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당신이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기 위해 서로를 향한 긍정과 친절의 메시지로 ‘생명사랑 봄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서울시 COVID19 심리지원단 김현수 단장을 기자가 명지병원에서 직접 만나보았다. 이번에 서울시 COVID19 심리지원단은 카드뉴스를 활용해 ▲시민들게 전하는 마음처방전 ▲코로나 블루 극복 처방전 ▲어린이 마음백신 7가지 ▲마음돌봄활동 ▲코알라 방송처방전 ▲대한민국 의료진을 위한 격려와 응원 처방전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 시민들의 심리 방역에 앞장섰다.

김현수 정신의학과 전문의 인터뷰 모습./ⓒ이현주

Q. 코로나19기간 전국으로 퍼진 ‘어린이 마음백신 7가지’ 카드뉴스를 보고 반가웠다. 그간 심리방역 서비스를 이용하며 나타난 결과나 효과들을 알려 달라.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출현 이후 3개월이 지나고 전체 혹은 일부 그룹 대상으로 설문지를 돌렸다. 부모님이 아이들을 대하는 ‘어린이 마음백신 7가지’가 제일 많이 바이럴 마케팅 되었고 조회수도 높게 나타났다. 홍보 기관만 200군데가 넘었다.

많은 분들이 ‘내용이 제일 좋았다’, ‘디자인이 알기 쉬웠다.’ 평가해주셨다. WHO에서도 감염 재난 위기 의사 소통시 가독성 정보를 받아들인다고 발표했다. 정신보건 전문가 그룹 안에서도 시민 대상으로 현장에서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제작하기 위해 힘썼다. 서울시 covid19 심리지원단 홈페이지를 통해 카드 뉴스를 예방적 차원에서 시민들이 마음가짐을 어떻게 두어야 할지에 중점을 두었다. 단위별로는 학교 선생님들의 수요가 높았다.

Q. 포스트 코로나 이야기가 여기저기에서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여론을 통해서도 자살 위험군을 위한 선제 대응을 말했다. 자살 고위험군과 취약계층을 위한 적극적인 예방책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코로나19에 의한 감염재난 직접 연관 1차적 피해인 감염으로 인한 확진자 자살 사례가 경남에서 발생했다. 감염병 낙인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장시간 우울이 깊어지거나 외로움이 발생하여 1차 자살로 이어지는 것이다.

2차적으로는 △고용실업 △파산 △수입 감소 △가족 불화 및 해체 등의 사회 경제적 위기에 영향을 받아 자살이 발생한다.

역사적인 교훈에서도 2003년 홍콩 사스와 1918년 스페인 독감 직후 자살이 증가했다. 감염 자체와 감염 피해로 인한 선제 보고를 면밀히 살펴 선제적 대응이 따라야 한다. 실업자 고용보험의 경우 기존의 3∼4월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4명 중 1명이 수입이 줄거나 직장을 잃었다는 데이터들이 나타나고 있어 고립자와 독거인들과 같은 자살 고위험군들을 위한 선제적 대응이 모색되어야 한다. 실제 세미나에서도 노인 복지관 관장들과 청년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센터들이 코로나19 절정 기간 현실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서비스 제공의 어려움으로 현장의 정서적 고립감이 악화된 측면을 호소하기도 했다.

향후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이 발생한다면 취약계층을 위해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좀 더 적극적인 영상 통화와 유튜브 등 체계적인 방식으로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모색해야할 것이다.

감염재난의 좋은 방법은 고립된 사람들로 하여금 연결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인데 다음에는 좀 더 나은 방법들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Q. 코로나19 기간 실제 차별과 혐오가 대두되어 사회적 문제로 나타났다. 지적장애인이 사커킥 등의 집단 폭력으로 급기야 죽음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단지 내 주차 문제로 시작된 주민과의 갈등으로 인해 경비원을 죽음으로 내모는 사건들이 출현됐다. 재난 상황에서 차별과 혐오 등의 사회적 문제 방지책이 있다면 제도적인 부분 외에도 이와 같은 당사자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다 용이하게 도움 받을 수 있는 지원책들 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재난 상황에서는 공포와 불안으로 차별과 혐오의 문제가 민감하게 나타난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집에 오래 있게 되자 실제 층간 소음으로 인한 아파트 주민간의 갈등이 초기에 증가했다. 암묵적으로 더 힘들어진다는 의식적인 노력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법과 제도적으로도 특정 위기 기간에 혐오?차별 행위가 가중처벌 되는 방안 모색도 필요하다. 스트레스와 위기의식이 높아지는 고위험군들이 상담에 쉽게 연결될 수 있고 시민들에게 일부 그룹만이 아닌 모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의 모색도 중요하다. 상담 팀별 정보를 모아 플랫폼을 추진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시민 간 연대의식을 높이고 긍정적 사회 분위기를 형성하는 캠페인이 요청된다. 최근 진행하고 있는 그. 당. 잘! 우. 당. 잘! 캠페인이 그 일환이다.

그당잘&우당잘 캠페인 모습./사진 제공=서울시COVID19 심리지원단

5월이면 봄 자살(Spring Peak) 현상이 높게 나타난다. 외국의 경우처럼 ‘무작위 친절 (Random of Kindness)’ 운동이 필요하다. 한국어로 이야기하면 ‘불특정 다수에게 좋은 말 을 해주자!’ 같은 심리 방역 캠페인을 통해 △혐오 △분노 △사재기 △가족 이기주의 △헛 소문 △가짜뉴스 △잘못된 지식과 정보들을 줄여 누군가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함께 이겨 나가야 한다.

집단 내 심리적 작용 안에서의 통제는 진정 효과가 있으며 심리적 방역은 필수다.

Q. 최근 국민 청원에 올라온 또 다른 사례 중에는 “초대형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게이 클럽을 게이클럽이라고 ‘진실’을 보도하게 해주세요!” 눈에 들어온다. 과도기를 살아가는 시민들이 끝없이 쏟아지는 다양성 속에서 중심 잡고 일상을 살아가는 전략이랄까, 방법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기본 방역수치를 안 지키는 게 문제다. 경상도 사례의 경우 50대가 기본 방역수치를 안 지켰다. 이태원의 클럽을 이용하는 일부가 방역수치를 안 지킨 것이다. 게이라는 화두가 이슈가 돼서는 안 된다. 일반화의 오류다. 문제를 크게 증폭시켜 갈등이 조장되어 낙인화의 우려가 있다.

기본과 본질에 충실하자! 사태를 바라보는 균형적인 입장이 요구된다.

20대 전체를 대변할 수 없는 일부의 이야기다. 방역 당국 자체도 정보를 오인한 게 있다. 청년들의 증상이 심하지 않아 방심하게 된 요인이 있다. 이번에 숨겨진 취약계층으로 청년과 청소년이 대두됐다. 십대 후반부터 청년층을 위한 다양한 대안과 참여적 활동이 제안될 필요가 있다.

청년층 증상이 심하진 않지만 전파자가 될 수 있다. 지나쳐서는 안 된다.

청소년과 청년층을 위한 다양한 참여적 대안 제안 카드뉴스./이미지 제공=서울시COVID19 심리지원단

직장에서 교육하는 것이 적어 뉴스로만 지식을 접하게 되고 코로나19에 관해서 심각한 문제 정보를 전달할 때 취약하게 전달되었던 층이 이번에 청년이었다.

세대 계층에 맞는 심리 방역과 교육에 대한 홍보 모색이 필요하다. 청년들의 고유한 특성을 파악해 너랑 관련된 정보로 전달되어야 한다. 청년과 청소년들에게 묻고 그들의 참여 동기를 증진할 수 있는 관점에서 한발 더 다가서야 할 것이다.

Q. 당부나 희망의 메시지가 있다면?

이번에 잘 했기 때문에 다음에도 잘할 것이다.

메르스의 경험으로 유비무환 했기 때문에 우리의 자산인 긍정적인 요인을 발전시켜 이번에 잘된 것을 발견하고 타산지석을 삼아 다음에도 잘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이 동양인의 미덕 중 하나가 '성실'이라고 말했다. 농경사회를 살아가다보니 성실과 협력이 미덕으로 생활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심리 방역에도 다루었던 5가지 긍정적 자산 ▲성실 ▲열정 ▲연대 ▲정직함 ▲협력을 더 잘 살려 K-심리방역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기 위해 방심하지 말고 미처 채워지지 못했던 빈틈을 채워갔으면 한다.

포스트 코로나도 잘 이겨내자!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정서적 문제가 나타나는 2차 피해도 공동체 정신으로 잘 도와서 이 어려움 속에서도 극단적인 선택을 사전에 방지했으면 한다.

가족의 해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끈끈한 연대를 통해 사회 안정화가 결속되길 바란다.

명지병원 1층 로비 한 편을 채우고 있는 의료진 응원 메시지들./ⓒ이현주

취재를 마치고 돌아서는 길 1층 로비에 의료진들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가 한 편에 자리 잡고 있었다. 따뜻한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들이 미처 채워지지 않은 빈틈을 채워가고 있었다. 한 번도 걸어보지 않은 이 코로나19 감염병 세계 유행 위기의 과정 속에 ▲존중 ▲배려 ▲연대 ▲공동체 ▲참여 ▲민주주의 ▲시민사회가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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