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커뮤니티 이명선 대표

 

“안녕하세요, 사회복지근무 현장 22년 차, M커뮤니티의 대표 이명선입니다.”

바쁜 사무실 분위기 속에서 인천광역시 사회적경제 청년공감기획단 ‘이로움’을 반겨주며 이명선 대표가 처음 건넨 말이다. 오랜 기간 사회 복지 분야에서 활약해온 이명선 대표는 오늘도 지역 사회를 위해 노력 중이다. M커뮤니티는 돌봄 사각지대 아이들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한 “건강한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M커뮤니티는 ‘Meaningful Act for community’의 약자이며, 사회복지사, 교육복지사, 간호사, 상담사 등 여러 방면의 사회복지 관계자들이 지역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만든 모임에서 출발했다.

2012년도에는 후원금과 공동 모금 지원을 받았고, 이후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을 통해 지금의 ‘즐거운 아침, 행복한 학교’가 탄생하게 되었다. 협동조합 기본법이 만들어진 이후에는 발생한 수익을 선순환시키고자 ‘사회적 협동조합’의 모습을 취했다. 다만 처음부터 법인 등록을 한 것은 아니다. 법인은 국가적인 책무를 맡게 되므로, 선뜻 뛰어들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조직의 안정성을 위해, 수익금을 배당하는 형태의 협동조합이 아닌 수익을 선순환시킬 수 있는 구조인 사회적 협동조합의 형태를 택했다. 그래서 2013년부터 5년간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임의 단체 등록을 하고, 5년이 되던 날 자가 평가를 해보게 되었다. 5년간 운영진이 모두 동일했고, 수익 모델이 탄탄하지 않았어도 버텨낸 결과, M커뮤니티의 인지도와 활용할 수 있는 자원망이 탄탄해졌기에 법인 등록을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결국 2017년 12월, M커뮤니티는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다.

즐거운 아침 행복한학교 스포츠 활동중인 모습

 

M커뮤니티의 시작 - ‘즐거운 아침, 행복한 학교’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기획하고 개발하며 만들어진 사회 서비스는 단순히 한 아이의 차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가족에까지 도움이 된다. M커뮤니티는 부모님의 맞벌이 등으로 인해 학교에 일찍 등교하는 아이들을 기존의 공공 서비스로 케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담임선생님들이 일찍 오시기도 했지만, 모든 아이를 돌보기에는 한계점이 존재했다. 아이들이 아침을 결식하고 오는 문제도 있었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2010년 즈음 학교에 외부인이 출입해 아이에게 성희롱 범죄를 저지르는 중대한 안전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복지관의 후원금을 모아 일찍 등교하는 아이들을 돌보는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아침 운동을 하며 아이들의 건강을 증진하고, 균형 잡힌 아침 식사를 제공하고, 사회복지사 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해 정서적인 지지까지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학교마다 체육강사와 사회복지사 2명을 고용하는 고용효과도 있었다. 초기에는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기 위한 활동을 기획했지만, 낙인 효과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프로그램 설계를 변경하기도 했다. 예산 때문에 4개월 동안만 프로그램을 시행했음에도, 아이들의 키 성장, 수업 시간 집중력 향상, 등교 시간 준수 등의 놀라운 효과를 보여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유지하기 위한 자원들을 찾았다. 후원금, 공동모금 등의 형태로도 지원을 받았지만,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정책과 협동조합기본법 등이 신설되면서 ‘즐거운 아침, 행복한 학교’라는 사회 서비스를 탄생시켰다.

M커뮤니티의 주된 활동 - 국가바우처로 운영되는 아침활동

‘즐거운 아침, 행복한 학교’는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이다.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은 선진화된 사회 서비스이다. 이것이 복지와 다른 점은, 복지는 필요한 사람한테 주는 공급자 중심의 방식이지만 사회 서비스는 필요한 사람이 구매하는 형식이다. 따라서 이용자의 권리와 의무가 명확하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학생은 발급받은 바우처 카드로 서비스에 참여했다는 확인을 해야 하고(선생님 전용 단말기 보유), 월 1회 상담사와 상담을 하고, 본인부담금을 지불해야 한다. 월 서비스 금액은 15만 원인데, 소득에 따라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는 10%만 부담하고, 중위소득 120% 이하의 가구는 20%만 부담을 한다. 한편, 바우처는 현금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닌 가상의 카드이다. 이용자가 필요한 곳에 결제하고, 결제한 서비스 비용이 기관으로 입금되는 시스템인데, 서비스의 품질이 좋지 않으면 이용자는 자연스레 발길을 끊게 된다. 능동적 복지의 개념인 것이다.

품앗이 마을학교 교육 모습

 

M커뮤니티의 주된 활동 - 품앗이 마을학교上: 진정한 마을 커뮤니티의 형성

이 대표는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온 마을이 함께 해야 한다’라는 속담을 실현 정신으로 삼는다. 예를 들어 중구 송월초등학교에 아침 활동 ‘즐거운 아침, 행복한 학교’를 개설하게 되면, 아이들, 선생님, 학교, 지자체 등 모든 것이 하나의 네트워크가 된다. 즉, 복지 생태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생태계 속에서 아침에 돌봄이 안되는 아이들은 저녁에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깨달았다. 학교에서 돌봄교실을 운영했지만, 인원수는 한정적이었다.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집에서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M커뮤니티는 송월동에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마침 도시재생 사업으로 마을에 유휴공간이 만들어진 때라, 남는 유휴공간을 하나 발굴해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마을 사람들에게도 아이들을 돌봐야 할 필요성을 어필하며 프로그램을 고민하던 중, 한 학부모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겠다며 나섰다. 이렇게 시작된 것이 ‘품앗이 마을학교’다. 현재 4년째 운영되고 있는 ‘품앗이 마을학교’는 마을 안의 재능가들이 함께 재능을 쏟아 만들었다. 아이들은 마을학교에 와서 학교 공부 대신, 마을 사람들을 알아가고, 마을의 역사를 공부하고, 마을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신문으로 만들어 주민들에게 배포한다. 또한, 월 1회 마을의 어른들과 반찬을 만들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께 음식을 배달하는 일까지 한다. 아이들에게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내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중구는 지역 특성상 외국인들이 많이 방문한다. 따라서 간단한 생활영어와 개인 영어 스피치 등 방문객을 돕는 마을의 인력이 될 수 있는 역할의 교육도 한다.

M커뮤니티의 주된 활동 - 품앗이 마을학교下: 진정한 마을 커뮤니티의 효과

그러던 중 평일에 방치가 되던 아이들은 마찬가지로 주말에까지 방치되고 있었다. 마을엔 아이들이 놀 만한 놀이터도 없었다. 아이들을 주말에도 돌보기 위해, M커뮤니티는 발상의 전환으로 물리적인 놀이터가 아닌 마을의 청소년과 아이들을 이어주는 놀이터를 만들었다. 마을에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뒤, 마을의 청소년들에게 아이들과 할 수 있는 놀이를 가르쳤다. 이 청소년들은 아이들에게 골목대장이라고 불린다. 골목대장이 놀이를 준비하면, 아이들은 커뮤니티로 와서 놀 수 있는 곳이 표시되어있는 마을 놀이 지도를 받아 간다. 아이들이 지도를 보며 골목대장을 찾아다니며 노는 동안, 커뮤니티에서 엄마들은 아이들이 먹을 간식을 만든다. 아이들은 자연스레 스마트폰을 멀리하게 되고, 마을의 골목대장들과 인사하는 사이가 되었다.

물론 처음부터 순탄히 진행됐던 것은 아니다. 마을의 어르신들이 소음으로 인한 불만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반찬 배달을 통해 아이들과 어르신들과 관계를 쌓으니, 자연스레 어르신들도 아이들을 다독여주고, 대견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커뮤니티의 놀라운 효과를 보게 된 M커뮤니티는 아이들의 교육,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서는 마을 단위의 커뮤니티를 형성해야 하고,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수 있는 주민들의 역량 강화 활동들을 계속해나가야 한다는 필요성을 발견했다. 그 결과 지금은 송현초등학교 옆 도란도란마을, 박문초등학교 앞 박문마을 등 여러 마을이 생겨났다.

M커뮤니티가 실천하는 예방사업

이 대표는 M커뮤니티의 사업을 하나의 예방사업이라고 말한다. 매 순간 복지 현장에서 뛰며 고민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빈곤의 굴레를 끊을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인데, 이 대표가 내린 나름의 해답은 교육과 먹거리다.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빈곤 가정의 부모와 아이에게는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져야 하는데, 그 선택권은 자신의 지식을 기반으로 한다. 지식은 교육을 통해서만 충족되는 경우가 많기에 현재의 교육은 더욱 중요하다.

먹거리는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흥미로운 점은 취약계층의 아이들일수록 위험한 먹거리에 노출되는 상황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일반 가정의 경우 부모님이 아이들을 위해 건강한 간식을 챙기지만, 부모님이 맞벌이거나 한 부모, 조손 가정의 아이들의 경우 정크푸드에 노출되기 쉽다. 이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정크푸드에 노출된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경제활동을 해야 할 때 건강이라는 문제에 발목이 잡혀 빈곤의 굴레를 끊어내지 못하는 경우를 봐왔다고 한다. 그간 벌었던 돈이 모두 의료비로 나가거나, 더 좋은 기회가 와도 잡지 못하는 것이다. 먹거리가 기반되지 않으면 건강할 수 없다. 이 문제를 아침 운동과 건강한 간식을 제공하는 아침활동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다. 물론 아침 시간에 관리를 못 받는 아이들의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부분도 있지만, 나중에 투입될 의료, 교육, 복지비용 등의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예방 차원의 사업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이 대표는 복지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M커뮤니티 – Off the record

#올해의 목표

올해 이 대표의 목표는 M커뮤니티를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다. ‘바우처’라는 예산 안에는 아이들, 노인, 장애인, 청소년을 위한 예산이 모두 섞여 있다. 하지만 선거권은 성인에게만 있으므로 성인을 위한 예산이 더 편성되고, 아이들을 위한 예산은 항상 안정적이지 않은 편이다. 이 대표는 M커뮤니티의 아침 활동의 의미가 확산되고, 중요하다는 의미를 꾸준히 강조한다면, 지지층을 확보하고 아이들을 위한 예산 또한 안정적으로 편성되어 보다 견고한 사회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같은 비전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지원을 요청한다면 적극적으로 밀어줄 생각 또한 있다고 한다. M커뮤니티가 실현하는 가치는 전달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기에, 복지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인재들을 양성해서 각 지역에서 활약할 수 있게끔 인재를 키워내는 일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한다.

드림업 클래스 체험활동중인 모습

 

#드림업클래스

M커뮤니티가 하는 또 다른 사업이다. 드림업클래스는 시에서 개발한 바우처인데, 이를 아침학교와 연동한다. 아침학교를 매일 하다보면 아이들에게도 3개월 주기로 고비가 온다. 따라서 지친 아이들을 위해 자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스트레스를 받는지 등을 고민해나가는 프로그램이다. 월 1회 직업체험도 한다. 분야별로 직업 현장에 방문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고, 가정에선 할 수 없는 활동이기에 부모님들의 만족도도 높다. 또한, 선생님들과 자주 대면하다 보니 끈끈한 유대관계가 형성되고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게 되어 1년의 아침활동을 완주할 수 있는 것은 덤이다. 현재는 인근의 중구 지역 아이들만 한정하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지속해서 개발 중이다.

#커뮤니티의 의미

한 마디로 대문을 열고 나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일차적으로 커뮤니티는 공간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공간은 개인의 공간이든, 공적 공간이든 상관이 없다. 공유할 수만 있다면 커뮤니티는 시작된다. 2명 이상이 모여, 커뮤니티 내에서 마을을 위해 무엇을 할지는 사람들의 관심사에 따라 달라진다. 그 주제는 아이 돌봄, 마을 축제,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봉사 등등 매우 다양할 수 있다. 마을 내의 삶이 윤택해지기까지 시도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실천인 것이다. 이 대표는 커뮤니티는 상하 관계도 없거니와 느슨한 관계이기에 책임도 불명확하지만, 이것이 커뮤니티만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나름의 조직이 만들어지게 되면 지역사회는 조직화되고, 지역사회의 협의체 안에서 사람들이 소통하기 때문에 마을의 문제를 건강하게 해결할 수 있다.

M커뮤니티 이명선대표와 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의 모습

#사회적 기업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이 대표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불평등적이고, 차별이라 하는 문제를 놓고 원래 그런 것이라 방관하고 치부하지 않기를 바란다. 차별은 개인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집단의 문제이고, 이는 곧 지역사회의 문제로 확대된다. 그래서 복지 감수성을 좀 더 키웠으면 좋겠다고 한다. 복지 감수성이 길러지면 복지의 사각지대가 보이고, 이를 해결할 효율적인 방안들을 떠올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시설에만 있으려 하지 말고, 현장에서 좀 더 예민하게 다뤄지고 문제를 해결할 윤택한 방법들을 찾아내는데 많은 경험을 하라고 말한다. 이 대표의 개인적인 바람은 지역 사회에 필요한, 공격적인 사회적 인재가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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