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사회적경제만의 공감토크~.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진행된 2019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이하 창업팀)'을 끝마친 졸업팀 가운데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진입했거나 또는 진입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 두 곳과 기업 멘토링을 맡고 있는 김민정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인재육성본부장, 권누리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 상근멘토를 한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사회문제 해결에 도전한 열정 넘치는 사회적기업가와 이들의 바로 곁에서 때로는 잔소리꾼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든든한 내 편이 되기도 하는 멘토들이 들려주는 서로에 대한 생각과 고민은 무엇일까요? <햇병아리 창업팀에서, 어엿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첫 번째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 때와 곳 : 2020년 3월 30일,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소회의실

○ 함께 하는 분
권누리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소셜캠퍼스 온 강원) 상근멘토
김민정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인재육성본부장 
박성언 ㈜온세까세로 대표 
조현지 세계시민교육센터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민정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인재육성본부장, 권누리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 상주멘토(소셜캠퍼스 온 강원), 박성언 ㈜온세까세로 대표, 조현지 세계시민교육센터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Q. 소개 부탁드립니다

조현지 = 안녕하세요! '세계시민교육센터 사회적협동조합(이하 세계시민교육센터)' 이사장 조현지입니다.

저희 세계시민교육센터는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국제관계학과 내 국제관계학회라는 학생모임에서 시작됐어요. 나름대로 행사도 진행하면서 열심히 학회를 운영하는데, 학과 내 학회로 끝난다는 게 아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침 사회적기업, 사회적협동조합에 관심이 많은 교수님께서 "너희가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지역사회와 나누면 어떻겠느냐"는 조언을 주셨어요. 고등학교 재학 중 사회적협동조합으로 교내 매점을 만들면서 학생이사 활동을 했던 경험이 있어서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단어가 전혀 낯설지 않았고, 또 학회장이기도 했기 때문에 선뜻 해보겠다 나설 수 있었어요. 지금은 예비사회적기업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에 있고요.

▲ 조현지 세계시민교육센터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저희의 관심은 국제관계학에서의 핫이슈인 '세계시민교육'이에요. 한국만 잘 사는 게 아니라 전 세계가 다 같이 잘 살기 위해 빈곤, 환경 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방안을 모색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교육하는 거죠. 직접 교육 커리큘럼을 기획하고 교재를 만들어서 교육현장에 뛰어들어요. 재학생 또는 졸업생으로 구성된 조합원 20명 외에 후원자 조합원으로 계신 교수님 한 분을 포함해 여러 교수님들로부터 저희가 만든 교재에 자문을 얻으며 수정 발전하는 단계도 거치고요. 이렇게 준비가 된 커리큘럼으로 남원주초등학교, 치악고등학교 등에서 직접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김민정= 대학교 내 사회적협동조합 모델이 흔하지는 않아요. 가장 큰 문제가 주축이 됐던 인원이 졸업하고 나면 맥이 끊긴다는 점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고민도 많이 하죠?

조현지= 조합원 대부분이 3~4학년이다 보니 말씀하신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매 학기가 시작되면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에 나서고 있어요. 다만, 지금 상황에서는 홍보가 어렵고, 교구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현장 교육도 활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요. 올해에 거는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큽니다.

▲ 박성언 ㈜온세까세로 대표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박성언= ㈜온세까세로(이하 온세까세로)는 스페인어로 '수제간식'이라는 뜻이에요. MSG 없이 친환경 식자재를 사용한 건강한 간식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서 이름을 짓게 됐어요. 남미에서 30년을 살다가 한국에 돌아왔는데, 식당을 운영하면서 몇 가지 제품을 만들다 보니 '이걸 냉동식품으로 만들어도 되겠다' 싶어 용감무쌍하게 제조공장을 시작했어요.

현재는 창업팀 졸업 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진입했는데, 거창한 의미를 부여해서 신청한 건 아니에요. 기왕이면 나도 사회에 보탬이 되어볼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역 먹을거리 활용, 로컬푸드에 맞닿게 되더라고요. 기업 소셜미션도 로컬푸드 활성화입니다.

▲ 김민정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인재육성본부장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김민정= 반갑습니다.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인재육성본부장 김민정입니다.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지도에 비유하면 시작이 인재육성본부라고 볼 수 있어요. 인재육성본부에서 인재들을 교육하고 창업지원하면 그 다음엔 기업운영본부로 넘어가게 되죠. 기업운영본부에서는 창업 아이디어를 기업화한 분들을 지원하고 그 이후에 혁신성장본부에서 2~3년 차 기업들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흘러가게 돼요.

함께 자리한 조현지 이사장님과 박성언 대표님은 지난해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을 졸업했어요. 창업 아이디어를 기업화한 분들이죠. 창업팀은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위탁을 받아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진행하는 인큐베이팅 사업이에요. 참여기업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지정 담임 멘토로부터 멘토링을 받고, 교육과 전문 멘토링도 제공받게 되죠. 사회문제 해결과 맞닿아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가가 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1년 정도 밀착해서 지원하고, 이후 1년 동안 후속지원도 진행하고요.

▲ 권누리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 상주멘토(소셜캠퍼스 온 강원)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권누리= 창업팀 졸업팀들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이하 성장지원센터)예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으로부터 상지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위탁받아 운영하는 기관입니다. 별칭은 '소셜캠퍼스 온 강원'으로 잘 알려져있죠.

창업팀 졸업팀들이 사무공간이나 코워킹 공간을 제공받으면서 더불어 멘토링을 겸할 수 있는 성장지원센터는 지난해 9월 개소했어요. 전국적으로 모두 열 곳이 있는데, 대학이 운영하는 센터로는 첫 사례예요.

사무공간을 사용하는 상주기업과 코워킹 공간을 이용하는 코워킹기업으로 나눠지는데, 함께 자리한 온세까세로는 상주기업이고 세계시민교육센터는 코워킹기업이에요. 현재 상주기업은 20곳, 코워킹기업은 30곳이고, 저는 기업과 밀착해서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상근멘토입니다.

주 업무는 기업들이 많이 어려워하는 게 서류 작성이다 보니 사업계획서나 재정지원사업 사전 검토가 가장 많아요. 또 특별히 지원 범위를 정해두지 않은 열린 지원이라 자원 연계나 교육 지원도 있어요.

김민정= 아무래도 창업팀을 졸업한 기업의 사후관리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보니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도 있어요. 서로 기업에 대한 공유도 많이 하고요. 올해 초에는 '예비사회적기업 진입 교육'이랑 'SVI 사회적가치 측정 교육'을 함께 진행한 바 있어요.

Q.두 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에 어떤 계기로 참여했나요.

▲ 세계시민교육센터 사회적협동조합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조현지= 주변에서 정말 많이 권해 주셨어요. 우선 교수님들이 추천해 주셨고, 부모님도 알려주시더라고요. 지나가다가 우연히 지하철 광고도 보게 되고. 계속 이야기를 듣게 되니까 '그래, 까짓 거 넣어보자' 싶더라고요. 관심이 있으니까 계속 들리고 보였는지도 모르겠어요.

세계시민교육센터의 소셜미션은 좀 거창해요. 지구촌의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데 청년들까지도 함께하겠다, 마지막으로 '세계시민 인재 100만 명을 양성하겠다!'입니다. 100만 명 양성을 1차 목표로 설정했어요. 많이 거창하죠?

박성언= 목표는 거창하게 잡아야죠. 저희는 상지대학교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이어서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권해 주셔서 기회를 얻게 됐어요. 또 그렇게 추천하고 권해 주신 분이 저희 창업팀 과정에서 담임 멘토가 되었기도 하고요.

온세까세로의 소셜미션은 로컬푸드 활성화죠. 여기에 더해 올해부터는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도 있어요. 2명을 고용할 예정인데, 한 분은 4월부터 함께 하기로 계약도 마친 상태예요.

Q. 멘토의 어려움도 있을 거 같은데요.

김민정 = 지난해에는 상지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컨소시엄으로 진행하면서 35팀이 사업에 참여했고, 올해는 25팀이 참여했어요. 초창기에는 매년 각 기업마다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갖고 들어오니까 매번 새로운 분야를 공부해야 한다, '멘토'라고 불리니까 다 책임져야 한다, 이런 압박이 있어요. 그런데 올해로 8년 차에 접어들면서 점차 깨달은 게 있어요. 그건 사업 아이템에 대해서는 기업 대표들이 전문가라는 점이에요. 저는 그 중간중간 비어있는 부분에 대해 제안하거나 관련된 사례 조사, 사회적 목적과 비즈니스모델을 함께 가려고 했을 때 발생하는 일반적인 문제들에 대한 조언과 고민을 함께 나누는 데 더 애를 쓰면 된다는 거죠.

권누리 = 성장지원센터는 공간 관리를 하다 보니 아무래도 공간에 대한 어려움이 있어요. 20개 상주기업이 공간을 공동으로 사용하는데, 원하는 사항들이 상이하거나 상충하거든요. "공간은 정해져 있고, 공간에 맞게 사용하셔야 한다"고 말씀드리지만 조율하는 데 한계가 있고요. 창업팀은 한 공간에 함께 있지는 않잖아요. 저희는 공간을 같이 사용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갈등도 생기고 그래요.

박성언 = 사실 상주 기업한테는 큰 도움이에요. 빈말이 아니고 정말 감사해요. 제조공장에 사무공간을 만든다는 게 쉽지 않은데, 제조 시설과 가까이에서 무료로 사무공간을 임대 받을 수 있었으니까요. 1년 계약이고 1회에 한해 연장되면 2년까지 무상임대도 가능하고요.

Q.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 이번엔 기업의 어려움을 들어볼까요.

박성언= 제가 온세까세로 대표가 된 게 지난해 8월이었어요. 그러니까 창업팀 진행하는 중에 대표로 취임하게 된 거죠. 사실 멘토님이 끌어주지 않았다면 마무리를 못 했을 정도였어요. 조직이나 비전 같은 게 다 허물어진 상황에서 토대부터 다시 일으켜 세워 주셨어요. 그 과정에서 굉장히 많이 배웠어요. 한국 생활이 짧은 데서 오는 어려움도 있었는데, 앞으로 내가 어떤 비전으로 나아가야 할지도 알게 됐죠.

▲ ㈜온세까세로 제품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대표자가 바뀌는 과정까지 있어서 저희 때문에 골머리를 앓으셨을 거예요. 남은 3개월 내 앞서 6개월 동안 쌓아올린 걸 다 흩트려 놓고 다시 재정립해야 했으니까요. 대신 기업 목적이나 예비사회적기업과 사회적기업에 같이 연동돼 가는 방향성은 더 뚜렷해진 면도 있어요.

조현지 = 전 주변에 추천하고 다닐 만큼 다 좋았어요. 솔직히 지원금을 너무 작게 작게 사용해서 재정 서류 제출할 게 많았다는 거 빼고는요. 사업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이 시작해서 처음에는 뜬구름 잡는 소리도 많이 했어요.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데 있어서 안일한 면도 있었고요. '우리는 교육사업이니까 무조건 학교다' 라고만 생각했는데, 원주청소년문화의집을 함께 방문해 주면서 '이런 기관들도 있다' 알려 주고 사업 방향을 많이 확장해 주셨어요. 교육비도 터무니없게 잡아둬서 담임 멘토였던 김민정 본부장님한테 많이 혼나기도 했어요. 진짜 혼내셨어요, 저희끼리는 엄마 같다고도 했어요. 하하하.

김민정 = 제가 좀 혼내는 스타일이라, 하하하.

조현지 = 그래도 많이 배웠어요. 마지막에 창업팀 졸업식을 하는데, 상장을 나눠 주셨거든요? 세계시민교육센터는 '배움에는 끝이 없다' 상 받았어요. 하하하.

박성언 = 저도 상 받았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 왜냐면 제가 졸업식 날 너무 감동이 커서 조금 울었거든요. 힘든 과정을 끝내고 졸업을 했다는 게 남달랐어요. 개인적인 성취감도 컸고요. 지금 생각해도 뭉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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