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원의 문화로 읽는 사회적경제] 3. ‘이태원 클라쓰’에서 사회적경제기업을 본다
[주수원의 문화로 읽는 사회적경제] 3. ‘이태원 클라쓰’에서 사회적경제기업을 본다
  • 이로운넷=주수원 마을교육공동체포럼 대표
  • 승인 2020.03.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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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로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며 '방콕'을 하는 요즘, 넷플릭스 등으로 드라마를 정주행하는 게 낙인 사람들이 많다. 드라마 중 <킹덤 2>, <하이에나>와 함께 <이태원 클라쓰>가 단연 인기다. 필자도 지난 주말 1회를 보기 시작했다가 결국 14회까지 정주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태원 클라쓰는 다음에서 연재된 광진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데, 웹툰 작가가 드라마 대본도 써서 웹툰의 재미를 잘 살렸다. 웹툰이 누적 조회 수 2.4억에 달할 만큼 인기가 높아 방영 전부터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드라마는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복수하려는 단밤의 사장 박새로이와 장가 집안의 대결을 중심으로 하여 청춘의 열정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드라마에서 시선을 사로잡은 부분은 주인공이 차린 단밤 포차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전과자, 다문화가정 자녀, 트랜스젠더, 소시오패스 등 사회적 소수자를 고용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트랜스젠더인 마현이에 대해 부족한 요리실력과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매니저가 해고를 요구하자 사장인 박새로이는 월급을 2배로 주면서 더 열심히 노력하라고 한다. 사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마현이는 열심히 노력해 포차 경연대회에서 우승을 한다.   

사람을 고용하기 위해 빵을 만드는 기업

이런 단밤의 고용정책이 낭만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이미 이런 기업들이 많이 있다. 바로 자활기업,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경제 기업이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갑작스레 늘어난 실업자, 노숙인들에게 직업훈련과 고용의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생겨났다. 바로 자활기업이다. 자활은 '제 힘으로 살아감'이라는 의미로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노동을 통한 자립을 목표로 한다. 간병・집수리・청소・폐자원재활용・음식물재활용사업 등 여러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자활기업만이 아니라 사회적기업들도 사회에서 고용되기 어려운 이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활동 중인 사회적기업은 모두 2456곳으로 고용된 노동자는 4만7729명이고 이 가운데 취약계층 비율은 60.3%에 이른다. 일반 기업이 빵을 만들기 위해 사람을 고용한다면 자활기업과 사회적기업은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고용하기 위해 빵을 만드는 기업이다. 

단밤이 노동자협동조합으로 결말이 났으면 어땠을까

다만 드라마에서 아쉬운 부분은 대기업 장가와의 대결 구도가 중심이다 보니 단밤 포차도 프랜차이즈 대기업 'IC'로 성장하는 과정이다. 대규모 투자를 받아 성장의 발판을 만들고 초기 멤버들은 대주주 내지 임원이 된다. 

장가와의 대결에서는 이기지만 단밤 포차의 기업 이념은 잘 보이지 않는다. 각 프랜차이즈에서는 단밤처럼 사회적 소수자를 적극적으로 고용하고 있을까? 초기 멤버들이 대주주 내지 임원이 되는게 장가와 다른 기업을 만든 것일까? 박새로이가 얘기했던 소신에 대가가 없으며 어떤 부당함도 당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삶의 주체가 각자인게 당연한 그런 기업을 만든 것일까? 

이런 기업은 어떨까. 단밤이 확장된 IC와 같은 프랜차이즈 기업 해피브릿지가 있다. ‘국수나무’와 ‘화평동 왕냉면’으로 유명한 기업이다. 2013년 당시 연매출 280억인 기업의 창업자들이 돌연 지분을 포기하면서 노동자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노동자 스스로가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 이들의 꿈은 과연 이뤄졌을까. 2018년 말 기준 국수나무 등 570개의 가맹점, ㈜해피브릿지공주공장 그 외 ㈜HB외식창업센터,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협동조합을 포괄하는 기업그룹을 만들었으며 자회사를 제외한 노동자협동조합의 총매출액은 514억원이다. 직원수는 117명이며, 이중 조합원은 94명이다. 

물론 사회적으로 고용이 어려운 이들을 적극적으로 고용하는 사회적경제기업,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협동조합은 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가치도 함께 추구해야 하기에 일반 영리기업에 비해 어려움도 많이 겪는다. 두 마리의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한다고 할까. 하지만 단밤처럼 다른 곳에서 노동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이들이 끈끈한 신뢰를 바탕으로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성공사례와 성공요인에 대해서는 지난 1월 17일 발간된 <사회적경제 우수사례 성공요인 분석 보고서>를 추천한다.

끝으로 지금도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수많은 사회적경제기업에게 <이태원 클라쓰>에 나오는 다음 시를 바친다. 당신들은 '다이아'다.

뜨겁게 지져봐라
나는 움직이지 않는 돌덩이

 

거세게 때려봐라
나는 단단한 돌덩이 

 

깊은 어둠에 가둬봐라
나는 홀로 빛나는 돌덩이

 

부서지고 재가 되고 썩어버리는 
섭리마저 거부하리

 

살아남은 나 
나는 다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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