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기
[편집장 레터]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기
  • 이로운넷 =신혜선 편집국장
  • 승인 2020.02.29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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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났고, 이런 일은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다 바이러스와 사는 방법을 고민해야하는 판인데 사람들이 함께 살 방법이 없겠는가. 사진은 추운 겨울을 뚫고 나온 복수초/사진제공=조영학 번역가

“모든 국가가 스스로 던져야 할 중요한 질문 몇 가지가 있다. 첫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해 준비돼 있나? 발병했을 때 무엇을 할 것인가? 격리 시설은 준비돼 있나? 의료용 산소와 인공호흡기 등은 충분한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2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연 언론브리핑에서 던진 질문이라고 합니다.

적어도 이 질문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들은 충분히 답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질병관리본부는 매일 오전 9시, 오후 4시 기준, 검사 숫자부터 확진자와 음성판정자 그리고 사망자 숫자를 공개하면서 대처상황을 전 국민에게 브리핑합니다. 이미 많은 외신이 앞 다퉈 한국의 빠른 대처에 대해 경의를 보내고 있습니다. 

ABC 뉴스는 지난 27일자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대량검사 프로그램, 우수한 공중보건인프라 방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구요. 뉴욕타임즈는 앞선 25일 기사에서 “한국, 위기억제 효과 후 세계 본보기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관련기사]

한국의 코로나19 대량검사 프로그램, 우수한 공중보건인프라 방증

한국, 위기억제 효과 후 세계 본보기 될 것


안심해선 안 되지만, ‘타의추종 불허’라는 식상한 문구가 저절로 나옵니다. 시쳇말로 "질병관리본부가 뼈를 갈아넣고 있다"며 속도전으로 대응하는 방역당국에 대한 칭찬이나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느는 게 아니라 찾는 숫자가 빠른 것"이라는 어느 의사의 말에도 백번 공감이 갑니다.

코로나19를 ‘정치’로 보는 분들도 있지만 생명으로 보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쇼쇼쇼’는 여전하지만, 대구 환자를 받겠다는 지자체장의 결단은 쇼쇼쇼가 아니죠. 헌법까지 운운하지 않아도 종교의 자유는 지켜져야 하지만, 꼭 지금 거리로 뛰쳐나가야할까요. 굳이 모여서 기도를 해야할까요. 한국 천주교회는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16개 모든 교구는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를 중단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 236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죠. 불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전히 정부 정책만 비난하면서 ‘입 진단’ 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대구지역이 대한민국 어느 지역보다 위급하니 거기로 달려가는 의료진은 1천명에 육박합니다. 정부 감시역할을 내세워 자극적 메시지와 공포 조성에만 열 올리며 죽어도 '우한코로나'를 고집하는 미디어가 있는 반면, 질병관리본부를 격려하고 이 난국을 함께 극복하기 위한 온 국민의 노력을 중요하게 보도하는 미디어도 있습니다. 

개인은요? 개인 방역에 어느 때보다 철저합니다. ‘착한 건물주’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가 격리로 인내하는 지역 분들을 위해 멀리서 꽃송이를 보냅니다. 한파를 맞은 화훼농가를 살리고, 갇힌 이의 마음을 위로합니다. 연일 격무에 시달리는 질병관리본부의 공무원들에겐 쿠키가 배달되고, 보육원에는 수제 마스크도 배달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데, 기사 올렸다는 보고를 받고 편집기를 보니 오산시 마을기업 잔다리마을공동체에서 대구시에 2500만원 어치 ‘두유’를 보냈다는 내용입니다. 대기업의 수십억원, 몇백억원의 성금과 비교할 수 없지만, 이 분들의 2500만원은 그 이상입니다. 대구에서 고생하는 의료진에게 무료로 숙박을 제공하겠다고 나선 사회적기업이 있는가 하면, 대구 지역 사회적기업들은 김밥을 말아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습니다.

‘너나 잘하세요’ 말고, ‘내가 잘 하겠다’는 분들이 행동으로 보여주니, WHO 사무총장의 질문에 대한 대한민국의 답은 정부만이 아닌 시민까지 하고 있는 셈입니다. 

“공포의 시기가 아니라,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고 생명을 구하는 조처를 할 때다.” 

세계를 향한 WHO의 제언은 맞습니다.

우리는 이미 다양한 바이러스와 살아온지 오래입니다. 어찌보면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난 상황이고, 이런 일은 앞으로도 반복될 겁니다. 바이러스와 사는 방법. 바이러스가 까불지 못하도록, 까불 때를 대비한 더 단단한 방역시스템이 필요하지만, 시스템만으로는 안됩니다. 정부도, 공공기관도, 대기업도, 시민도 대책없는 비난을 하는 대신 “각자 잘 하겠습니다”를 외칠 때입니다, 적어도 지금은.

숙제는 계속될 겁니다. 올 1분기 사업이 사실상 '올 스톱' 될 소상공인, 영세한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은 큰 일입니다. 애는 타지만, 같이 살 궁리를 합니다. 바이러스와도 같이 사는 마당인데, 이웃과 함께 사는 방법을 포기할 순 없는 노릇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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