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곤로가 난방의 전부, 겨울 옷 없어 반팔 티셔츠 입는 조손 가정
기아대책 11월부터 난방비지원 캠페인 ‘희망온’ 열어 저소득가정, 지역아동센터 돕는다
[보도자료 전재]

“연탄 보일러도 없어서, 연탄 곤로로 겨울을 납니다. 방 안에 가스냄새가 가득 차서 문을 열어 놓고 이불을 들러 쓰고 있죠. 작년에는 문을 열어놓고 잠이 들었는데 그 사이 도둑이 들어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대구 남구에 사는 박익순(64) 할머니는 13살 된 손녀 딸과 단 둘이 살고 있는 조손 가정이다. 박 할머니네는 난방시설이 없는 월세 20만원의 상가 건물에 살고 있다. 파지를 주워서 끼니를 겨우 이어가지만, 몸이 성치 않아 겨울에는 이마저도 어렵다. 손녀 딸은 변변한 옷도 없어 반팔 티셔츠로 겨울을 버틴다. 누군가 가져다 준 코트가 추위를 겨우 가려줄 뿐이다.

이와 같이 겨울을 걱정하는 에너지 빈곤층은 120만 가구로 추산한다(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 빈곤층은 광열비 기준으로 소득의 10%이상을 에너지 구입 비용으로 지출하는 가정을 말한다. 2009년에 이미 123만 가구를 넘어섰지만 당시 정부의 ‘저소득층 냉난방 효율 개선사업’ 대상자는 7만 가구에 불과했다.

기아대책 국내사업팀 송희 간사는 “정부에서 연탄쿠폰을 발급해 주지만, 기름보일러나 가스보일러를 사용하는 가정은 도움을 못받는다”며 “지방은 나무 장작으로 겨울을 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에 기아대책은 11월부터 저소득결손가정과 지역아동센터 등에 난방비를 후원하는 ‘희망온(溫)’ 캠페인을 벌이고, 등유, 쌀, 내복, 난방기기 등을 지원키로 했다. 지난해에는 2,326가정에 난방비를, 7,780가정에 난방용품 및 난방기기 개보수, 3,590 가정에 먹을거리를 지원했다(문의 1899-0545).

* 기아대책(Korea Food for the Hungry International) | 기아대책(FHI)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1971년 설립된 국제구호단체로 한국에는 1989년에 세워졌다. 북한을 비롯한 국내외 빈곤 현장에 기아봉사단을 보내 구호개발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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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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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전기, 가스, 등유 등 가정 난방용 연료비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올랐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가계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특히 단독가구 저소득층의 경우 전기 난방기구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료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최저생계비로 겨울을 나야 하는 기초생활수급자들은 생활비는 물론이고 비용문제로 난방 사용에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기아대책은 국내 저소득 결손가정이 경제적 부담을 덜고,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2003년부터 해마다 개인기부자, 후원기업과 함께 국내 결연아동과 지역아동센터 ’행복함홈스쿨’, 영세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난방비, 난방용품, 겨울철 먹을거리 등을 지원하는 난방비 지원 캠페인‘희망온(on, 溫)’을 전개하고 있다.

2. 대상자 사례

(1) 이대규(14, 경기도 용인)

대규는 어머니와 누나, 여동생과 같이 살고 있다. 아버지는 지하수 개발관련 일을 하다가 2003년 기계압사 사고로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 당시 산재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그 일로 어머니는 우울증을 앓게 되었다. 류마티스관절염, 당뇨에 달팽이관 파손으로 경제활동을 거의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보조금으로만 살고 있어 부채가 2천만원에 달해 겨울 난방비는 꿈도 꾸지 못한다. 기름보일러를 사용하고 있어서 연탄쿠폰도 소용이 없다.

“형편이 어려워서 기름을 못 넣으니까 전기장판으로 버티고, 일주일에 한 두 시간 보일러 넣는 걸로 두 번 샤워해요. 잘 때라도 따뜻하게 해주면 싶은데 그게 힘들어요. 애들 옷도 얻어 입히는데 겨울에 칠부바지 입히고.. 딸은 후드티셔츠 하나만 사달라고 하는데 몇 만원이 없어서 못 사줘요. ‘미안해’라고 하면 애들은 ‘괜찮아요’라고 하는데 미안하고 고맙고 그래요.”

대규는 초등학교 5~6학년 때 자주 씻지 못해서 친구들에게 따돌림도 당했다. 아이를 다독여줘야 할 선생님이 고아원에 가라고 할 정도로 심한 말을 해 마음에 큰 상처도 얻었다. 그러나 중학교 입학 후 복싱에 소질을 보여 학교지원으로 복싱선수 활동을 하고 있다. 덕분에 학교 생활에 적응하고 있으며, 시합에서 좋은 결과로 가정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도 있다.

(2) 이수연(13, 가명, 대구)

“연탄보일러도 없어가 연탄난로로 겨울을 납니더. 가스냄새가 차서 문을 열어 놓고 이불을 들러 쓰고 있지요. 작년에는 문을 열어 놓고 잠이 들었는데 도둑이 들어왔습니더. 도둑한테 두들겨 맞기까지 했어요….”

대구 남구에 사는 박익선(64, 가명) 할머니는 13살 된 손녀딸 수연이와 단 둘이 살고 있다. 할머니는 스물아홉 젊은 나이에 강제 이혼 당해 혼자 살아왔다. 남편의 폭력으로 오른쪽 눈은 실명이 됐고, 차비도 없이 쫓겨나 생활에 어려움이 많았다. 두고 온 아이들을 찾겠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살았지만 다시 보지 못했다.

어느 날, 한 남자가 집으로 왔다. 첫 돌을 넘긴 수연이를 데려와 다짜고짜 열흘만 맡아달라고 했다. 낯선 남자는 할머니의 아들이었다. 아내는 어디에 있냐는 물음에 돌아온 것은 욕설뿐이었다. 아들은 그 후 한 달에 한두 번 찾아왔고 때로는 서너 달씩 나타나지 않았다. 찾아올 때는 살림을 부수고 위협해 수연이를 데리고 도망 나와야 했다.

할머니와 수연이는 점집이었던 상가 건물에 세 들어 살고 있다. 주인에게 사정해 보증금도 없이 월세 20만원에 살고 있는데, 물이 새고 문이 고장 나도 쫓겨날까봐 고쳐달라고 부탁을 못한다. 6만원이면 문을 고칠 수 있지만 할머니에겐 엄두도 낼 수 없는 돈이다.

겨울이 오면 시름이 깊어진다. 우울증, 공황장애, 고지혈증, 다리수술 등으로 들어가는 약값이 만만치 않은데, 파지를 주워서 파는 돈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몸이 성치 않은 할머니는 겨울엔 거의 밖에 나가지 못해 일감도 없다. 초겨울에 만난 수연이는 변변한 겨울옷도 없어 반팔 티셔츠에 코트 하나만 걸치고 있었다.

3. 에너지 빈곤 가구

▣ 10월 3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에너지 복지 현황분석 및 체계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소득의 10% 이상을 난방비로 지출한 ‘에너지 빈곤 가구’는 전체 12.4%로 집계됐다. 이들 중엔 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이 포함된 가구도 많았다. 에너지 빈곤 가구 중 노인 가구는 32.7%, 장애인 가구는 21.3%로 조사됐다. 특히 소득 하위 10%인 1분위 가구 중 아동 가구(155만3800원)나 장애인 가구(92만8000원)는 에너지 비용이 일반 빈곤층 평균(85만8700원)을 웃돌았지만 노인 가구의 경우 81만4200원으로 평균보다 낮았다. 보고서는 “노인이나 어린이, 장애인 등은 오래 집에 머물기 때문에 난방비가 일반인보다 많이 드는데 노인 가구의 경우 절약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추위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현재 정부에서 시행 중인 에너지 지원 정책은 보건복지부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광열비 지원과 전기?가스 요금 할인 등이 있다. 하지만 한국전력공사나 한국도시가스,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관에서 할인 혜택 등 에너지 지원을 해주다 보니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급기관의 예산이 줄어들면 지원 규모가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에너지 지원 대상 기준의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에너지 지원 정책은 가스와 전기 비용을 감면해 주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 빈곤 가구의 36.4%는 기름보일러를 사용하고 있어 정부 지원 대상에서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유나 LPG를 사용하는 가구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도시가스관이 들어오지 않는 저소득 임대가구나 계량기가 없는 가구, 난방시설 없이 전기장판에 의존하는 가구도 에너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에너지 지원이 기초생활수급자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에너지 복지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31일 “소득이 적다고 난방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며 “에너지 빈곤층에게도 기본적인 생존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가 안정적으로 보장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201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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