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한 지상파 드라마에서 고아를 비하하는 발언이 여과 없이 방영됐어요. 지금까지 이런 일을 많이 봤죠. 아직도 이런 인식이 많은데 미디어어까지 이러면 동조하는 사람은 더 늘어알 것 같아 안타까워요. 사람들에게 열심히 잘사는 보호종료아동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언론이 ‘약자 프레임’을 강조한다는 지적이 있다. 보호종료아동에게 필요한 사회·경제적 지원책의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그들이 처한 어려운 환경과 부정적 현실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신선 프로젝트, 담담하게 이야기 전달했죠”
이를 막고자 보호종료아동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전달하는 이가 있다. 신선 씨다. 그는 2016년 보호종료된 당사자로서 보호종료아동 자립지원 캠페인 ‘열여덟어른’의 캠페이너다. 캠페인 활동으로 보호종료아동을 인터뷰해왔다.
그가 목격한 언론 속 보호종료아동은 숨겨줘야 하는 대상이었다. 죄를 지은 것도 아니었지만,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가 됐다. 당사자가 원했을 수도 있지만, 이런 현실이 씁쓸하게 느껴졌다. 보호종료아동의 이야기가 언론의 목적에 맞게 편집돼 비친다는 문제의식도 있었다.
“보호종료아동에게 사회는 힘든 곳이 맞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약자라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대신 사회에서 겪은 문제는 문제라고 지적하고, 현실은 담담하게 전하길 바랐죠”
또한 인터뷰를 통해 후배 보호종료아동에게도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 싶었다. 공감을 바탕으로 보호종료아동의 더 솔직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퇴소 후 이야기는 개별적인 차이가 있으면서도 특정 부분에서는 공통점도 있었어요. 이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면 후배들이 같은 고생 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고맙게도 인터뷰이가 좀 더 마음을 열고 솔직한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큰 도움이 됐어요.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어 힘도 많이 얻었다고 하더라고요”
인터뷰는 현재 12회를 마지막으로 끝났다. 다만 캠페인의 완전한 종료는 아니다. 그는 6월 중순 ‘신선 프로젝트’ 2탄으로 돌아온다. 인터뷰에서 더 나아가, 팟캐스트·유튜브·블로그·네이버카페를 통해 당사자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보호종료아동의 이야기를 더 다양한 방식으로 넓게 전달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현재 팟캐스트는 6화까지 녹음된 상태로 신선 씨의 성장기를 담았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면서도 일반 대중이 보육시설 안에서의 삶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유튜브를 통해서는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블로그는 다른 보호종료아동이 필요한 정보를 얻어갈 수 있도록 구성한다. 네이버카페는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커뮤니티로 활용한다. 서로 의지하고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캠페이너를 넘어 자립 전문가 꿈꾼다
신선 씨는 단순 캠페이너를 넘어 보호종료아동 활동가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겨레21에 기사를 싣는 등 활동가로서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는 정보를 공유하자는 단순한 생각이었다”며 “활동을 하면서 내가 보호종료아동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게 된 것 같아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출판소로부터 출판 제의를 받고 집필에 한창이다. 책에는 경험담을 담고 이를 통해 사회의 차별과 시선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그동안 활동하며 모았던 인터뷰 사례도 함께 싣는다. 그는 책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길 바라고 있다.
“내 이야기를 계기는 자연스레 사회의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를 계기로 조금이나마 변화가 있다면 좋겠다”
꿈은 작가에서 멈추지 않는다. 신선 씨는 자립 전문가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자립 전문가는 기존에 없던 개념으로, 보호종료 당사자가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을 전문적으로 돕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는 전문가인 교수, 사회복지사 등이 노력하고 있지만 이들이 알기 어려운 경험과 공감대가 있어 당사자가 좀 더 나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전문가라고는 하지만 실제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다”며 “당사자는 좀 더 보호종료아동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어 도움을 주기 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걸 최대한 활용해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 보호종료아동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사회의 인식 개선만큼, 보호종료아동 스스로에 대한 인식개선도 강조했다.
“우리가 보육원에 들어온 건 우리의 잘못이 아니에요. 굳이 따진다면 부모의 잘못일 뿐이죠. 그런데 우리가 숨고 부끄러워하는 경우가 많아요. 잘못도 아니고 부끄러운 일도 아니에요. 이걸 깨달아야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어요.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응원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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