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은은 '릴라씨' 캐릭터를 보자 "아이가 좋아한다"며 반가워했다.

꽃망울이 막 터지는 봄, 서울 성동구 서울새활용플라자에 위치한 ‘에코파티메아리’에서 배우 이세은 씨를 만났다. ‘에코파티메아리’는 아름다운가게가 론칭한 업사이클(upcycle) 디자인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다.

평소에도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이용한다는 그는 진열된 제품을 살펴보며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탄생한 재활용 제품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아이가 ‘릴라씨’를 너무 좋아해요.”

이세은 씨가 유독 관심을 보인 것은 아름다운가게 대표 캐릭터 ‘릴라씨’. 환경파괴로 멸종 위기에 놓인 고릴라를 모티브로, 헌 옷을 재활용해 만들었다. 그는 “릴라씨는 천이 부드럽고 손으로 집고 놀기 편하게 디자인 돼 아이가 너무 좋아한다”며 이 캐릭터를 살폈다. 그는 릴라씨 외에도 에코파티메아리의 가방, 파우치 등 소품도 자주 이용한다. 재활용으로 만들어진 제품이지만 가죽이나 청캔버스로 만들어 사용이 편하고 디자인도 예뻐서다.

인기 얻고 찾은 봉사현장 “나눔의 의미 느꼈죠”

부모님 덕분에 나눔과 봉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이세은 씨. 어머니는 봉사를 통한 나눔의 기쁨을 알게 해 주었고,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아버지의 영향 등으로 자연스레 나누는 삶에 동참하게 됐다.

그는 지난 2002년 방영한 드라마 야인시대에 출연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드라마가 끝나자 어머니는 이세은 씨를 데리고 봉사현장을 찾았다. 그는 “드라마 종영과 동시에 어머니와 지방 복지재단에서 봉사활동을 했다”면서 “팬들과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봉사하는 방식으로 팬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제가 어린나이에 갑작스럽게 인기를 얻다 보니, 어머니께서는 '그럴 때 일수록 겸손한 마음으로 주변을 살펴야 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이세은 씨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나누는 삶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아름다운가게와 함께한 7년 “일상적인 나눔, 행복 느껴”

“아름다운가게 홍보대사가 된지 얼마안되서 제가 직접 기획해 기부바자회를 열었어요. 업체와 기부처도 제가 직접 정했고요. 수익금은 어린 자녀가 있지만, 당장 생계를 꾸릴 수 없는 중증암환자에게 전달 됐는데, 정말 보람되고 행복했어요.”

이세은 씨는 7년동안 홍보대사를 하며 아름다운가게가 추구하는 가치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기부바자회 때 아름다운가게는 단 1%의 수익도 취하지 않으며 바자회가 잘 될수 있도록 지원해 줬다. 수익금도 투명하게 공개해 환자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갈 수 있었다. 그때 감동을 많이 받았다”며 오랜시간 함께해 온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그는 새 것이지만 자신에게 필요없는 물건이 생기면 누군가에게 유용하게 사용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적극적 기부하고 있다.

“가장 많이 기부하는 품목은 아이용품과 의류(옷·신발)에요. 방송을 위해 구매했지만 한번 입고 말거나, 결혼과 출산을 하면서 사이즈가 안맞게 된 옷을 많이 꺼내놓죠. 제가 기부할 물건을 내 놓으면 남편도 자신이 기부하고 싶은 물건을 꺼내놓더라고요.”(웃음)

배우 이세은에게 나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나눔을 통한 이익이 순환하는 것 같다”고 했다. 나의 도움과 소통으로 상대방이 기뻐한다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 그는 “입지 못하는 옷이나 쓰지 못하는 물건을 그냥 내버려 두면 짐이 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면서 “나누고 봉사하는 행위야 말로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같다”고 말했다.

이세은 씨는 아름다운가게 홍보대사로 7년째 활동중이다./ 사진=아름다운가게

“더 다양한 방식으로 나누고 싶어요”

'나눔'은 단지 가지고 있는 물건이나 돈을 나누는 것만이 아니다. 이세은 씨는 자신이 가진 '연기자'라는 능력으로 또 다른 나눔 활동을 꿈꾸고 있다. 그는 “하루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었는데, 저와 아이 주변에 다른 아이들도 앉아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적이 있다”면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이나 책을 읽어주는 활동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방송에도 출연이 예정돼 있다. 제작진이 그가 지금껏 해 왔던 아름다운가게 활동을 보고 접근했다는 후문. 이세은 씨는 “jtbc의 ‘유랑마켓’이라는 프로에 출연할 예정이다. 프로그램 성격이 집안을 차지하고 쓰임 없이 잠들어 있는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라며 “취지가 좋아서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서울새활용플라자에 입점돼 있는 에코파티메아리에서 배우 이세은이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더불어 사는 세상, 아끼고 나눠야죠”

인터뷰 말미 이세은 씨는 아이에게도 나눔과 봉사의 의미를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부모님이 나에게 가르쳤던 것 처럼 나도 아이에게 나누는 삶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늘 저에게 나누는 삶을 강조 하셨어요. 저도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 하고요. 세상은 하루만 살고 끝나는 것이 아니잖아요. 모든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곳에서 아이들도 서로 아끼고 나눠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싶어요.”

앞으로도 주부이자 배우로,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 싶다고 말하는 배우 이세은. 누군가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봉사나 나눔을 결심하게 된다면 굉장히 기쁠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저는 아이돌도 아니고, 평범한 주부이지만, 저의 모습을 통해 누군가가에게 ‘나눔의 가치’를 알 릴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건 없을 것 같아요”(웃음)

이세은 씨가 지난 1월 4일 아름다운가게 그물코센터에서 열린 아름다운 나눔보따리 패킹 작업에 참여했다./ 사진=아름다운가게

사진. 이우기(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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