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 BOOK촌] 기후 악당국가, 언제까지 위험한 에너지만 쓸래요?
[이로운 BOOK촌] 기후 악당국가, 언제까지 위험한 에너지만 쓸래요?
  • 이로운넷=양승희 기자
  • 승인 2020.04.19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지막 비상구: 기후위기 시대의 에너지 대전환’
‘마지막 비상구: 기후위기 시대의 에너지 대전환’ 책 표지 이미지./사진제공=오월의봄
‘마지막 비상구: 기후위기 시대의 에너지 대전환’ 책 표지 이미지./사진제공=오월의봄

“한국은 세계 4대 기후 악당국가다.”

영국의 기후변화 전문 언론 ‘클라이밋홈’은 지난 2016년 환경 연구단체 ‘기후행동추적(Climate Action Tracker)’의 분석을 토대로 한국을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무책임한 나라로 꼽았다.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속도가 빠르고, 석탄 화력발전소 수출을 지원하며, 2020년 탄소감출 목표를 폐기했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신간 ‘마지막 비상구’는 기후위기 시대에서 한국이 처한 현실과 에너지 대전환을 이루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집중 조명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에너지가 우리의 생존과 안전을 어떻게 위협하는지 파헤치고, 위기에서 벗어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책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의 학생들과 교수진이 만드는 대안언론 ‘단비뉴스’에 2017년 9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연재된 탐사보도 ‘에너지 대전환, 내일을 위한 선택’을 묶은 것이다. 책을 엮은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장은 “기성 언론이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중요 사회 현안을 탐사 보도한다는 정신에 따라 기후 붕괴와 원전 재난의 위협을 파헤쳤다”라고 소개했다.

제 원장과 대학원생 18명은 사전 취재를 포함해 2년 가까이 탐사보도에 몰두했다. “현장으로 직접 가자” “실명 보도를 원칙으로 하자” “데이터로 뒷받침하자” “통계나 기록 자료를 모두 분석하자” 등 기본 원칙에 따라 취재하고 보도했다. 기사가 연재되면서 독자들의 호평이 쏟아졌고, 그 결과 민주언론시민연합의 ‘2018년 올해의 좋은 보도상’,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의 ‘데이터저널리즘어워드’ 등 권위 있는 언론상도 받았다.

총 524쪽에 이르는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됐다. 먼저 1부에서는 원자력발전소와 석탄발전소로 인해 일상이 무너진 현장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우리나라에는 세계에서 첫손 꼽히는 ‘원전 밀집 지역’이 존재하는데, 부산과 울산 시민 수백만 명이 사는 고리 원전단지에는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인 원전이 10기나 몰려 있다. 특히 2016년 경주, 2017년 포항 등 인근 지역에서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상황이다.

원전 인근 동네에서 지진을 겪은 후 ‘생존배낭’을 챙기며 불안에 떠는 초등학생, 핵발전소 부근에서 수십년간 ‘물질’을 했다가 무더기로 암에 걸린 해녀 할머니들, 원전 때문에 3번이나 이주한 마을 이장, 공기 좋은 마을에 석탄발전소가 들어선 뒤 생계 수단이던 조개와 게가 탄가루투성이가 되고, 주민들이 줄줄이 폐 질환으로 숨진 현장 등의 사연을 생생하게 전한다.

2부에서는 한국의 에너지 구조가 원전‧석탄에 과도하게 치우치게 된 배경과 구조를 고발한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이 사고 위험과 방사능 오염을 감추고 원전을 안전한 에너지로 포장하기 위해 언론과 주민, 전국 초중고생에게 막대한 돈을 뿌려온 실상을 파헤친다. 예를 들어 2010년 KBS 퀴즈 프로그램 ‘1대 100’에 1년간 4억5000만원을 지원하는 대가로 자막 광고 72회, 원자력 관련 문제 출제 12회, 한수원 직원 출연 12회 등을 요구했으며, 실제 실현됐다.

3부에서는 국내외 기후변화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까지 왔는지 살피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제시했다. 빠른 속도로 ‘탈원전’을 추진하면서도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수출까지 하는 독일, 스웨덴, 덴마크, 스페인 등의 사례를 살핀다. 또한 사옥 전체를 재생에너지 발전소로 만든 혁신기업 ‘애플’을 비롯해 태양광 고속도로, 제로 에너지 하우스 등 사례를 통해 인간의 창의성이 ‘에너지 대전환’의 원동력임을 제시한다.

제 원장은 “결론적으로 이 책은 우리가 ‘위험한 에너지’를 벗어나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 기후 붕괴와 원전 재앙을 피할 ‘마지막 비상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마지막에 실린 학생들의 취재기와 수상소감을 통해 이 책에 쏟은 열정과 헌신을 가늠해볼 수 있다. 평소 기후위기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에게는 문제의식을 넘어 행동하고자 하는 의지를, 이 영역을 전혀 몰랐던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통찰과 깨달음을 줄 만한 책이다.

아울러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과 출판사 오월의봄은 출간을 기념해 이달 30일까지 최대 100만원의 상금이 걸린 ‘마지막 비상구’ 서평 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책을 읽고 감명 깊었던 사실이나 관점, 토론하고 싶은 쟁점, 새로운 대안, 전반에 대한 평가 등을 2000자 내외로 적어 보내면 된다. 

마지막 비상구: 기후위기 시대의 에너지 대전환=제정임 엮음. 오월의봄 펴냄. 524쪽/ 2만5000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