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필요한 건 곁에 있어주는 ‘한 사람’ 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곁에 있어주는 ‘한 사람’ 입니다"
  • 이로운넷=윤도현
  • 승인 2020.05.19 08:12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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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어른-특별기고] ⑤올해 보호종료를 앞둔 윤도현 군의 편지
만 18세가 되면 자립정착금과 함께 사회로 나오는 보호종료아동. 매년 약 2,600여명이 정부의 보호조치를 벗어난다. 자립정착금과 수당 등 지원 정책이야 있지만 당사자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설에서 지냈던 아동들은 단체 생활을 하다 갑자기 주어진 자유에 적응하기 어렵다. 최근 김정숙 여사가 보호종료아동 주거복지 현장을 방문하고, 배우 박시은·진태현 부부가 보호종료아동을 입양했다는 게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관심이 모였다. 주요 TV프로그램에서도 보호종료아동 이슈를 심층적으로 기획해 다루기 시작했다. 이로운넷은 당사자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들어보고,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한다.

<이로운넷>이 올해 시설 퇴소를 앞두고 있는 윤도현(19세)군에게 보호종료를 앞둔 상황의 기분과 사회에 바라는 점 등을 담은 기고글을 요청했고, 편지 형식의 글을 전해왔다. 윤도현 군이 보내온 글을 소개한다.


저는 보육원에서의 보호종료를 앞둔 청소년입니다.

보육원을 퇴소한다는 건 답답한 집을 떠나 자유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 기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퇴소 날짜가 다가오니, ‘자유’보다는 안전한 울타리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에 겁부터 납니다.

주변에 퇴소한 보호종료아동 중에는 열심히 일하는 보호종료아동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안정된 직장이 아니라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 생활하거나, 정부에서 지원금이 나오니 일할 필요가 없다며 무의미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야기도 많이 듣고 접하고 있습니다.

함께 사는 친구들에게도 “너의 꿈은 무엇이니?”라고 물으면, 꿈이 있다고 답하는 친구들보다 “나는 아직 꿈이 없는 것 같아”, “아직 생각 중이야”라는 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올해 퇴소를 앞두고 있는 저는 친구들이 꿈이 없는 것과 선배들이 안정된 직장에서 일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많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생활하는 집의 원장님과 상담하며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원장님은 올해 퇴소하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명씩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거의 마지막 차례였기 때문에 원장님이 저에게 더욱 강조하셨던 부분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원생들이 자신만의 꿈을 갖고 학교에 진학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원생들은 선택이 아닌 누군가의 의해 반강제적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것과 의욕과 의지가 많이 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잘 살펴 보니 대부분 친구들이 같은 계열(공업) 학교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거의 전공이 비슷한 것입니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누군가의 의해 반 강제적으로 고등학교를 진학해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중학교 3학년 시절 보상에 눈이 멀어 목표의식 없이 무의미하게 공부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꿈에 대해 잘 알려주고, 바른 길로 인도해주고, 응원과 힘을 주는 사람이 없어서 인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다른 친구들도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목표가 아닌 길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보호가 종료되기 전 누군가 자신의 꿈을 찾고, 안정된 직장을 얻을 수 있게 돕고, 응원해주고 격려해준다면 잘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이자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호종료 전후 아동을 관리해주는 인력과 제도도 늘어나고, 사회에 명확하게 자리잡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매년 전국에서 2000명이 넘는 시설아동들이 퇴소 합니다. 퇴소를 준비하는 시설아동들과 보호종료아동들을 동정심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고, 의지하고 기대고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충분히 꿈과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호종료아동들을 동정하거나 따분한 시선이 아니라 같은 눈의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로운넷은 '리폰'과 함께 장롱폰 기부 캠페인을 통해 아름다운재단 <열여덟 어른 캠페인>을 응원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캠페인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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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합니다 2020-05-22 17:46:14
저도 19년전 보호종료 아동으로 사회에 나왔습니다. 조금 먼 이야기지만 그때는 장착지원금이 뭔지도 몰랐고 자립지원금도 몰랐습니다. 그때 당시에도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보호종료 아동들에게 지원되는 제도는 많지 않아보이는군요.. 윤도현 학생이 말한것처럼 "한사람" 이말이 적절한 표현 같습니다. 저는 지방에 살고 있는데 요즘 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보호종료 아동들을 제가 사는 지역에서 장착할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은데 어떻게 어디서 문의를 해야될지 모르겠고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고연 2020-05-20 14:36:12
윤도현 학생 멋져요~!! 훌륭한 인재로 잘 성장해 주시길 응원합니다!

너굴이 2020-05-19 19:04:05
저 또한 시각을 바꾸고 나아가겠습니다 응원합니다!

2020-05-19 13:45:13
도현이에 꿈을 응원합니다.

EDHI씌 2020-05-19 12:00:47
글 잘 읽었습니다. 도현님이 꿈꾸는 세상을 만나길 바라며 저도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기대하고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한사람"이 될 수 있는지 오늘 하루동안 고민해보고 싶네요 ^^ 모든 일이 도현님이 바라는 대로 흘러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