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마스크 대란 ▲마스크 사재기 열풍  ▲마스크 5부제 ▲약국 앞 마스크 장사진 이라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마스크 판매 2주째. 지역은 어떨까. 친분이 있는 전북 완주 이서면의 서소영 약사에 안부 전화를 거니, 주변에서 관찰되는 사회적 현상을 꺼내놓으며 이웃들이 종종하는 오해와 실제 현장에서 마주치는 안타까운 상황을 토로했다. 이튿날, 초기에 심정을 써 놓은 글이라며, 메신저로 편지가 날아들었다. 서소영 약사는 “불안 심리로 인한 개인별 선택의 차이가 있지만 의료진을 비롯해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다양한 종사자들의 마스크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말 필요한 소비인가? 되물으며 한번 더 생각하고 소비했으면 한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더불어 "여러번 빨아쓸 수 있는 나노 마스크가 개발되고 있다고 하는데 빨리 상용화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서소영 약사가 보내온 편지 전문이다.

이서지역 공적마스크 판매 안내 모습./사진 제공=서소영 약사

매일 중복 명단 확인해서 약국 앞에 줄서도 못 드린다고 써 붙이기까지

힘들었던 시간들이 지나가네요. 마스크는 없고 사람들은 2시간 전부터 줄 서있는 거 보고 있기만 해도 답답해서 숨이 안 쉬어질 정도였어요. 처음 구매이력조회 프로그램으로 판매하면서 ‘우리나라 진짜 대단하구나’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어제 오후 문자로 프로그램 관련 안내 판매지침 숙독하고 오전 9시 30분부터 판매했는데 전주 사는 후배가 메시지 보냈더군요. "누나 약국에서 사신 분 판매부적격 떠서 못 사고 나가셨어요.”

약국들마다 5, 6명씩 중복이 뜨곤 합니다. 지난주 판매하면서도 늘 같은 분들이 줄 서시고 마스크 매집하는 듯해서 답답했거든요. 오죽했으면 매일 이름과 핸드폰 뒷 번호를 쓰고 명단 중복 확인해서 약국 앞에 줄서도 못 드린다고 써 붙이기까지 했죠.

위기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대한민국의 모습 발견해

시작 첫날에는 군청에서 나와서 포스터 붙여주고 가시고, 파출소에서는 매일 오셔서 줄서신 분들 안전 관리도 해주시고 “도움 필요하면 바로 전화하세요.” 말씀해 주셨죠. 이번 일 겪으면서 힘은 들었지만 공무원, 정부에 대한 신뢰가 싹트기 시작했어요. 며칠 만에 프로그램 만들어서 뿌려주시고 상황에 따라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보면서 위기 앞에 우리나라는 더 강해지는 것 같더군요.

마스크 문의 전화와 소비자들의 방문으로 퇴근 무렵에는 녹초가 되었지만 프로그램 써보니 다음 주부터는 한결 수월할 듯합니다. 이 정도 힘든 건 현장 공무원과 의료진에 비하면 견딜만하죠. 약국생활 20년째인데 올해가 가장 드라마틱합니다.

공적마스크는 들어오는 수량 그대로 입고 잡고 판매하기 때문에 약사가 개인적으로 빼돌리지 못해요. 어제 오늘은 저도 쓸게 부족해서 아들들 줄 세워서 샀답니다.

모두들 코로나19, 잘 이겨내시길!

서소영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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