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가 위치한 건물에 들어서는 시민을 대상으로 체온검사를 진행했다.

10일 오전 6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사전투표는 4월 10일~11일 양일간, 오전 6시~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10일 오후 12시 50분경 마포구의 한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점심시간이 짬을낸 직장인이 많아서인지 비교적 많은 시민이 몰렸다. 건물에 들어서려하자 관계자가 입장을 제지했다. 

“머리카락 좀 이마 위로 올려주시겠어요?”

선거관리사무소(이하 선관위)가 사전에 공지한 대로 출입 인원 전원에 대한 체온 확인 절차가 이뤄졌다. 이마 위로 체온을 확인한 뒤 건물에 들어섰다. 비교적 한산 했던 밖과 달리 안에는 5~6명의 시민이 뭉쳐 있었다.

체온을 확인하던 관계자가 말했다. 

“투표소는 4층입니다 더 들어가셔서 계단 이용하시면 도착하실 수 있습니다” 

몰려있던 시민은 모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계단을 이용하라는 관계자의 안내에도 발걸음을 옮기는 시민은 많지 않았다. 이내 엘리베이터가 도착했고 그들은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바짝 붙어 있는 모습에 ‘위험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들었다. 확진자와 잠시 엘리베이터를 탄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기사가 생각났다.

줄 간격 테이프가 준비되지 않은 계단에는 시민이 별도의 거리를 두지 않고 줄을 서 있다.

계단을 올라가자 또 다른 줄이 기다리고 있었다. 4층 투표소부터 계단까지 길게 줄이 늘어섰다. 1m 간격을 유지하겠다는 선관위의 말이 무색해지는 순간, 갑자기 줄 간격이 넓어졌다. 시민들이 테이프에 맞춰 간격을 두고 줄을 서느라 물러섰다. 간격 유지를 위해 땅에 관외선거인 줄 아래 부착된 테이프는 10개 조금 넘어 보였다. 얼핏 보아도 대기 중인 관외선거인은 20명이 넘었다. 주말인 내일과 4월 15일 투표 당일에는 더 많은 시민이 몰릴 거라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였다. 

줄을 서서 투표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위생장갑을 받았다. 모두 서둘러 위생장갑을 썼다. 비교적 한산했던 오전 다른 투표소에서는 외부에서 열을 잰 후 바로 손소독제를 바르고 비닐장갑을 줬다는 소식이 동료로부터 전달됐으나, 이 곳은 입장할 때 나눠주고 있었다. 

투표 후 위생장갑을 벗어 쓰레기봉투에 버리고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가 건물을 밖으로 나온 후 문득 든 생각. 1층에서 4층까지 가는 동안, 그러니까 위생장갑을 쓰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곳을 만졌을까? 또 4층에서 위생장갑을 벗고 1층까지 내려오는 동안은 어땠을까? 순간 앞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한 시민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4층에 올라가기 직전 위생장갑을 전달 받았다.

투표를 마치고 선거관리를 담당하는 관계자와 사전투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투표에 참여하며 느꼈던 우려되는 점을 설명했다.

엘리베이터 앞에도 간격을 두고 줄을 서도록 안내했다면, 4층에 올라기기 전 계단에서부터 간격을 유지했다면, 위생장갑을 4층에서가 아니라 입장 때부터 받고, 건물 밖으로 나갈 때 버리게 했다면 더 낫지 않았을지 물었다. 관계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라는 듯, “당장 대책을 마련해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걱정이 앞선 마음에 부족한 점들이 눈에 띄기는 했지만, 잘 실행되고 있는 방역 대책도 많았다. 마스크 미 착용자가 투표 부스를 이용하면 해당 투표 부스 사용을 잠시 멈추고 소독을 진행한 뒤에 다른 시민이 투표소를 이용하게 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투표권을 박탈할 수는 없기에 마련한 대택이다. 또 손 소독제를 1층부터 비치해 시민이 입장 때부터 손 소독제를 활용할 수 있었으며, 체온 체크도 신속하게 이뤄졌다. 간격 유지를 위해 테이프가 설치된 곳에서는 간격이 항상 일정하게 유지됐다. 전반적인 통제와 안내도 능숙했다.

줄 간격 유지 테이프에 '1M 간격유지' 안내를 표시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우려와 달리 사전투표에 참여한 시민은 비교적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투표를 빨리 하고싶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는 A 씨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한 불편함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B 씨는 “위험성은 느끼지만 투표는 해야 하니까 사전투표소를 찾았다”며 “대통령 말씀대로 사전투표 또한 안 가본 길을 가고 있다고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전투표 방역 준비가 잘 됐다고 평가한 시민도 많았다. C 씨는 “위생장갑 등 코로나19 방지를 위한 대책이 잘 마련돼 안심됐다”고 말했다. 투표는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는 D 씨도 “방역 대책이 잘 마련되어 큰 불안감은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 투표, 이렇게 합시다 ~~~~~~

마스크는 꼭! 신분증은 당연~

열부터 잽니다

나눠주는 비닐장갑 착용

좁은 엘리베이터 대신 가급적 계단을 이용해요

줄 간격도 지킵시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