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들뜬 새내기로 가득할 대학의 3월이 텅 비었다. 교육부의 권고로 대부분 대학이 개강을 16일로 연기했고 개강 후에도 온라인 강의 등 재택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업 방식과 학사 일정이 바뀌면서 신입생부터 재학생, 대학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강이 연기되면서 3월 대학은 고요함으로 가득하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학의 분위기는 물론 학사 일정, 수업 방식까지 바뀌었다.

‘시작도 전에 끝나 버렸다’ 20학번 새내기의 홀로서기

부천시 소재 대학에 20학번으로 입학하는 서모씨(20)는 며칠 전 수강 신청에 도전했다. 학교 공지를 보고 혼자 도전한 결과는 좋지 않았다. 학교에서 모임을 자제하라는 지침으로 선배를 만날 수 없었다. 서 씨는 망한 시간표를 손에 들고서 '1년 재수해서 새내기 다시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새내기들의 마음은 한 마디로 ‘김빠진 상태’다. 서 씨는 “하나뿐인 새내기 시절이 시작도 전에 끝나버렸다”라고 말했다. 입학식과 MT 등 모든 행사가 취소되고 다른 신입생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는 “4월이 돼서야 학교에 가는데, 친구 사귀기 어려울까 걱정”이라고 고민을 드러냈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 총학생회 관계자는 “많은 대학이 3월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며 “앞으로 일정에 대해 학교 측과 계속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건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새내기들을 위해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집값, 등록금 부담에 교환학생까지’ 재학생은 머리 아프다

서울 소재 한 사립대학에 재학 중인 이모씨(22)의 자취방은 애물단지가 됐다. 방을 미리 구해놨지만 3월간 학교에 갈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 씨는 “사이버 강의가 시행된다면 등록금이라도 깎아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에 따르면 다수의 학생이 개강연기와 원격수업 동안의 등록금을 감면받기를 원한다고 나타났다. 지난 2일 공개한 전국 대학생 1만2613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매우 필요하다'에 답한 대학생은 7547명(59.8%), '필요하다'는 3023명(24%)이었다.

하지만 교육부 관계자는 전대넷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법적으로 등록금 부분 반환은 어렵다"며 "교육부는 질병관리본부에서 내려온 권고사항을 전달할 뿐 세세한 부분까지 요구할 수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학의 해외 길도 막혔다. 대부분 1학기 중국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전면 취소됐다. 일본과 유럽 등에서도 교환학생을 거부하는 외국 대학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동국대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A씨는 “2학기 교환학생 지원자들은 이번에 전화면접을 봤다”며 “가더라도 인종차별 등 좋지 않은 기억만 남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이버 강의 대책 어떻게 마련해야 하나’ 대학의 고심

2월까지 방역에 바쁘던 대학들이 이제 사이버 강의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원격수업이 진행되는 일은 거의 처음이라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청주대학교 관계자는 “대부분 대학이 개강 연기 후 2주간 원격 강의를 한다”며 “바이러스 전파 추이를 지켜본 뒤 추가 운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부족한 수업 일수는 “보강 수업을 통해 학사일정이 마무리되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이 원격수업을 준비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먼저, 교수가 사무실 등에서 직접 콘텐츠를 촬영하는 방법이 있다. 강의실이나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면 교내 장비를 이용할 수도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교수의 강의를 실시간으로 촬영해 송출하는 방식이 꼽힌다. 동국대학교는 WebEx 프로그램을 활용해 실시간 원격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학 원격수업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따로 없어 교수 사이에서 난감하다는 소리도 나온다. 김재구 명지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온라인 강의에 익숙하지 않은 교수님들은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며 “서버 관리 등 하드웨어적인 부분에서도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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