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세계적대유행(팬데믹)으로 식량 부족이 심화하고 있으며, 기근으로 인해 전 세계 2억6500만 명의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4월 29일 기관지에서 "엄청난 규모의 기근이 널리 퍼져 있다"는 세계식량계획(WFP)의 최근 보고서의 경고를 인용하며, 우리의 세계 식량 공급 시스템의 단절과 심각한 식량 부족을 철저히 조사해 재정비해야 할 필요성을 극명하게 상기시켜줬다고 전했다.

WFP의 데이비드 비슬리(David Beasley) 사무총장은 가디언지를 통해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개발도상국에서 수억 명이 기아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의 상황은 전염병 이상으로 식량수급에 대 재앙"이라며 "이들에게 식량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매체에서 각국 정부는 약속한 약 20억 달러의 원조를 신속히 지원해 줄 것을 촉구했다. 식량과 의료용품을 필요한 곳에 조달하기 위한 물류망 구축에 3억5천 달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식량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실정임을 알리고 각국은 수출 금지나 국경을 넘어 식량을 수송하는 데에 다른 제한을 두지 말 것과 농민이 아플 때 대체 노동력의 공급망도 열어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자원연구소(WRI) 보고서는 2050년 전 세계 100억 인구를 먹이기 위해서는 세계 식량 생산량이 50% 증가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인도보다 두 배 큰 경작지를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더욱이 전염병의 대유행이 식량 공급망의 취약성을 드러내면서, 식량 생산과 자급 시스템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적시했다.

WEF는 이런 지표를 토대로 현재의 식량 생산 관행과 소비 패턴에 숨어 있는 불편한 진실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역설적으로 인류는 세계적인 소비과잉 때문에 붕괴할 처지라는 것. 값싸고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담수를 고갈시키고 온실 가스를 배출해 인류건강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문제제기다.

현재 세계의 식량 위기는 탐욕적인 세계 경제 시스템으로 지나친 생산과 낭비적인 소비 과정의 산물이라고 WEF는 꼬집었다. 심지어 이전의 자급자족 국가들을 가격 변동성과 경쟁의 장으로 끌어내 세계 시장에 의존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소비가 확대됨에 따라 삼림과 초원은 경작지로 용도 변경돼 자연계를 파괴하고 생물다양성의 파괴를 촉진하고 있으며 집약 농업으로 토질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 자연에 대한 인간의 침해가 전염병 발생의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고 WEF는 우려했다.

농업은 세계 담수 이용량의 최대 70%를 차지한다. 강, 호수, 지하수를 품고 있는 지층을 한계점으로 몰고 가고, 전 세계 온실가스 생산량의 20%를 배출한다. 파괴적이고 낭비적인 농업 관행으로 생물 다양성과 환경적 손실은 헤아릴 수 없다는 게 WEF의 분석이다. 문제는 비극적으로 자연을 훼손해 가며 생산된 많은 음식들이 효율적으로 소비되지도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식품의 약 30% 이상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전에 폐기된다. 충분한 식량을 생산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때 많은 양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 식량의 저장과 유통 시스템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절실하다고 WEF는 주장했다.

WEF는 현재의 경제 모델은 소비 효율성을 높이고 자원 보존의 이득을 보상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과 구매 효과에서 보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급망을 점검해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보다는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줄이기 위한 분명한 전략은 적게 생산하고 적게 소비하는 것이고, 이를 실천할 분명한 방법은 음식의 가격을 정확하게 책정하는 것인데 지켜지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쌀 1kg을 생산하려면 물 2,500L, 이산화탄소 2.7kg이 필요하지만, 소고기 1kg을 생산하려면 물 1만5,500L, 이산화탄소 27kg이 필요하다. 가축은 전 세계 농업 공간의 70% 이상을 사용하고 있지만, 전 세계 칼로리 공급의 20% 미만을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WEF는 정부가 자급자족 차원에서 농업정책을 시급히 정비하고 적절한 개입을 통해 식품가격의 외부효과 비용을 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대로만 되면 농경지 확장을 줄이고 유통업자들의 손실과 소비자들의 음식물 폐기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WEF는 식량증산을 목표로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4대 실존적 과제인 기후변화, 물 위기, 생물다양성 상실, 과소비의 해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소비자는 더 적은 양의 음식을 생산해 절제된 소비를 하고, 정부는 자급자족 시스템과 정확한 가격 책정에 주안점을 두고 이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식량의 생산과 공급 시스템을 새로 정비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WEF는 강조했다.

※참고

https://www.weforum.org/agenda/2020/04/how-to-feed-the-world-in-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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