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11시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 특별연설을 했다. 취임 3주년을 맞아 남은 임기 2년의 주요 국정과제와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구상 등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10일 국회의사당 중앙홀에서 대통령 취임선서를 한 뒤 임기를 시작해 올해 취임 4년차다.
문 대통령은 ‘방역 1등 국가’가 되겠다며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고, 감염병 전문병원과 국립 감염병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회가 동의한다면 보건복지부에 복수차관제을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사회보장 사각지대에 놓였던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예술인 등을 언급하며 ‘전국민 고용보험시대’의 기초를 놓겠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도 말했다. 저소득층, 청년, 영세 자영업자 등에 대해 직업 훈련 등 맞춤형 취업을 지원하며 구직촉진 수당 등 소득을 지원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경제 활성화를 거듭 강조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디지털 강국으로 거듭나겠다고 발표했다. 현 상황을 ‘경제 전시상황’이라 표현하며 3차 추가경정예산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인간안보(Human Security)’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날의 안보는 전통적인 '군사안보'에서 재난, 질병, 환경문제 등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요인에 대처하는 ‘인간안보’로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인간안보란 안보의 궁극적인 대상을 인간으로 보는 개념으로, 1994년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이 '인간개발보고서'에서 처음 쓴 용어다.
다음은 특별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취임 3년이 되었습니다. 남은 2년, 더욱 단단한 각오로 국정에 임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습니다. 나아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습니다. 이미 우리는 방역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두려워 제자리에 멈춰설 이유는 없습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정부는 장기전의 자세로 코로나19에 빈틈없이 대처하겠습니다. 우리는 이미 우리의 방역과 보건의료체계가 세계 최고 수준임을 확인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여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겠습니다. 공공보건의료 체계와 감염병 대응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하여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문제는 경제입니다. 세계 경제는 멈춰 섰습니다. 우리 경제가 입는 피해도 실로 막대합니다. 비교적 튼튼했던 기간 산업이나 주력 기업들마저도 어려움이 가중되며 긴급하게 자금지원을 요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실직의 공포는 영세자영업자, 비정규직, 일용직을 넘어 정규직과 중견기업, 대기업 종사자들까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상황을 견디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른 나라들보다 빠른 코로나 사태의 안정과 새로운 일상으로의 전환을 경제활력을 높이는 전기로 삼겠습니다. 국민들께서도 경제의 주체로서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소비와 경제활동에 활발히 나서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현실은 매우 엄중합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남은 임기 동안, 국민과 함께 국난 극복에 매진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첫째, 선도형 경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겠습니다. 혁신 벤처와 스타트업이 주력이 되어 세계를 선도하는 ‘디지털 강국’으로 대한민국을 도약시키겠습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투명한 생산기지가 되었습니다. 둘째, 고용보험 적용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시행하여 우리의 고용안전망 수준을 한 단계 높이겠습니다. 모든 취업자가 고용보험 혜택을 받는 ‘전국민 고용보험시대’의 기초를 놓겠습니다. 고용안전망 확충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위해서도 필요한 과제입니다. 또한, 한국형 실업부조 제도인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조속히 시행하겠습니다. 셋째,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판 뉴딜’을 국가프로젝트로 추진하겠습니다.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미래 선점투자입니다. 그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는 물론 의료와 교육의 공공성 확보라는 중요한 가치가 충분히 지켜질 수 있도록 조화시켜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공투자를 확대하고 민간협력을 강화하겠습니다. 넷째,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하는 연대와 협력의 국제질서를 선도해 나가겠습니다. 국제사회의 호평은 우리의 외교 지평을 크게 넓혔습니다. 이 기회를 적극 살려나가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바이러스와 힘겨운 전쟁을 치르며 국민들은 대한민국을 재발견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민 스스로 만든 위대함입니다. 위기는 끝나지 않았고, 더 큰 도전이 남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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