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2~5시 '아시아 사회혁신 네트워크(ASIN?Asia Social Innovation Network)' 온라인 국제포럼이 진행됐으며,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사진제공=서울혁신파크

코로나19 기세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요즘, 각국의 사회혁신가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한국을 대표하는 사회혁신 기관 ‘서울혁신파크’가 역경 속에서도 혁신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아시아의 혁신가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진행되는 만큼,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 서로의 얼굴을 맞댔다. 

지난 23일 ‘아시아 사회혁신 네트워크(ASIN?Asia Social Innovation Network)’ 온라인 국제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오후 2~5시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에는 한국(서울), 대만(타이중), 일본(고베), 홍콩 등 4개국의 사회혁신가들이 모여 ‘코로나19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를 주제로 각 도시의 코로나19 현황과 사회혁신 단체들의 대응 및 활동 사례를 공유했다.

정선애 서울혁신기획관은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과 미래를 바꾸면서 도시의 자족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고 있다”면서 “정부 방역 이후 시민 방역 시기가 왔을 때,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쓰는 사회혁신가들이 노력이 더 빛날 것이다. 이번 포럼에서의 논의를 시작으로 더 많은 아시아의 정부와 사회혁신가들이 협력하는 장이 펼쳐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 서울혁신파크 입주단체, ‘배려와 협력’ 통해 코로나19 대응

서울혁신파크 입주단체들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도시락 나눔 행사를 진행하고(위), 헌혈에 동참하며 배려와 협력을 실천했다./사진제공=서울혁신파크

먼저 한국 서울에서 활동하는 사회혁신가들의 사례가 소개됐다. 서울혁신파크는 250개 입주단체, 11개 중간지원조직 입주해 1300명이 상주하면서 여러 도시문제 해결을 목표로 활동하는 기관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공용 공간 임시 폐쇄 및 상시 방역을 실시하고, 화상회의 및 재택근무를 권장했으며, 예정된 행사 일정을 연기했다.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파크 내 소상공인을 위한 상생쿠폰 발행 △혈액 수급 안정화를 위한 헌혈 행사 동참 △입주단체 및 시민 대상 마스크 및 도시락 나눔 △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위한 입주단체 콘텐츠 활용법 제작 등을 진행했다. 

입주단체 사회적기업 ‘빅이슈’는 잡지 판매원이 다시 노숙하지 않도록 주거비용을 지원하고, ‘AUD사회적협동조합’은 온라인 개강으로 학습이 어려워진 청각장애 학생을 위해 원격 문자통역 서비스 ‘셰어타이핑’을 무료 제공했다. 임팩트금융 재단 ‘한국사회투자’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와 등교를 못하는 그룹홈 아이들을 위해 반려식물 6만 5000개를 기부했으며, 사회적기업 ‘오마이컴퍼니’는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위한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를 개설해 지원 중이다.

임현준 서울혁신센터 전환기획팀장은 “배려와 협력을 통한 문제해결이라는 서울혁신파크의 문화를 통해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면서 “이를 아시아의 여러 도시들과 공유해 앞으로 나타날 사회적 문제를 초국적으로 대응하고,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대만?일본?홍콩,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하며 혁신하기

이날 온라인 포럼 정식 회의에는 12명이 참여했으며, 유튜브 시청자는 최대 50명까지 접속했다. 대만 타이중 사회혁신실험기지에서는 약 20명이 함께 했다./사진제공=서울혁신파크

두 번째로 대만 타이중 사회혁신실험기지에서 ‘역사상 한 페이지: 영향과 기회’를 주제로 발표했다. 타이중 사회혁신실험기지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팀 타이완’을 꾸려 30개 기업, 130명 엔지니어 등을 투입해 마스크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또한 실시간 판매처를 파악할 수 있는 ‘마스크 맵’을 개발했으며, 교육용으로 만든 ‘123 로봇’을 비대면 손소독이 가능하도록 확장했다.

제시 장 타이중 사회혁신실험기지 센터장은 “코로나19는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이 불가능해 중앙 정부, 시 정부, 시민, 기관 등 많은 주체들의 힘을 모아야 한다”며 “코로나19는 분명 난제이지만, 우리가 사회혁신을 해나갈 수 있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 번째로 일본 고베 소셜캠퍼스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와 제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고베 소셜캠퍼스는 비영리조직(NPO)과 대학생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19 여파로 물리적 공간이 폐쇄되자 ‘집에 머물기(Stay Home)’ 방식으로 온라인 소통을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19로 간과된 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실천을 위해 ‘유효기간 끝나기 직전 식재료를 사서 요리해 먹는다’ ‘전자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시간을 정한다’ 등의 실천법을 제시했다.

다이후쿠 소헤이 고베 소셜캠퍼스 코디네이터는 “기술혁신 같은 획기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여러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며 “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에서 시민들의 작은 실천이 모여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홍콩 MaD에서는 코로나19로 사회혁신가들이 온라인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토론하는 사례를 발표했다./사진제공=서울혁신파크

마지막으로 홍콩 MaD(Make A Difference Institute)에서 ‘홍콩 사회혁신가들과 코로나19’를 주제로 발언했다. 중국과 가까운 홍콩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자 사회혁신가들은 홈페이지를 개설해 시민들이 관련 정보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사재기 방지를 위한 ‘마스크 수량 계산기’, ‘DIY 면 마스크 제작법’을 비롯해 학교에 못 가는 아이들이 집에서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재활용 장난감 만들기’ 등을 공유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을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도 쏟아졌다. 예를 들어 한 피아노 교습학원은 트럭을 연습실로 개조해 학생 집으로 직접 찾아가 연습할 수 있도록 했다. 음악가들은 인터넷을 통해 콘서트를 열었고, 청년 혁신가들은 ‘우리는 왜 혁신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온라인 토론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에이다 웡 MaD연구소 회장은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실험이 필요하다”면서 “사회혁신가들이 다양한 실험을 시도해볼 기회와 공간 등이 필요하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저마다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면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혁신파크는 이날 진행된 국제포럼 영상 및 발제 자료 등을 오는 27일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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