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앞에 개인은 연약...어느 때보다 협동할 때"
"코로나19 앞에 개인은 연약...어느 때보다 협동할 때"
  • 이로운넷=박유진 기자
  • 승인 2020.04.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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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메일 인터뷰] 발루 이에르 ICA-AP 사무총장
ICA 온라인 플랫폼서 현황 청취, 연대기금 조성 계획도
"고비 넘으려면 상위기관·협동조합·조합원 모두 노력해야"
ICA 아시아태평양지부(ICA-AP)에는 총 32개국 107개 협동조합(연합)이 회원으로 참여한다. 올해는 ICA-AP 설립 60주년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협동 가치를 지키고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각국에서 어떤 활동을 할까. 이로운넷은 발루 이에르(Balasubramanian G. Iyer) ICA-AP 사무총장과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겪는 어려움과 극복 사례를 들었다.

 

발루 이에르 ICA-AP 사무총장은 2014년 임명됐다. /사진=이우기 사진가

-ICA-AP 사무총장으로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태평양지역(아태지역) 협동조합에 찾아온 위기가 얼마나 크다고 보는가.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은 인류가 직면한 위기라 협동조합도 벗어날 수 없다. 다수 국가에서 확산이 아직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기는 어렵지만, 피해가 상당하다는 건 알 수 있다.

사업에 주는 영향은 부문별로 다르다고 본다. 위기 상황에도 많은 협동조합의 사업이 중요하게 여겨져 이어진다. 농업·신용·보건·소매상 협동조합이 여기 포함된다. 이러한 유형은 서비스 부문보다는 덜 치명적이다.

경제뿐 아니라 사회적 영향도 있다. 정부는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한다. 타인과 물리적인 접촉을 피하고, 집 안에 갇혀 지내며 생계를 유지해야 하므로 사회적 비용이 든다.

-협동조합운동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태지역 내 협동조합들의 기여 활동 중 소개할만한 사례가 있는지 궁금하다. 한국 예를 들자면 최근 아이쿱생협 25개 회원조합이 지역 보건소, 병원, 취약계층 등에 물품을 전했다.

▶최전방에서 활약하는 노동자들과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서 한국 협동조합이 단합한다는 소식을 들어 기쁘다. 아이쿱생협 회원조합들이 보건센터와 취약계층에 생필품을 기부한다는 건 매우 고무적인 소식이다.

나도 아시아 지역 전반에 걸친 소식들을 접했다.

호주에서는 ‘BCCM(Business Council of Cooperatives and Mutuals)’이라는 협동조합 상위기관이 회원조합들에 정보를 제공한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과 그 의미 등을 설명해준다.

인도에서는 ‘인도비료협동조합(IFFCO, Indian Farmers Fertilizer Cooperative)’이 지방 정부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았다. 바로 분무기, 산소실린더, 마스크, 소독제 등 응급 의료 물품을 공급해줬다고 한다. 또한, ‘여성노동자연합조합(Self-Employed Women’s Association)‘ 내 보건기구인 ‘로크 스와스티야(Lok Swasthya)’가 24시간 운영하는 약국 역할을 하고 있다. 큰 공공병원 2곳 앞에서 낮은 가격으로 약을 판다. 빈곤계층을 위해 저렴한 손 소독제를 생산해내는데, 현재 여러 지역에 재고가 있다.

이란에서는 ‘이란 여성 협동조합원 싱크탱크(Iranian Women Co-operators' Think Tank)’가 서로 다른 주(州)에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의료계와 협력해 마스크·방호복을 생산한다. 싱크탱크는 테헤란 수공예 협동조합(Tehran Handicraft Cooperative Union), 이란 협동조합원(Iranian Chamber of Cooperatives), 이란 협동조합 연합(Iranian Co-operators' Association), 라헤 로시드 교육 협동조합(Rah-e-Roshd cooperative school) 등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필리핀에서는 협동조합들이 전국 단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다회용 마스크·비타민·기타 물품키트 기부를 주도하고, 병에 가장 취약한 어르신들을 돕자는 운동을 한다.

ICA 소속 필리핀 회원조합들이 지난 19일(현지시간) 공지한 글. 물품과 서비스를 취약계층에 기부하자며 다른 협동조합의 참여를 독려한다.

아리엘 과르코 ICA 회장과 브루노 롤랑츠 사무총장은 모든 회원조합에 위로와 격려를 전하는 편지를 보내왔다. ICA는 회원조합들이 겪고 있는 문제와 장단기적으로 필요한 게 뭔지 ‘루미오 플랫폼’에서 듣고 있다. 또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협동조합들을 위해 '협동조합 연대기금(Cooperative Solidarity Fund)' 조성을 계획 중이다.

-도쿄 하계 올림픽을 연기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 12월 서울에서 열릴 '2020 세계협동조합대회' 계획을 조정할 가능성도 있는가.

▶ICA 글로벌이사회는 이 문제에 대해 온라인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2020 세계협동조합대회에 관련된 조직들이 무척 많아 이들의 의견과 전망 등을 모두 확인해야 한다. 해당 사안에 관한 결론이 곧 나면 전달될 계획이다.

-협동조합들이 고비를 넘으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가.

▶연맹 등 상위기관, 협동조합, 조합원을 포함하는 전반적인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일단 각국 정부가 경제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대규모 경기부양책 마련에 나서는 중이다. 상위기관들은 해당 내용을 검토해 협동조합이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확인하고, 실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면 된다.

사람 중심 사업체로서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수요를 살피고 어떻게 그들을 도울 수 있을지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몇몇 신용 협동조합이 조합원에 상환기간을 늘려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는 당장 단기 매출을 떨어뜨릴 수 있지만, 조합원 이익을 중심에서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어떤 협동조합은 교육 사업에 쓰려고 마련한 협동조합개발기금을 풀어 의료품 등 기타 자원을 제공한다. 나는 지금 상황을 협동조합 간 협동을 촉진하는 기회로 본다. 업무를 중단하고, 지불금 지급을 연기하고, 직원 일시 해고할 위험에 놓인 노동자·서비스 협동조합을 지원하기 위해 신용 협동조합들이 나설 수 있다.

조합원 차원에서는 정부가 취하는 조치를 충실히 지키고, 다른 조합원이나 공동체 구성원들을 격려·지지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야 한다.

-아태지역 협동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희망의 메시지가 있다면.

▶어느 조합원이 내게 했던 말을 빌린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우리 개개인은 연약하며 집합적으로 상호의존한다는 사실을 상기할 수 있었다. 어느 때보다 ‘협동’이 필요한 때다. 함께여야만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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