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부터 사회적가치 담은 신도시를 상상하자
설계부터 사회적가치 담은 신도시를 상상하자
  • 이로운넷=박유진 기자
  • 승인 2020.05.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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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공공시설과 사회적가치 컨퍼런스’ 개최
LH-사회혁신기업 더함, 신규 공공택지 조성단계부터 사회적가치 실현방안 연구성과 발표
남양주 진접2지구 개발시 적용...사회적경제가 활성화 주체로
‘공공시설과 사회적가치 컨퍼런스’는 더함이 지난해 7월부터 수행한 '공공택지 내 공공시설을 활용한 사회적가치 실현방안 연구용역'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사진=더함

“개인의 삶을 넘어선 ‘사회의 질’이 중요합니다. 공공택지가 단지 하드웨어가 아닌 따뜻한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비전으로 삼았습니다.” -김종빈 더함 이사

22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마실에서 열린 ‘공공시설과 사회적가치 컨퍼런스’ 현장. 컨퍼런스에는 LH 스마트도시계획처 관계자, 경기도 및 남양주시 관계부서 공무원, 지역사회 사회적경제 주체 등 약 60명이 참석해 공공시설을 활용한 사회적가치 실현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교류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공공택지 내 공공시설을 활용한 사회적가치 실현방안 연구용역’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공공택지란 국가·지방자치단체·LH 등이 개발·조성하는 토지다.

해당 연구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발주하고 더함에서 대표 연구기관으로 참여해 12명의 연구진이 약 10개월간 진행했다. LH가 공공택지 조성에서 사회적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현실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고, 남양주시 진접2지구를 대상으로 실행할 방안을 내놓았다.

사회적경제, '사회의 질' 보장할 공공택지 활성화 주체로

더함은 이를 위해 사회적경제조직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남양주에 소재한 사회적경제조직이 기반이 돼서 협업과 협력의 틀을 만들고, 공공택지 내 공공시설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방안을 연구했다. 김종빈 더함 이사는 “신규택지 조성단계부터 사회적가치의 실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는 LH의 모습이 인상깊었다”며, “연구 진행과정에서 LH와 남양주시, 사회적경제 주체 등 네트워크가 이미 구축된 것도 의미 있는 연구성과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연구에서 강조한 키워드는 ‘사회의 질’이다. 사회적 가치 실현을 통해 삶의 질 향상이 사회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공공택지 조성이 목표였다. 연구에서는 ▲기회 ▲협력 ▲돌봄을 3가지 축으로 삼았으며, 앞으로 LH가 개발할 공공택지에 계속 활동할 수 있도록 ‘사회적가치 2.0 추진계획’ 내용을 접목했다.

연구진들은 택지개발이 추구하는 가치 변화와 사회적가치에 대한 논의를 종합해 고가하부를 활용한 사회적경제 주도의 생활문화 놀이터 '사회적가치 플레이 플랫폼', 실버커뮤니티 케어존을 확장한 '커뮤니티 중심 돌봄 리빙랩'을 최종 프로그램으로 선정했다. 자료=더함

연구진들은 프로그램 도출 과정에서 진접1지구 거주민, 남양주시 사회적기업협의회,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 입주예정자 등의 의견을 구했다. 그렇게 만든 아이템이 ‘사회적가치 플레이 플랫폼’과 ‘커뮤니티 중심 돌봄 리빙랩’이다.

연구결과가 제안하는 사회적가치 플레이 플랫폼 대상 부지는 철도고가 하부 및 인근 공공공지다. 하부에 컨테이너 구조물을 만들고, 공공공지는 버스킹 공간이나 설치형 갤러리 등으로 활용하는 거다. 남양주 시민이 사회적가치를 함께 경험하는 공간이다. 주어진 공간은 강의장, 코워킹 스페이스, 공유주방, 창작 스튜디오, 쇼룸 등으로 나뉜다. 이곳에서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참여해 사회적가치 생태계를 구현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사회적가치를 주제로 한 놀이터라고 할 수 있다.

커뮤니티 중심 돌봄 리빙랩은 공원 내 교양 시설을 이용한 돌봄 원스탑 서비스 공간을 만들자는 취지다. 각종 상담기능이나 돌봄과 관련된 사회적경제 주체의 주요 교육 거점이 될 수 있다. 외부 공간에는 어르신놀이터·무장애놀이터·치유정원 등을, 내부 공간에는 장난감도서관·정신건강복지센터·돌봄식당 등을 조성한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일방적으로 돌보는 형태가 아니라, 다양한 세대가 모여 활동하며 서로를 챙겨주는 모습이다.

김 이사는 선진 사례 조사를 위해 해외 답사를 다녀온 경험을 공유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예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수퍼블록(Superilla)’을 언급했다. 수퍼블록은 블록 사이 도로를 녹지와 보행공간으로 탈바꿈한 공간이다. 기존에는 도로로 사용해 휑했던 사잇길에 시민들이 앉아 담소를 나눌 수 있다. ‘자동차가 다니기 불편한 도시를 만든다’는 게 바르셀로나의 계획이다.

남양주시, 가상 결과 넘어 실질 적용 방안 고민

김정원 남양주시협동조합연합회장은 남양주의 인구특성과 사회서비스 수요 등과 함께 지역 내 사회적경제 주체 활동현황을 소개하며, 사회적경제 주체가 공공시설을 운영할 때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공동체이익회사 모델을 소개했다. 자료=더함

연구 결과를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 남양주 사회적경제조직들은 최근 ‘남양주CIC(공동체이익회사, Community Interest Company)’를 설립했다. CIC란 영국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사적 이익을 넘어 공동체 이익을 위한 사업을 수행하는 회사를 지칭하며 협동조합보다는 느슨한 형태다. CIC 설립을 이끈 김정원 남양주시협동조합연합회장은 “연구를 진행하면서 단지 몇 개의 사회적경제조직이 결합하는 게 아니라 회사 설립으로까지 이어져서 놀랐다”고 전했다.

진접2지구는 아직 개발 전 단계다. 손귀득 LH 스마트도시계획처 차장은 “연구를 마치면서 뽑아낸 실행과제에 대해 하반기 이내에 지자체 관련 부서들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이사는 “이번 연구가 연구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입주자 수요를 반영해서 지속가능하고 유연하게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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