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0일 기준 확진자는 7513명이다. 정부가 앱을 통해 관리한다는 자가 격리자는 3만 명이 넘는다. 자가격리자들은 14일이 지나 격리해제가 될때까지 집에 머물러야 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확산되면서 재택근무를 하는 기업이 많다. 자가격리자는 아니지만 어쩔수 없이 방에서 나오지 않는 ‘방콕족’이 많아졌다.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장기화면서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방콕족이 늘었다. 코로나19 관련 정신 상담이 가능한 국립정신건강센터에는 한 달 동안 2만 6천여 건에 달하는 상담 의뢰가 들어왔다. 격리자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국립정신건강복지센터에 따르면 내담자 중 많은 이들이 실내생활에 답답함과 우울감을 느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센터 상담원은 “특히 노인분들의 상담 신청이 많고 이 중에서도 실외활동이 제한되자 우울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며 “실외활동 제한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자가격리자, 자발적 방콕족이 늘어나고 이들이 겪는 정신적 어려움이 발생함에따라 이들의 정신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졌다. 그 방법을 정신의학회의 성명서와 정부의 지침, 정신의학과 전문의 장창현 살림의원 원장(이하 장원장)과, 정신과 전문의 박한선 의사(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강사)의 조언을 위주로 살펴봤다. 

마음의 병을 인정하기

정신건강 유지의 시작은 ‘마음의 병을 인정하기’부터 시작된다. 장원장은 “일단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잘 살피고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내 마음이 불안한지, 우울한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신의학회에는 감염병에 대한 스트레스 반응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으로 스트레스 상황을 부정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유는 명료하다. 마음의 병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치료가 시작될 수 있고 치료 효과도 좋기 때문이다.

치료 방법이 거창할 필요는 없다. 기분전환을 위한 간단한 스트레칭부터가 치료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혼자서 해결이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코로나19 정보는 믿을만한 곳에서, 절제된 방식으로 수용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기 어려워지고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뉴스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코바코가 3월 10일 발표한 소비자행태조사(만20~59세 남녀 1000명 대상,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6%가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과도한 양의 보도에 노출된 시민 중 일부가 스트레스와 불안감 증폭을 느끼고있다. 요즘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는 만 23세 A 씨는 “최근 집에 있으면서 계속 TV를 보면서 코로나19 공포증이 생겼다”며 “알려진 예방대책보다 더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큰일이 생길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장원장은 “지나치게 많이 소셜미디어(SNS)와 뉴스를 확인하는 건 불안을 높이고 스트레스 지수를 높일 수 있다”며 “하루에 한 번 정도만 믿을만한 소식통을 통해 코로나19 관련 상황을 확인하고, 각종 앱의 알람은 잠시 꺼두셔도 좋겠다”고 조언했다. 

박한선 의사는 “과거 메르스 때도 그렇고, 지금도 과도하게 부정적인 정보를 접촉해 실제 위험성을 오판하고 불안감이 가중된다”며 “정확한 정보를 최소한도로 받아들여야 정신건강 유지에 이롭다”고 조언했다. 

정신의학회에서는 성명서에서 “공인된 언론을 통한 정확한 정보를 숙지하되 지나치게 뉴스를 보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가족간 갈등 줄이고 1인 가구는 소통은 유지해야

방콕족 확산으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잠재됐던 가족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장 원장은 이를 막기 위해 “가장 기본은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라며 “집안일 분담, 같이 장보기 등의 공동체 생활을 강화하면서도 각자의 생활 영역과 시간을 존중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한선 의사는 “기존에 문제를 회피하던 가정이라면 현재 상황에서는 갈등을 회피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이 기회에 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계기를 만들면 좋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는 발상이다.

1인 가구는 가족이나 믿을만한 친구와의 소통을 늘려야 한다. 얼굴을 맞대는 시간이 줄더라도 SNS, 전화 등으로 소중한 사람들과 연결된 느낌은 큰 힘이 된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타인과의 소통 시에는 코로나19 사태에 너무 몰두하여 이에 대한 불안과 염려만 주고받지는 않아야 한다. 어르신에게는 관심이 필요하다. 박한선 의사는 “어르신들은 전자기기 사용에 어려움이 많아 상대적으로 고립감이 클 수 있다”며 “가족들이 평소보다 신경을 써서 주기적으로 안부를 묻고 연락을 유지할 필요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자발적 방콕족에게는 산책이 필요해

확진자·자가 격리자 제외한 자발적 방콕족에게는 산책이 필요하다. 장원장은 “적당한 활동과 운동은 기분에 활기를 더할 수 있고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한다고 공원 산책까지 자제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박한선 의사도 “감염병이 전파되는 곳은 밀폐된 공간일 가능성이 높고, 적절한 신체활동을 유지하는 것은 정신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며 장원장과 의견을 같이했다. 타인과의 거리를 1m 정도 두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걷는다면 감염병 확산 방지를 막으면서도 정신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 불안 등의 어려움으로 심리상담이 필요한 국민은 국가트라우마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지역 상담센터 등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사진=국가트라우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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