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와 응원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다"
"연대와 응원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다"
  • 이로운넷=백선기 책임 에디터
  • 승인 2020.04.03 1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현수 서울시 코비드19 심리지원단 단장] 감염병 후기로 갈수록 심리 방역 절실
재난은 노동·인권 취약계층에게 더 심각
국가는 정확한 정보 제공과 신뢰감 줘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4월 5일까지 감염예방을 위해 종교시설과 유흥시설, 실내 체육시설에 대해 운영 중단을 권고했다. 국민들에게는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곤 외출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일상의 멈춤으로 인한 마음의 피로가 쌓여가고 있다. 이는 코로나19가 진정된 후에도 우울증과 분노, 혐오와 같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까. 김현수 서울시 코비드(COVID)19 심리지원단 단장으로부터 심리 방역의 중요성과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물어봤다.

▶ 방역하면 바이러스와의 싸움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심리 방역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김현수 서울시 코비드(COVID)19 심리지원단 단장.  서울시는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심리지원단을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과거엔 바이러스 감염만을 방역 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스페인 독감 이후 감염 공포감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고 보고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어떤 활동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역사적으로 심리 방역은 다민족 국가들이나 이민자가 많은 사회에서 더 크게 강조돼왔다. 감염질환이 끝나면 늘 분열과 혐오 집단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페스트 발병 후 유대인에 대한 혐오였다. 

누가 전염시켰느냐, 누구로부터 시작됐느냐, 누가 많이 전파시켰느냐는 논의 속에서 혐오와 차별이 나오고 특정 대상을 희생양으로 삼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런 혐오와 분열을 막기 위해 심리적인 방역이 필요하다.

 

공포감은 감염 재생산 지수와 비례

 

▶ 코로나19가 과거 메르스나 사스 때 보다 심리 측면에서 더 위험한가

감염 공포는 감염 재생산자 지수에 따라 크기가 달라진다. 메르스는 감염자 한 사람이 옆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 비율이 1명 이하다. 사스는 1명 이상이고 코로나19는 2~2.5명이라고 한다. 치사율이 상대적으로 낮아도 높은 감염력 때문에 공포를 더 느낄 수 있고 복잡한 심경에 사로잡히게 된다. 

한 대학병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 초기에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감으로 상상코로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 /사진=백선기

자신이 사는 동네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은 뭔가 조여 오는 느낌을 받는다. 초기엔 선별 진료소를 중심으로 ‘상상 코로나’ 현상이 두드러졌다. 혹시 내가 감염병에 걸리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 때문에 예민해지고 스트레스가 쌓여 나타나는 현상이다. 심한 경우 두통이나 가슴 통증, 어지러움 같은 신체적인 증세로까지 이어진다. 과거 메르스 때는 상상 메르스라는 것은 없었다. 

공포감은 취약계층에게서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다. 정신과적으로 우울증을 앓던 사람들은 우울함이 더 심해지고 불안장애가 있는 분들은 더 불안감을 느낀다. 

 

불안감·스트레스를 줄이려면...

 

▶ 자가 격리, 사회적 거리 두기로 심리적 피로도를 느끼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제일 나쁜 것은 혼자 생각에 빠지거나 뉴스만 보면서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불만과 분노 지수가 높아간다. 이 기간에 제일 중요한 것은 생활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하는 거다. 낮밤이 바뀌거나 사람들과 단절되면 격리 후에도 후유증이 생긴다. 

제일 흔한 후유증이 불면증이다. 불면과 우울, 분노 등이 격리 후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를 예방하는 길은 뉴스 끊기,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자기, 안부 전화 걸기와 편지 쓰기, 감사일지 써보기 등을 권장한다. 

코비드19심리지원단이 제안하는 마음 돌보기 활동 예시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시민 의식의 발현으로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행동이라는 자부심을 갖는 것이 좋다. 외국 사례를 보면 남을 위해서 격리 의무를 준수한다는 협력적인 사람들이 심리적 후유증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는 자가 격리 의무를 국민들이 성실히 따르도록 안내를 잘 해야 한다. 성실히 의무를 이행해 고맙다는 인사말과 더불어 정확한 정보와 다양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며 격리에 따른 경제적 보상이 뒤따를 것이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 이런 연대감을 충분히 제공하면 자가격리가 큰 후유증 없이 끝난다는 이야기다.

 

▶ 확진자들의 경우 완치가 된 후에도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로 2차 피해를 겪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따돌림이나 차별, 거리낌 같은 것이 있을 수 있고 집단적으로는 특정 집단이나 지역의 사람을 피한 다든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선 과학적이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특정 집단을 비난하거나 낙인을 붙여서 차별하지 않도록 계몽하고 공동체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피해가 심한 대구 경북 지역을 더 응원하고 지역사회에서 이들을 받아주려는 노력들이 2차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가짜 뉴스 바로잡기.. 감염병 종식에 기여

 

▶ 요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짜 뉴스가 심리 방역에 끼치는 영향은

코비드19심리지원단은 정신과 전문의 김현수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장을 단장으로 응급의학과 및 내과 교수, 심리상담사 등이 참여해 가짜뉴스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가짜 뉴스는 심리적인 측면에 대한 공격이다. 그 자체가 공포를 더 유발하거나 잘못된 신념을 만들어내고 사재기를 하게 만든다. 

가짜 뉴스를 바로잡는다는 건 비단 잘못된 정보를 교정하는 차원이 아니다. 사람들의 공포감을 줄여주고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행동을 하도록 도와 궁극적으로 감염병을 빨리 종식시키는데 기여하는 중요한 활동이다. 

정확한 정보를 맞춤형으로 전달하려는 노력 또한 중요하다. 뉴욕타임스의 경우 3월 초부터 부모들을 위한 페이지를 마련해 자녀들의 연령대에 따른 코비드19 대처법을 연재하고 있다. 자녀들이 정확한 지식을 갖도록 돕고 공포 수준을 너무 낮거나 과도하게 흐르지 않도록 한다.

국내에서도 보건복지부 중심의 통합심리지원단이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코비드19심리지원단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마음의 처방전, 가짜 뉴스 바로잡기 그리고 맞춤형 프로그램 등을 제시한다.

어느 교회의 소금물 소독 사건처럼 비과학적이고 비이성적인 것들에 대한 계몽이 절실하다. 또한 정신질환자들이나 콜센터 직원들처럼 인권이나 노동 분야에서 취약한 사회적 약자들에게 집단 감염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연대와 응원이 최선의 결과를 낳는다

 

▶ 전문가들 사이에선 재난이 자살률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센터장이기도 한 단장님의 의견은

초기에는 상상 코로나라는 말처럼 감염 공포가 이슈였다면 후기는 감염 재난으로 생긴 낙인이나 외상 스트레스에 따른 우울증 그리고 유행병이 길어지면서 생겨나는 경제적인 손실 같은 현실적인 우울증이 문제로 대두된다.

실례로 지난 IMF 때 일자리가 수십만 개 날아갔고 자살·가족 해체·노숙이 급증했다. 콕 집어 누구의 책임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연대를 위한 국가의 노력이 정말 중요하다. 

요즘 기본소득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것이 실효성을 거둬 사람들이 경제적인 위기를 덜 고통스럽게 넘기게 된다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만일 효과도 없고 소득 분배에 대한 논란만 더 커지게 된다면 자살률이 높아질 위험성도 있다고 본다.

 

▶ 심리 방역 전문가로서 조언을 주신다면

서울시 코비드19 심리지원단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일반 시민들은 물론 감염환자, 자가 격리자, 의료진 등 대상별,연령별 맞춤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개인적으론 덜 우울해질 수 있도록 자신을 잘 다독이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으론 필요한 정책들이 효과적으로 적용돼 실제 사회구성원들이 도움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대기업이나 건물주 등 소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시민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려는 참여의식이 필요하다.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어떤 족적을 남기게 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최악의 결과는 분열이고 최선의 결과는 지역이나 계층의 구분 없이 우리 민족은 어려운 일이 생기면 서로 도와주는 사람들이란 믿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연대와 응원의 노력들이 이를 더 공고히 하게 만들고 우리 사회를 분열이 아닌 통합의 길로 이끌 수 있다.

사진출처=서울시 코비드(COVID)19 심리지원단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