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RB)가 금리를 인하하고 금을 매입했다. 하지만 월요일 세계 증시는 하락했다. 루치르 샤르마(Ruchir Sharma) 모건스탠리 신흥시장부분 총괄사장은 16일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12년 전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게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기업의 부채비율이 2008년 위기 때보다 높아졌다. 많은 기업들은 현금흐름이 갑자기 중단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인적이 드문 공항, 빈 열차, 그리고 손님이 줄어든 식당들의 절망적인 모습을 보면, 이미 경제활동에 큰 타격이 온 것으로 보인다. 유행성 전염병이 오래 지속될수록 '좀비 기업'들의 채무불이행이 연쇄적으로 일어나 금융위기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그동안 전염병의 피해는 3개월 이상 지속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한 세기에 한 번 유행하는 기록적인 유행병이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2008년 처럼 기업의 자금난이 금융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왜일까?

1980년경부터 금리가 하락했고 금융규제도 완화돼 대출이 쉬워졌다. 이로 인해 세계적으로 부채가 빠르게 증가했다. 지금은 2008년 위기 직전의 세계경제 규모보다 3배 이상 늘었다. 경제 규모가 확대되고 은행들은 갈수록 느슨해졌고, 자금 사정이 의심스러운 기업들에 대한 값싼 대출도 늘었다. 오늘날 세계의 부채 부담은 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기업의 부채 수준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5%에 달한다. 2008년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16조 달러 규모의 기업 부채 시장에는 좀비기업을 포함해 잠재적인 문제 기업들이 많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미국 내 상장기업의 16%, 유럽의 10% 이상이 좀비기업이다. 특히 광업, 석탄, 석유와 같은 산업에서 좀비기업이 많다. 이로인해 미국 경제의 중요한 원동력인 셰일 석유 산업에 격변이 올 수 있다고 샤르마 사장은 분석했다. 

좀비기업만이 문제가 아니다. 한 사모펀드가 소유한 미국 회사의 부채는 연간 수익의 6배에 달한다. 신용평가기관이 '쓰레기(junk)'라고 여기는 것의 2배나 된다. 또 교통, 레저, 자동차, 석유 산업 등 코로나19에 의해 영향을 받은 산업에서 부채 스트레스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을 노리고 재정적으로 불안한 기업의 채권을 산다. 지난주까지 투자자들이 석유회사 정크 채무에 요구했던 프리미엄은 거의 불경기때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이 위축되면 투자자들은 지출을 줄이고, 경기는 둔화된다. 금융 시장이 클수록 '부실효과'는 더 크다. 1980년 이후 세계 금융시장은 2008년 세운 종전 최고치보다 4배 가까이 성장했다. 월가에서 부실채권 매수자들은 여전히 최악의 상황이 빨리 지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 이들은 미국 뿐만아니라 세계 모든 국가가 취약 기업에 대해 지원해야한다고 요구한다. 

샤르마 사장은 무엇을 어떻게 하든 결과는 이제 코로나바이러스가 얼마나 빨리 종식되는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지금처럼 계속 퍼질수록 좀비들이 죽어가기 시작하여 시장을 더욱 침체시키고 금융 시장에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당면한 경기침체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1조 달러 규모의 자금을 가계와 기업에 직접 지불할 계획을 밝혔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보도했다.

※참고

This Is How the Coronavirus Will Destroy the Economy

U.S. Seeks to Send Checks to Americans as Part of Stimulus Pack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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