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하면서 공연?예술계에서도 슬기롭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방법을 내놓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노트북이나 태블릿, 스마트폰, TV 등으로 공연을 볼 수 있는 ‘방구석 1열 관람법’이 대표적이다. 국내외 문화?예술 기관에서는 ‘방콕’ ‘집콕’에 지친 시민들을 위해 기존에 녹화해둔 공연 실황을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하거나, 무관객으로 진행한 공연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생중계하는 등 방식으로 관객들과 소통에 나섰다.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일상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이 생기기도 하는 때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지친 뇌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에너지를 채워야 한다. 극장에서 직접 감상할 수는 없지만, 잠깐의 문화생활로 여유와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방구석 1열이기 때문에 맛있는 음식을 즐기거나 누워서 볼 수도 있고,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는 등 장점도 있다. 4월 말에서 5월 초로 이어지는 ‘황금연휴’ 기간 즐길 만한 온라인 공연을 모아 소개한다.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3월 진행한 온라인 콘서트 중 '불세출'의 공연 장면./사진제공=서울시

KBS교향악단은 5월 2일 예술의전당에서 무관중 콘서트 ‘우리 함께’를 열고 온라인 생중계한다.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을 위한 연주곡을 편성했다. 멘델스존 ‘잔잔한 바다와 즐거운 항해’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는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이들을 칭송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멘델스존 교향곡 4번 ‘이탈리아’를 통해서는 전 세계가 하나 되어 고통의 시기를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은 다채로운 국악 공연을 온라인으로 관람할 수 있는 상생 콘서트 ‘링크(LINK)’를 4월 27일부터 7월 3일까지 70일간 이어간다. 매주 월~금요일 오후 7시 30분 무관중 공연으로 열리며 유튜브, 네이버TV 등 온라인 채널에서 생중계된다. 4월 말~5월 초에는 ‘여전히 듣고 싶은 국악’을 주제로 그림(The林), 김용우, 음악동인고물, 정가악회, 월드뮤직그룹 공명 등의 무대를 만날 수 있다. 자발적 관람료 제도를 운영해 온라인 공연의 새 모델을 제시한다.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왼쪽)와 조니 리 밀러가 출연한 영국 국립극장의 연극 '프랑켄슈타인'./사진제공=NT Live

영국 국립극장 ‘National Theatre Live’는 대니 보일 연출의 흥행 연극 ‘프랑켄슈타인’을 30일과 5월 1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보인다. 영국 드라마 ‘셜록’ 시리즈로 유명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미국 드라마 ‘엘리멘트리’로 알려진 조니 리 밀러의 만남으로 화제를 일으킨 작품이다. 공동 주연을 맡은 두 배우는 박사와 피조물이라는 전혀 다른 두 캐릭터를 번갈아 맡아 폭발적 연기력을 선보였으며, 2012년 올리비에어워즈 최우수연기상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창작산실’을 통해 발굴된 연극?무용?전통극?뮤지컬?오페라 등 올해의 신작을 유튜브, 네이버TV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선보여왔다. 30일 석가탄신일 오후 8시에는 연극 ‘동시대인’을 녹화중계로 상영한다. 19명의 배우와 45개의 장면으로 구성된 작품은 친구, 연인, 부부 등 두 사람이 각기 다른 장소에서 저마다 다른 주제로 일상적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통해 삶의 매순간이 동시대라는 주제를 보여준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창작 뮤지컬 ‘투란도트’ 전막 실황 영상을 선보인다./사진제공=DIMF

남산예술센터는 연극 ‘파란나라’를 이달 30일까지 서울문화재단 유튜브, 네이버TV 등에서 상영한다. 1967년 미국의 한 고등학교 역사 시간에 벌어진 실제 실험 ‘제3의 물결’을 한국 경기도를 배경으로 새롭게 풀어냈다. 한국 교육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를 넘어 사회적 존재로서 집단과 개인 사이의 불안이라는 주제로 확장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은 뮤지컬 ‘투란도트’ 전막 실황 영상을 30일부터 4월 5일까지 황금연휴 기간 내내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다. 2011년 초연 이후 서울과 대구, 중국 4개 도시에서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창작극이다. 이번 상영회에서는 배우 이건명, 해나, 이정화가 출연한 2019년 특별공연 버전을 감상할 수 있으며, 글로벌 팬들도 관람할 수 있도록 영문, 중국 자막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국립발레단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발레 명작 '호두까기 인형'을 유튜브로 중계한다./사진제공=국립발레단

국립발레단은 유튜브 채널에서 온라인 상영회를 진행 중이다. 앞서 ‘허난설헌-수월경화’ ‘안나 카레니나’ 등을 회차별 여러 캐스트로 선보이며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5월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호두까기 인형’과 ‘라 바야데르’를 준비했다. 5월 3일과 5일 공연되는 ‘호두까기 인형’은 차이콥스키의 대표작으로 해마다 겨울이면 꼭 공연되는 발레극으로 손꼽힌다. 5월 16일과 17일 이어지는 클래식 발레 ‘라 바야데르’는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를 뜻하며, 인도 황금제국을 배경으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이다.

국립무용단은 ‘가장 가까운 국립극장, 우수 레퍼토리’를 통해 대표작 ‘향연’을 지난 24일부터 5월 1일까지 1주일간 유튜브, 네이버TV 등을 통해 전막 상영한다. ‘향연’은 궁중정재부터 종교의식무, 민속무용까지 12개의 전통춤으로 과거와 현재를 담아낸 작품이다. 2015년 초연 매진을 시작으로 매년 재연을 거듭하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흰 무대 위에 오방색으로 펼쳐지는 춤의 향연과 마지막 50명의 무용가가 선보이는 신태평무가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국립오페라단은 ‘집콕! 오페라 챌린지’를 통해 러시아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를 선보인다./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국립오페라단은 ‘집콕! 오페라 챌린지’라는 제목으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4월부터 1주에 1편씩 작품을 공개 중이다. 4월 27일부터 5월 3일까지는 러시아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를 선보인다. 제정 러시아 시절 황권 찬탈의 야심을 품은 보리스 고두노프가 황태자를 살해하지만 망령에 시달린다는 내용을 장엄하고 웅장하고 그려냈다. 국립오페라단은 5월 ‘마술피리’ ‘동백꽃 아가씨’ ‘코지 판 투테’ ‘안드레시아 셰니에’ 등을 연달아 공개할 예정이다.

정동극장은 뮤지컬 배우 양준모와 함께 무관중 공연 ‘오페라 데이트’를 5월 1일 오전 11시 유튜브 온라인 생중계로 선보인다. 같은 날 8시 네이버TV에서 녹화중계로 재상영된다. ‘영화 속에서 만나는 클래식’을 주제로 여러 영화 속에 등장한 오페라, 클래식 음악과 함께 추억의 명장면을 함께 감상한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워진 문화생활을 집에서 즐기라는 취지로 ‘문화포털’ 홈페이지에 ‘집콕 문화생활’ 콘텐츠를 정리해두었다.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체험 콘텐츠를 비롯해 공연?미술?도서?체육 프로그램 등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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