사회적경제 기업으로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고 있는 인천의 대표적인 곳은 어디인가? 이 두가지 모두를 충족하는 사회적경제 기업이 당장 떠오르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산적한 도시문제 해결해야 할 인천의 사회적경제 현실은 어떠한가? 지방정부의 관심과 시민사회의 지지, 사회적경제 기업의 수와 증가정도, 지원예산 규모와 인프라등 거대도시 인천에 적정한 지원과 육성체계를 갖추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민이 뽑은 사회적가치 우수기업을 더 육성하고 지원할 필요는 없는가? 지역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경제의 제안을 더 확산하고 확대 지원할 필요는 없는가?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을 담당할 전담팀 구성을 지원해야하지 않을까? 밀려오는 조급함을 억누르고 천천히 돌아보게 된다. 지역사회의 필요와 사회적가치를 잘 반영하여 사업화하고 지역주민의 지지를 받으며 규모있는 사회적경제 기업을 만들 수 있는 조건은 갖춰져 있는가에 대한 돌아봄이다. 사회적경제 개념이 등장한 것은 불과 얼마전이고 사업화와 규모화는 난항을 겪고 있으며 지원의 개념이나 체계도 확립되지 않은 시점에 무리한 기대와 희망은 버리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조급함은 왜곡과 반칙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지금의 관심이 열병처럼 앓고 지나가는 잠깐의 트렌드가 되지 않아야 한다. 착한경제 사람중심의 경제가 천천히 우리 삶속에 스며들기를 기다리며 조용한 실천을 해 나가야 한다.

거대도시 인천은 다양한 문제와 갈등 발생은 필수 불가결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다만 문제와 갈등의 해결은 정책집행자의 선한 의지와 지도력으로 해결되거나 효율성과 이익에 기반한 기업의 역량만으로 해결이 불가한 것이 있다. 지역의 문제해결은 시민참여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경제 활성화가 준비되고 조직 되어야 지속가능하다. 정책집행자의 사회적경제 활성화 의지와 준비된 사회적경제가 협치의 장에서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 긴호흡으로 만들어가는 협치기반 사회적경제는 거대 도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삶의 터전을 만들어가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

송영석 인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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