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 대 초반에 무리하게 다리를 찢는 동작을 하다 오른쪽 허벅지 뒤쪽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은 적이 있다. 한동안 제대로 앉거나 걷기도 힘들 정도로 아팠다. 안타깝게도 당시에는 재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잘 몰랐고, 고통을 참으면서도 운동을 쉬지 않았다. 얼마 지나면 나을 거라고 생각한 통증은 쉬이 없어지지 않았고, 반대편 다리까지 아프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동네 크로스핏 체육관에서 자가근막이완(self myofascial release)이라는 셀프 마사지법을 배웠다.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지긋지긋하게 나를 괴롭혔던 통증에서 비로소 벗어날 수 있었다. 이후로 나는 셀프 마사지 전도사가 돼 내 수업을 듣는 모든 운동 수강생들에게 폼롤러와 공을 이용한 마사지법을 알려주고 있다.

밖으로 나가기 힘든 요즘, 집에서 할 수 있는 셀프 마사지를 해보면 어떨까? 근육 운동은 초보자가 혼자 동영상을 보고 따라하기에는 조금 위험한 측면도 있지만, 테니스 공 정도로 딱딱하지 않은 공을 이용한 셀프 마사지는 초보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하다. 발바닥부터 목까지 몸 구석구석 공을 굴리면서 내 몸의 통증유발점을 찾아내 치유하는 공 마사지. 자기 몸을 새롭게 발견하게 해주고, 통증도 개선할 수 있으며, 별로 어렵지도 않다! 아래 설명을 읽고 부위별로 한 번씩 따라 해보자.

1. 발바닥

하루종일 꽉 끼는 신발 속에서 구겨진 채로 내 몸을 지탱해주는 고마운 발을 위한 공 마사지법이다. 서서 할 때는 중심을 잡기 쉽도록 손으로 의자나 벽을 짚고 하고, 의자에 앉아서 해도 된다. 오래 앉아서 일하는 분들은 사무실 책상 아래에 공을 하나 놓고 틈나는 대로 발바닥을 문지르면 좋다.

① 발바닥 안쪽 아치 중간에 공을 놓고 눌러준다. 발바닥 아치의 안쪽과 바깥쪽이 고루 문질러질 수 있도록 발목을 좌우로 10~20회 움직여준다.
② 공을 발뒤꿈치 아래에 놓고 눌러준다. 발뒤꿈치 주변을 골고루 10~20회 문질러준다.
③ 발뒤꿈치는 바닥에 놓고 발가락 아래쪽에 공을 놓고 눌러준다. 발가락이 펼쳐지는 듯이 문지른다. 그리고 발 전체적으로 공을 굴려 가며 문지른다.
④ 공으로 문지른 발과 그렇지 않은 발의 차이를 가볍게 걸으면서 느껴본 뒤 반대편 발도 동일하게 마사지해준다.

2. 엉덩이

엉덩이 근육만 잘 풀어줘도 허리와 무릎의 통증이 많이 좋아질 수 있다. 특히 엉덩이 주사를 맞는 부위, 고관절 후면 마사지는 골반과 척추의 위치를 교정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① 등을 바닥에 대고 눕고, 두 무릎을 세운다.
② 공을 한쪽 엉덩이 약간 바깥쪽 위 엉덩이 주사를 맞는 부위에 놓고 그쪽 무릎을 천천히 바닥 쪽으로 내려주면서 호흡을 내쉰다. 반대편 무릎은 세워둔 채로 움직이지 않게 해서 공 쪽으로 체중이 실릴 수 있게 한다.
③ 공의 위치를 조금씩 바꿔가면서 10회 정도 천천히 무릎을 내려주며 지그시 누른다. 반대편도 동일하게 마사지해준다.

3. 목과 어깨

잠을 잘못 자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목과 어깨가 뻣뻣하게 굳은 것처럼 통증이 생긴다. 또 컴퓨터를 오래 사용해야 하는 사람들도 자세 때문에 어깨에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 공을 이용해 어깨와 목 주변의 근육을 관리하면 이런 통증들을 개선할 수 있다.

① 바닥에 누워 공을 오른쪽 목과 어깨가 만나는 부분(상부 승모근 주변) 아래 놓는다.
② 왼쪽 엄지를 이용해 공 위에 올려진 근육 주변을 20초 정도 부드럽게 누르면서 문지른다.
③ 손등을 바닥에 놓고 천천히 호흡을 내쉬며 골반을 바닥에서 들어 올려 체중이 볼에 실리게 해도 좋다. 반대편도 동일하게 마사지해준다.

박은지 프롬더바디 이사. 트레이너이며, 주요 저서로 <여자는 체력>이 있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