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상반기 취업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정부는 공무원 시험을 줄줄이 연기 했다. 3월 28일, 29일로 예정됐던 국가직 9급, 5급 공무원 시험이 각각 4월, 5월로 미뤄졌다. 전국 지자체 공무원 시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기도는 3월 28일 예정이었던 1회 지방공무원 경력경쟁임용시험을, 서울시는 1차 지방직 공무원 시험을 4월로 미뤘다. 미뤄진 시험들은 정확한 시험 날짜도 정해지지 않았다. 

대기업도 상반기 채용을 일단 미루자는 분위기다. 구인·구직 사이트 인크루트에 따르면 삼성, LG, 현대·기아차는 공채 연기를 검토 중이고, CJ NH농협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은 잠정연기 상태다. 한화, GS는 일정을 정하지 못 했다. 이외에 국내 대형 공기업과 대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사진=홈페이지 캡쳐

토익은 2월 29일, 3월 15일 시험이 취소됐고, 다음 시험인 3월 29일 시험은 연기를 검토 중이다. 탭스는 3월 21일 시험이 3월 28일로 연기됐다. 대한소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컴퓨터활용능력시험과 워드 시험은 지난 3월 1일~ 14일 중단되었다가 최근 31일까지로 중단 기간이 연장됐다.

상반기 채용 시장이 축소되자.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무원 준비하는 국각공무원 9급 시험을 준비하는 A씨는 시험 한 달을 앞두고 공부 강도를 높이는 등 시험일에 맞춰 준비를 해왔다. 코로나19로 시험이 연기 되면서 공부 패턴이 흐트러지고 에너지를 미리 소진한 느낌을 받았다. A씨는 “상황을 보면 연기가 맞지만, 개인적으로는 일정을 시험 날짜에 다 맞춰놨기 때문에 연기가 안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 한다”며 “현재는 시험 일정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 공부량을 줄이고 잠시 체력을 보충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인턴십에 지원한 B씨도 걱정이 많다. B씨가 지원한 인턴십은 지원 기간이 한 달가량 연장됐다. 토익, 토플 등 영어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 연기되자, 지원 서류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지원자가 생겨난 탓이다. 일단 인턴십은 연기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이 멈추지 않으면 인턴십 진행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 B씨는 대책이 있냐는 질문에 “그럼 저 어떡하죠?”라고 되물었다.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태다.

대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C씨는 한 곳에만 원서를 넣었다. 희망하는 기업 중 공채를 공지한 기업이 하나뿐이었다. C씨는 취준생이 된 지 1년도 되지 않아 마음에 여유가 있지만 주변 사람들은 사정이 다르다고 했다. C씨는 “오랜 기간 취업을 준비한 사람은 큰 스트레스를 받고있을 것”이라며 “주변에서 인턴에 합격했다가 취소 통보를 받은 친구들도 봤다”고 취준생이 겪는 어려움을 설명했다.

취준생은 갑자기 늘어난 시간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공채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언제라도 공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취업실전전략 저자인 김유천 역량디자인 연구소 대표는 “취준생들이 혼란을 속에서도 여유로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이 기회를 자신의 직무와 회사를 분석하는 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대표는 “현재 기업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화상면접, AI면접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런 면접에 익숙하지 않은 취준생들은 면접에서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 있어 AI면접 테스트 등을 활용해 새로운 면접에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취업 컨설팅 전문 기업 ㈜이커리어의 홍준기 대표는 “사태가 장기화 되더라도 기업에서 화상면접 등을 준비하고, 포스코 등 일부 기업에서 선제적으로 채용공고를 올리는 등의 움직임이 있어 예상보다 어려움이 적을 수 있다”며 “언택트 면접을 비롯한 기존 준비를 꾸준히한 취준생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대구·경북을 비롯한 지역에서는 혹여나 코로나19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을까 걱정하는 취준생이 많은데 위축되지 말고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대기업 관계자는 “공채 일정은 코로나19 추세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 제기된 화상면접과 온라인시험을 통한 공채 진행 의견에 대해서는 “화상면접과 달리 온라인 시험에 응시자 확인에 어려움이 커 시행되기 어렵다”며 “다만 상반기 채용 인원 축소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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