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ert style="green"]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를 보면 아메리카 인디언인 체로키족의 추장 ‘구르는 천둥’의 얘기가 나옵니다. “대지는 지금 병들어 있다. 인간들이 대지를 너무도 잘못 대했기 때문이다. 머지않아 많은 문제가 일어날 것이다…머지않아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시도로 크게 몸을 뒤흔들 것이다.” “지구는 살아있는 하나의 생명체다…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지구에 상처를 주는 것은 곧 자기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며 자기 자신에게 상처를 가하는 것은 곧 지구에게 상처를 가하는 일이라는 것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지구와 나의 문제를 별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구를 함부로 다루고도 내게는 아무 일이 없기를 바라는 무책임한 ‘낙관주의’에 빠져있었습니다. 하지만 둔감한 우리들도 이젠 지구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우리의 삶에 직접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서서히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 늦기 전에 지구와 내가 하나의 공동 운명체임을 자각해야 할 때입니다.[/alert]

화장품편

“수분크림, 진짜 수분크림 맞아?”

급작스럽게 날씨가 쌀쌀해졌다. 가을의 아름다움을 채 만끽하기도 전에 겨울로 이전하는 느낌이다.

차가워진 날씨에 피부가 먼저 반응한다. 얼굴이 건조해지고 입술이 메말라간다. 수분이 부족해지는 이 느낌. 갑자기 지난 추석 때 지인에게 선물 받았던 ‘K’사 수분크림이 떠올랐다.

사실 화장품을 선물 받으면 난감하다. 천연화장품만 사용해오고 있어 일반화장품을 선물 받으면 쓸 수도 없고, 안 쓰기엔 미안해지는 그런 느낌이다.

photo, ⓒ from Flickr> juneryu
외국제품인 'K'사 수분크림은 언제 지인에게 좋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천연화장품은 아니지만 한 번 발라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명하다는데, 가격도 꽤 비싼데, 무슨 빙하수가 들었다는데….'

3년 여 만에 처음 써본 일반 화장품, 성분부터 눈여겨봤다. 아보카도오일이나 올리브오일 등 천연성분도 있었지만, 유해성분으로 꼽히는 실리콘 오일과 메칠파라벤 프로필파라벤 등이 꽤 많이 들어가 있었다.

그래도 차마 버리기 아까워 썼는데 쓴 지 둘째 날부터 서서히 빨간 뾰루지가 이마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 뾰루지는 예전에 대학생 때 처음으로 화장품을 쓰면서 생겨났던 것들이다.

세상 살다보면 정말 속는 느낌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돈 들여 치약사서 열심히 이를 닦았는데 치약이 도리어 이를 상하게 한다는 얘기를 듣는다든지, 돈 들여 샴푸 사서 열심히 머리를 감았는데 샴푸가 탈모를 유발한다든지 그런 얘기들이 그렇다.

특히 화장품이 유해하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지만, '자연주의' 컨셉에 피부 좋아 보이는 모델을 등장시켜놓은 그럴싸한 광고에 현혹돼 화장품을 샀다가 성분 보고 실망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피부가 좋아지라고 바르는 기초화장품에 도리어 피부노화를 촉진시키는 파라벤 등 방부제가 들어있고, 자연주의 화장품이라고 샀는데 화학성분이 버젓이 여러 개 들어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럴 땐 돈이 아까워 쓰다가 결국 얼굴에 뾰루지가 나거나 트러블이 생겨서 끝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 우리 얼굴엔 자연 재생능력이 있다. 화장품을 구태여 여러 개씩이나 바를 필요가 없다.? 고등학교까지 스킨, 로션 일체를 바르지 않고 다녔다. 겨울철에 세수하고 난 뒤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돌아다녀도 얼굴이 전혀 트지 않았다. 한 번은 외숙모가 어떻게 겨울에 화장품을 안 바르고도 얼굴이 안당길 수 있느냐고 놀라워했다.

대학생이 되어 너도나도 화장을 하자, 예뻐지고 싶은 마음에서 또 화장을 해야 마치 성인이 된 것과 같은 느낌에서 화장을 시작했다. 그러자 좁쌀 같은 뾰루지가 많이 생겨났다.

한 번 화장을 시작하자, 화장을 안 하고 돌아다니면 피부가 칙칙해 보이고 건조해졌다. 그러자 그걸 감추기 위해 또 화장을 하게 되고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피부가 나날이 나빠지는 것이 화장품 탓인 줄 잘 몰랐다. 고등학교 때까지 기초화장 하나 안하고도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녔던 지난날은 그만 호시절이 되고 말았다.

그러다 3년 전 우연히 유기농 천연화장품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호기심반 화장품을 바꿔봤다. 향기부터 달랐다. 합성 향수 같은 냄새가 아니라 꽃향 같은 천연의 향이 났다. 피부가 단번에 좋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혀가 즐거워하는 것처럼 유기농 화장품을 쓰니 피부가 행복해하는 것 같았다.

화장을 안 하면 얼굴이 벌겋고 빨간 뾰루지가 많아서 남에게 보이기도 어려웠는데, 천연화장품으로 바꾸면서부터는 얼굴색이 점차 차분해지고 칙칙함이 개선됐다. 그간 피부가 나빴던 것이 안 좋은 성분이 잔뜩 들어간 화학 화장품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드니 엄청난 배신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더 늦기 전에 이제라도 알았다는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유기농 화장품 마니아가 됐다.

화장품을 꼭 돈을 주고 사지 않아도, 알로에나 호호바 오일 등 천연 화장품 원료를 파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기초 원료를 사서 바르기도 한다. 꼭 비싼 돈을 들여야만 얼굴에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다. 조금만 재료에 대해 공부를 하면 얼마든지 내 피부에 맞는 원료로 직접 화장품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요즘은 유기농 천연 화장품이 점차 인기를 얻다보니, 일반 화장품회사에서도 천연 성분이 90% 이상 들어간 제품들을 조금씩 출시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화학 화장품 안 좋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지하다보니, 뒤늦게라도 화장품 회사들이 이런 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소비자들이 제대로 알고 자꾸 불만을 제기해야만 기업들도 좋은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photo, ⓒ from Flickr> whynotred
화학 화장품은 피부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좋지 못하다. 방부제로 쓰이는 파라벤은 피부 트러블은 물론 전립선암이나 유방암을 유발하고, 미네랄 오일은 노화를 촉진시키고 역시 암을 유발시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 외 인공 향료는 임신결함 등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고, 색을 내기 위해 쓰는 화학성분도 대부분 발암물질이거나 인체에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등 많은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다.

이는 지구환경에도 부담이 된다. 실리콘계 오일이나 합성향 등 화장품에 쓰이는 화학성분은 제조하는 과정에서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이것은 지구에서 쉽게 분해되거나 리사이클링(재활용)이 되지 않는 물질이다.

이제 화장품을 살 때엔 반드시 성분을 확인하고 사자. 큰 맘 먹고 값비싼 화장품을 샀는데 내 피부에 독이 된다면 누굴 탓할 수 있겠는가? 조금 써보고 곧바로 효과가 날 것이란 기대감을 버리고, 천천히 피부를 개선시키더라도?오래 건강해질 수 있는 제품을 쓰도록 하자.

?(*편집자주 : 이 칼럼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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