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에 코로나19 이후에 대해서 전망을 해보았는데,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아직 마무리는 더 기다려보아야 할 상황이다. 초반에는 세계 누구도 이렇게 큰 충격이 되리라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가장 선도적인 방역과 대응을 수행하여 빠르게 안정화 조짐을 보이며 조금씩 희망을 되찾아 가고 있다. 물론 이태원 클럽 사건이 터지고, 너무 성급한 안심이 아니냐는 지적과 우려가 있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희망이 더 큰 것 같다.

이 시점에 정부는 그 불씨를 크게 타오르게 하려는 목적인지 대통령 담화를 통해 소위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디지털 데이터 인프라 구축 사업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비대면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당연히 중요한 시점에 경제적인 타격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반등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만 여러 전문가들의 지적과 마찬가지로 왜 우리의 미래에 ‘사회에 대한 방향은 없는가’라는 의문을 가진다.

사회적 경제 조직들은 우리나라가 가야할 방향이 사회와 경제의 새로운 균형점이라는 제시를 해야 할 적기를 맞이하고, 그 역할을 갖게됐다.

외신과 해외의 전문가들은 한국이 빠르게 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에서 희망을 찾은 이유가 무엇보다 시민사회의 노력에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물론 누구보다 의료진들의 수고와 정부 및 관계자들의 고생이 있지만 결국 시민사회가 그에 반응하고 협력하고 노력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런데 정작 우리의 미래를 그려보는 청사진에는 그 사회가 배제되어 있다. 사회적 경제 조직, 비영리 조직들은 경제적 면만 설계되는 이 맥락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참 곤란한 상황이다.

필자가 운영하는 임팩트스퀘어의 가장 중요한 필독서 중 하나인 ‘거대한 전환’에서 칼 폴라니가 이야기하듯이 아무래도 경제는 사회에 묻어 있다. 디지털화와 기술이, 경제의 크기나 성장성이 어떻게 코로나19에서 얻어진 교훈이 제시하는 가야할 유일한 방향이 될 수 있을까? 홍찬숙 교수가 이야기했듯이 만약 그러했다면 우리는 유럽의 선진국들과 미국이 겪고 있는 지금의 경험을 제대로 살피고 있지 못한 것이 아닐지 반문해봐야 한다. 우리가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기술을 가지면 과연 더 나은 사회가 미래에 도래한다는 논리가 지금도 동일하게 세워진다는 사실에 마음이 참 복잡하다.

그래도 다시 긍정적인 면을 바라보자면, 지금이야 말로 사회적 경제를 주목해야하는 그 시기가 도래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경제와 사회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작은 단위로 축소하여 기업이라는 형태의 조직 안에 구현하고 실험하는 수많은 사회적 경제조직에서 우리는 학습해가야 한다. 그저 지원금을 좀 제공해줘야 하는 기업, 일자리를 창출하는 목적이 있는 기업, 착한 사람들이 하는 기업 같은 관점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나아가야 할 큰 맥락을 먼저 실험하고 경험하면서 제시하는 선구자로서의 가치를 확인해야 한다. 그들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 제공자로서의 가치까지 넘어설 상황을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를 보면 사회를 바꾸어 가는 흐름의 가운데에는 가야할 방향의 성격을 잘 대변하는 집단들이 존재했다. 사회적 경제 조직들은 이제 우리나라의 가야할 방향이 사회와 경제의 새로운 균형점이라는 제시를 해야 할 적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동시에 그럴 역할을 가지게 되었다.

그동안 정부와 사회가 사회적 경제를 지원해 온 결과 우리는 짧은 역사와 충분히 크지 않은 국가 규모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수준의 생태계를 구성했다. 여전히 남은 과제는 많지만, 충분히 이에 대한 책임과 리더십을 발휘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