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사회적경제 기업을 지원하는 (사)커뮤니티와경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설명회 및 내방 상담을 중지하기로 했다./사진제공=(사)커뮤니티와경제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24일 오후 4시 기준 전국 833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지역사회로 감염병이 확산하면서 사회적경제, 도시재생, 청년모임 등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설명회, 상담회, 프로그램 등 크고 작은 모임 및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취소되고 있다. 

지난 주말 확진자 수백 명이 발생한 대구?경상 지역에서는 다중이 모이는 대부분의 행사를 중단하는 분위기다. 24일 오후 4시 기준 총 483명의 환자가 확진된 대구광역시는 그야말로 시 전체가 초비상 상태다. 

대구에서 사회적경제 기업을 지원하는 (사)커뮤니티와경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시적으로 모든 설명회 및 내방 상담을 중지한다. 예상 기간은 2월 24일부터 3월 6일까지”라고 밝혔다.

커뮤니티와경제 측은 “확진자가 급작스럽게 다수 발생하면서 대구 내 개별 사회적경제 기업이 현재 어떤 어려움에 처해있는지 직접 묻기 어렵고, 기업들이 당장 어려움을 호소해오는 상황도 아니다”라며 “일단 협의회, 업종별 대표 등에 연락해 코로나19 여파 상황을 파악하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취합한 다음에야 향후 대책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남 함양에서 지리산권에 위치한 지역사회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지리산작은변화센터’도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지역 주민들의 모임을 전부 취소했다. 이은진 지리산작은변화센터 활동가는 “지난 주까지 큰 규모의 행사는 취소돼도 작은 단위의 모임은 삼삼오오 이어졌는데, 이번 주 들어 주기적으로 개최하던 모든 모임이 취소됐다”며 “운영 중인 카페도 재정비 시간을 가져야 하나 고민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범덕 청주시장이 지난 22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긴급브리핑을 하는 모습./사진제공=청주시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일하는 활동가들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지역경제 및 공동체 활동이 위축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강원도 강릉에서 전시?체험문화 공간 ‘소집’을 운영하는 고기은 작가는 “지난 주말 강릉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역 분위기가 많이 얼어붙었다”며 “소집 안에 손 소독제와 마스크 등을 비치했는데 방문객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전시는 예술가와 방문객이 소통해야 의미가 생기는데, 방문객 자체가 많이 줄어 걱정이 크다”라고 이야기했다.

충북에서 활동하는 하재찬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지역위원장은 “청주에서 확진자가 나온 뒤로 다들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 위원장은 “시민들이 생필품은 많이 사두려고 하는 반면, 이외 소비는 거의 하지 않는다. 청주를 대표하는 육거리시장만 봐도 알 수 있는데, 확진자의 이동 경로에 시장이 포함되면서 상권이 완전히 죽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전주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나온 전라도 지역에서도 공동체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전북 완주에서 지역과 청년, 마을과 교육을 잇는 공공문화커뮤니티 씨앗의 김주영 대표는 “완주는 전주와 가까워 불안해하는 시민들이 많고, 특히 완주에는 고령자가 많아 군청에서 걱정이 크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대표는 “씨앗에서도 운영하는 상영·교육 프로그램을 전부 중단하고 외부인을 통제하고 있다”며 “위축된 분위기가 오래가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전남 목포에서 공동체 활동을 펼치는 문화기획사 ㈜공장공장에서도 “코로나19 여파로 청년들의 공동체 활동이 여러모로 위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동우 공장공장 대표는 “지역에서 공동체를 만드는 방법을 전달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2~3월 진행하려 했지만 대부분 취소했다. 이달 23일 강화도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괜찮아마을’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하려 했는데, 교육청의 지침으로 결국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도민들이 관광업에 종사하는 제주는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제주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이 크게 줄고, 기존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기업들과 도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도 지역 특성상 관광객 유입이 늘어나야 경기 회복이 될 것 같은데,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잡힐 지 기약이 없어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서울 지역 곳곳에서 청년들의 공동체 활동을 지원하는 '무중력지대'는 24일 무기한 휴관을 공지했다./사진제공=서울시

확진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경기, 서울 등 수도권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경기 김포시에서 문화예술 활동에 주력하는 사회적기업 ‘어웨이크’는 “기본적으로 시민들이 지역사회를 마음 편하게 다니지 못하는 상황이라 연초에 준비했던 문화 행사나 프로그램을 대부분 미루고 있다”고 토로했다. 여운태 어웨이크 대표는 “김포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없었는데 최근 대구 방문자, 신천지 관련해 확진자가 3명이나 생기면서 불안감이 커졌다”라며 “동네 근처에 신천지가 활동한 건물이 폐쇄됐는데, 반경 100m 내 주민들이 특히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서울시 곳곳에서 청년들의 자발적인 모임과 활동을 지원한 ‘무중력지대’는 코로나19 대응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되면서 24일 임시휴관을 결정했다. G밸리(가산), 대방동, 양천, 도봉, 성북, 서대문, 강남, 영등포 등 8개소가 향후 별도 안내 시까지 문을 닫는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청년허브’ 역시 오는 3월 2일까지 서울혁신파크 미래청 1층 운영공간을 전체 폐쇄하고, 다목적홀 및 세미나실 등 대관도 중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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