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국 알브피인 대표는 교사 생활을 그만두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인증사회적기업이자 소셜벤처인 알브이핀(RVFIN)은 사회혁신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하는 기업이다. 브랜드 기획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한다는 목표를 갖고있다. 

알브이핀은 할머니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마르코로호(MARCOROHO)를 운영하고 있다. 할머니의 자립과 경제활동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외에 다양한 사업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미혼모와 남미 여성의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크래프트링크(CRAFTLINK), 파인애플 껍질로 동물가죽을 대체하는 마리스파인애플(MARY'S PINEAPPLE), 컵 대여를 통해 미세플라스틱문제를 해결하는 슬라부(SULABOUX) 등을 인수해 사업을 확장했다. 

인수합병으로 시너지 창출

신봉국 알브이핀 대표는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를 키웠다. 그는 소셜벤처의 인수합병이 기존 소셜벤처의 단점을 극복하고 시너지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소셜벤처는 각각 장점이 뚜렷하지만, 그만큼 단점도 명확해 사업 성장에 한계를 봉착하기 쉽다.

인수합병을 통해 각각의 장점이 합쳐지면 우수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게 신 대표의 판단이다. 인수합병을 통해 장점만 합쳐내는 일은 쉽지 않다. 인수합병 후 오히려 특색을 잃는 경우도 많다. 신 대표는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알브이핀은 여성 취약계층의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두 회사 마르코로호와 크래프트링크를 따로 운영한다. 사람들은 두 회사를 합치면 더 큰 시너지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신 대표는 그렇지 않다고 봤다.

“각각 브랜드가 파급력을 갖기 위해서는 정체성이 중요합니다. 한 브랜드로 여러 메시지를 전달하면 확장성이 있을 수도 있지만, 대게는 정체성이 흐려지고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브랜드가 될 수 있어요. 힙합(멋스러운) 곳에서 백반을 팔면 망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섣부른 합병이 기존 브랜드 정체성을 헤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여기서 알브이핀의 핵심인 ‘브랜드 기획’ 능력이 드러난다. 알브이핀은 단순히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사업을 하는 기업이 아니다. 알프이핀은 브랜딩 에이전시를 담당하는 ‘프롭’을 통해 회사 내 브랜드들을 관리하고 키워낸다. 브랜딩 에이전시 프롭을 중심으로 각각의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한다.

동시에 각 브랜드를 알브이핀이라는 회사로 묶어낸다. 지금까지 알브이핀은 각 브랜드의 기획과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에는 각 브랜드를 알브이핀이라는 하나의 회사에 소속된 브랜드라는 사실을 알리고 공통된 정체성을 찾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업으로 사회 문제 해결 시도

알브이핀은 사회 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다. 신봉국 알브이핀 대표는 “알브이핀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관심있는 사회문제를 먼저 정하고 그 문제를 사업으로 해결할 방법을 고민한다”며 “이것이 알브이핀의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크래프트링크, 마리스파인애플, 슬라부 등을 인수한 이유도 각 브랜드가 해결하려는 사회문제의 중요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다만 해결하고 싶은 사회문제가 있더라도 무턱대고 사업에 뛰어들지는 않는다. 만약 경쟁력 있는 사업 모델이 보이지 않는다면, 과감히 사업을 포기하고 기부 등 다른 방법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현실적이인 방법을 선택한다.

마르코로호에서는 할머니들의 수공예품을 판매하고 있다./사진=마르코로호 홈페이지 캡쳐

지금까지 알브이핀은 사회적가치를 꾸준히 추구해왔다. 가장 눈에띄는 성과는 마르코로호에서 일하는 할머니들의 변화다. 할머니들은 일을 시작하기 전 하루 대부분을 동네 노인정에서 보냈다. 잘 나오지도 않는 TV를 보면서 시간을 때우곤 했다. 할 일이 생기자 할머니들은 생기를 되찾았다. 금전적인 수입도 할머니들에게 큰 도움을 줬지만, 자신들에게 일자리가 생기고 더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자존감이 많이 높아졌다.

크래프트링크에서 일하는 미혼모들도 양육에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고 자존감도 많이 회복했다. 이들 중에는 수공예품 제작자를 넘어 수공예품 제작 방법을 가르치는 강사가 된 경우도 있다.

현재 마르코로호에는 16명의 할머니가, 크래프트링크에는 미혼모 6명과 남미여성 30명이 일하고 있다. 3월 신규 채용을 통해 직원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마르코로호는 매출액의 10%를 할머니 일자리 창출 지원에, 영업이익의 25%를 기부하고 있다. 

브랜드로 모두 해결할 수는 없지만, 과심 유도 계기 될 것

사회 문제마다 브랜드를 만들어 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알브이핀에도 한계는 명확하다. 어느 문제 해결에나 도전할 수 있지만, 그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렵다. 신 대표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회사 하나가 모든 사회 문제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우리의 시도는 사회문제 해결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알브이핀의 도전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신 대표는 취약계층의 일자리 문제 해결만을 위해 사업을 시작하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도 사회문제마다 이를 해결하는 브랜드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교단에서 내려와 할머니 곁에서 첫 사업을 시작했던 그는 앞으로 사업 계획에 대해 “일단 지금 사업이 안정되고 나면, 아이들 교육 문제에도 힘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할머니, 미혼모, 저소득 남미여성, 동물가죽, 미세플라스틱 그리고 교육까지 해결에 도전하려는 모습에서 왜 신 대표가 ‘브랜딩’이라는 방법을 선택하게 됐는지 그 이유를 엿볼 수 있었다. 한 가지 주제에 묶이기에 그가 마음에 담은 사회문제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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