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 중이지만, 연휴를 맞아 시민들이 나들이에 나서고 있다. 제주와 강원 등 국내 인기 관광지로 향하는 항공권과 숙박은 이미 완판 상태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답답했던 마음을 잠시 달래는 것도 좋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을 경계할 필요성은 있다. 이에 이로운넷에서는 사회적경제주체, 소셜벤처 등의 제품을 통해 집에서 즐겁게 연휴를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생생한 정보 전달을 위해 이로운넷 인턴기자의 사용 후기도 함께 담았다.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중요해진 세상에서 취미는 우리에게 큰 의미다. 취미는 팍팍한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특히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온라인으로 취미를 즐기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재택근무로 줄어든 출퇴근 시간에 짬짬이. 또는 이번 연휴에 알차게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많다. 직접 취미를 가져보니, 생각보다 재밌었다. 소셜벤처 하비풀을 소개한다.

집으로 취미 배송 완료됐습니다

소셜벤처 ‘하비풀’은 ‘취미(hobby)’와 ‘아름다운(beautiful)’의 이름을 담고 있는 온라인 취미생활 플랫폼 회사다. 20~30대 여성을 대상으로 집에서도 수채화, 뜨개질, 자수 등 취미생활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가장 큰 특징은 온라인 클래스다. 클래스를 등록하면 재료가 담긴 취미키트를 배송받고 작가가 직접 설명하는 동영상 강의를 들을 수 있다. 클래스는 입문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와 지속해서 취미를 이어갈 수 있는 ‘정규 클래스’로 나뉜다.

하비풀은 사회적기업 두손컴퍼니와 협력해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출처=하비풀

하비풀은 사회적 미션을 가지고 있는 소셜벤처다. 사회적기업 두손컴퍼니와 협력해 현재 6명의 노인과 노숙인을 고용해 취미 키트를 제작하고 있다. 신인 작가들도 좋은 기회를 얻고 있다. 오프라인 수업에서 50명 이하였던 수강생이 하비풀 온라인 강의에서는 1만명에 달하는 사례도 있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물건으로 집순이 취향 저격

좋은 일을 하는 사회적기업의 물건을 직접 사용해보는 기회라니. 하비풀을 찾고 기쁜 마음으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가 어떤 게 있는지 찾아보았다. 

드로잉, 뜨개질, 자수 등 다양하게 배울 수 있는 하비풀의 취미 클래스./출처=하비풀 갈무리

하비풀에는 키링, 책, 비누, 프랑스 자수 등 만들고 싶은 물건들이 가득했다. 알록달록한 파스텔 색감에 디자인도 선인장, 토끼, 명화 등 다양해 ‘취향 저격’ 당했다. 스스로가 왜 하비풀의 타겟층에 속하는지 실감했다. 온라인 강의비와 재료비를 생각한다면 가격도 합리적이었다. 

문제는 손이었다. 물건은 정말 예뻤지만, 같은 모양이 나올 거라는 보장은 없었다. 어렸을 때 취미로 뜨개질했던 경험은 있었다. 자신감 하나로 선택한 건 ‘마크라메’ 만들기였다. 

마크라메는 실이나 끈을 엮어서 무늬를 만드는 수공예의 하나다. 마크라메는 우아하고 섬세한 무늬를 가져 밋밋한 벽이나 식탁, 의자 등 어디에나 잘 어울린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불만이었던 건 칙칙한 집 분위기였다. 이 기회에 마크라메로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했다.

'마크라메 만들기' 취미 키트 구성품. 실, 나무봉, 꼭꼬핀, 가위, 드라이 플라워 등 제작에 필요한 게 모두 들어있었다.

마크라메 취미 키트는 주문한 지 이틀 만에 집에서 열어볼 수 있었다. 남들은 헬스나 요가, 춤 등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긴다고 한다. 하지만 나가는 게 귀찮아 무엇도 시작해본 적 없었다. 완벽한 집순이에게 완벽한 선물이 도착했다. 

"오프라인보다 편하다" 혼자 하니 의욕 만점

하비풀 홈페이지에 로그인하면 ‘내 클래스’에서 동영상 강의를 볼 수 있다. 마크라메 만들기는 원데이 클래스로 총 15분 내외의 강의 7개로 구성됐다. 각오는 했지만 반 매듭, 스퀘어 매듭, 스파이럴 매듭 등을 만들기 위해 섬세한 작업이 필요했다. 다행히 클로즈업된 손 모양을 몇 번 돌려보니 이해하기 쉬웠고 작가의 설명도 친절했다. 

동영상을 보며 만들기 시작한 마크라메 작업 초기 모습.

온라인 강의의 가장 좋은 점은 ‘자유로움’이었다. 오프라인 강의는 많은 사람과 정해진 시간에 일정한 분량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혼자 하니 편한 점이 많았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마음껏 돌려보고 진도도 걱정 없이 쭉쭉 나갔다. 실이 친숙한 편이라 어려움은 없었다.

정해진 시간에 해야 한다는 부담이 없는 것도 좋았다. 만드는 중간에 밥도 먹고 TV도 봤다. 통로 문 앞에 마크라메를 걸고 작업했기 때문에 가족과도 이야기하며 쉬기도 했다. 내가 하고 싶을 때 하면 되는 일이었다. 

마크라메를 만드는 느낌은 뜨개질에 비유하자면 손이 바늘로 변한 느낌이었다. 뜨개질은 바늘이 실과 부딪히며 시작되지만 마크라메는 내 손끝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새삼스럽게 실과 섬유의 감촉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가족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퇴근 후에 잠만 자던 딸이 뭔가 새로운 걸 하고 있으니 신기한 듯했다. 

뭔가 보여줘야겠다는 의지가 마음속에 피어났다. 그 자리에서 3시간 만에 마크라메를 완성해냈다. 촘촘하게 짜인 마크라메의 무늬가 방문 앞 분위기를 고급스럽게 확 바꿨다. 스스로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웃음이 실실 새어 나왔다.

총 3시간 만에 완성된 마크라메의 모습. 방 분위기가 확 바뀐 게 느껴졌다.

우연히 시작했지만 취미는 계속된다

“후기도 써볼까”하는 생각으로 하비풀 사이트에 들어갔다. 하지만 한발 앞서 시민들의 재밌는 이야기가 많이 올라와 있었다.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퇴사 후에 스트레스를 풀 때 도움이 됐다’거나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어서 답답했는데 재밌었다’, ‘만들다 보니 시간이 잘 가서 좋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특히 “이제 하나 정복했으니 다른 것도 해보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다. 

후기 정독도 완료하고 방금 만든 마크라메가 걸려 있는 방문 앞에 앉았다. 가만히 쳐다보다가 어깨가 아파지는 게 그제야 느껴졌다. 최대한 시원하게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 다음에는 무엇을 만들지 생각했다. 

아직 비어있는 방안에 작은 탁자가 신경 쓰였다. 이번 연휴에는 예쁜 프랑스 자수를 놔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루하던 일상 속에 사소하지만, 기분 좋은 변화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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