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지역 자활센터와 사회적기업 휴먼컨스가 코로나19 이후 지역 아동센터에서 무료 방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사진=수원시

코로나19가 지역 단위의 돌봄서비스에 제동을 걸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격리조치 등이 그동안 제공돼 왔던 돌봄 서비스에도 공백을 만들었다. 집에서 돌봄이 가능하면 다행이지만 맞벌이 부부, 홀몸노인, 취약계층 등 가족을 돌볼 사람이 없는 사람들은 하루하루 상황이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동들은 어쩔 수 없지만, 노인돌봄은 다르다. 노인 대상으로 서비스를 진행하는 기업(기관)은 대부분 그대로 서비스를 진행하는 분위기다. 상황은 긴급하고 위험하다. 대면접촉을 최소화 하고, 소독제와 마스크 착용을 준수한다. 그럼에도 돌봄이 중단되면 생존을 걱정하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노인들도, 돌봄서비스 제공업체도 중단할 수 없다. 

#돌봄 절실한 노인들…“서비스 그대로”

성동돌봄센터는 코로나19 이후 4~5명 정도가 서비스를 중단했다. 성동돌봄센터 관계자는 “워낙 거동이 불편하고 돌봄이 필요한 분들이어서 계속해서 돌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도 그대로 돌봄을 진행한다. 김초환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부이사장은 “재가 서비스 등 약정된 부분은 정상적으로 운영한다. 다만, 자원봉사자들은 일시적으로 활동을 멈췄다”고 말했다.

도시락 배달 등 생계와 연관된 서비스는 계속 진행하되, 대면접촉은 피한다. 김 부이사장은 “최근 감염 예방을 위한 내부 지침을 마련하고 돌봄 서비스를 받는 노인이나 장애인 가구의 집을 소독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들은 당장 돌봄이 중단되면 식사와 생활비 등을 해결할 방법이 없어 생존을 위협 받게된다. 노인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소독제와 마스크 착용을 준수한채 계속해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이 있어도 생활이 불가능한 분들은 돌봄을 거절하지 않죠. 혼자 생활이 가능하거나, 가족의 돌봄이 가능한분들은 간헐적으로 서비스를 중단 하기도 하고요” (민동세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이사장)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도 코로나19로 돌봄을 중단한 사례는 많지 않다. 민동세 도우누리 이사장은 “노인돌봄서비스는 매일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아 정부 매뉴얼에 따라 유선으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강원도 원주는 돌봄 공급과 수요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박준영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특별한 변화 보다는 감염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방문 서비스 등 환자를 접할 때마다 감염 예방 교육을 하고, 의료진의 안전에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중단된 '아동돌봄'

아이들은 상황이 다르다. 당초 3월 2일에 예정돼 있던 국내 2호 협동조합유치원 아이가행복한사회적협동조합 개원식이 미뤄졌고, 지난 2월 24일 오후 4시 폐쇄조치를 통보받아 25일부터 출입을 금하고 있다. 장성훈 아이가행복한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본래 유치원이 '목동이음터'라는 동탄 문화센터에 입주할 예정했는데, 폐쇄조치됐다”면서 “아이를 맡길 곳 없는 맞벌이 부모들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그는 “코로나19에 대비한 긴급돌봄까지 준비해 놨는데, 폐쇄조치 이후 나 조차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지금 아이 유치원이 휴원한 상태라 휴가를 내고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있어요.”

A협동조합 관계자는 아이를 돌보기 위해 휴가를 냈다고 전했다. 방과후 돌봄을 진행하는 사회적경제기업도 서비스 중단은 이어지고 있다. 강서구 마을기업 모해교육협동조합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상황. 최정희 모해교육협동조합 대표는 “2월 초부터 현재까지 수업을 진행하지 않아서 한달이 넘는 기간동안 수입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수입이 없는 상태로 돌봄을 계속한다면 고정비가 계속 지출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서비스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는 행복한학교희망교육협동조합은 당장 이번주만해도 사업관련 미팅이 모두 취소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고태훈 행복한학교희망교육협동조합 이사장은 “코로나19 때문에 개학이 늦춰지고 유치원이 휴원하다보니,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를 맡길 사람이 없다. 부부가 번갈아 가면서 휴가를 내며 아이를 돌보고 있다”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전했다.

그는 “만약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도 그 안에서 확진자가 발생되면 더 큰 문제로 확장될수 있다. 대체돌봄을 하더라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공공일자리 모집을 통해 코로나19 대응 작업에 투입한다.(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사진=서울시

#노인 취약계층 주로 이용하는 무료급식 끊기고 일자리 중단돼 '생계 위협'

코로나19로 인한 가장 큰 문제는 그동안 노인들에게 제공됐던 무료급식 등 식사돌봄 서비스 중단이다. 무료급식은 대부분 취약계층 노인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상황은 더 심각하다.

B노인복지관은 매일 250여명의 노인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했지만, 최근 집단감염 우려로 급식을 중단하고 주 1~2회 레토르트 식품을 배분하고 있다. 복지관 관계자는 “노인들 중에는 혼자 살거나, 자녀가 있어도 오히려 노인이 자녀를 돌봐야 하는 취약계층들이 많다”면서 "레토르트 식품으로는 식사가 부족하고, 영양이 충족되지 못해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은 건강에 문제가 생길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기초 노령연금을 받는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노인일자리도 전면 중단 되면서 생활비(27만원)도 걱정거리다. 복지관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정부에서 일을 중단돼, 노인들은 한달 생활비를 벌기 위해 지저분한 마스크를 쓰고 폐지를 주으러 나간다”면서 “생활비가 없다며 우는 노인들도 있는데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가장필요한 것? 마스크!”

노인돌봄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마스크다. 취재를 위해 접촉한 대부분의 (노인)돌봄 기업·기관에서는 마스크를 구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B복지관 관계자는 “취약계층 노인들은 마스크 조차 제대로 구하기 어렵다. 어쩌다 정부에서 1인당 1~2장의 마스크를 지급하면 마스크가 새카매 지도록 쓰고 다니고, 일회용 마스크를 빨아서 쓰기도 한다”고 열악한 상황을 전했다.

성동돌봄센터 관계자는 “서비스를 제공할때 착용하는 마스크를 구할수 없다는게 문제다. 센터 자체적으로 마스크를 구매하려 해도, 구하기 어려워 돌봄종사자 모두 개인적으로 구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민동세 이사장 역시 “질병관리본부 코로나19 대응지침을 잘 지키려고 하지만, 기본적인 매뉴얼인 마스크를 구하는 것 조차 어렵다”며 “마스크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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