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팔라 제도는 이주해온 가사노동자들에게 학대를 쉽게하고 있다/사진=AFP

걸프 지역(GCC) 국가들의 신원보증제도인 ‘카팔라’(Kafala)가 이주 노동자 특히, 가사노동자인 이주 여성 들을 현대판 노예로 만들고 있다고, 가디언지가 2월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팔라 제도는 걸프지역 대부분 국가들에서 운영되는 이주노동자 관리제도다. 외국인 노동자의 근로비자 발급을 고용주가 보증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자들은 고용주의 동의 없이 직업을 바꾸거나 그만둘 수 없는 것은 물론 임금체불에도 제대로 항의할 수 없는 등 노동자의 지위를 사실상 고용주의 노예신분으로 하락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매체에 따르면 네팔 정부는 국외에 있는 자국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자국민이 일하기 위해 아랍국가들로 이주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를 2017년 부터 시행해 오고 있다. 네팔 노동부 대변인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네팔 국민들, 특히 여성들이 걸프 지역에서 가사 노동자로 일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오로지 착취, 폭력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권 운동가들은 그들은 그러한 조치가 국내 근로자들을 착취와 학대로부터 보호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이주 금지 조치는 여성들을 차별하며, 실제로 그들의 삶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오히려 이주노동자들이 고용주로 부터 학대를 받거나 병이 나면 송환과 보조금을 포함한 영사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한 보호가 없다면, 여성 국내 근로자들은 어려움에 직면할 경우 비정부 기구(NGO)의 지원에 의존해야 한다.

네팔인의 3분의 1은 하루에 3달러 이하의 수입으로 생활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네팔은 세계에서최빈국 중 하나이다. 돈을 벌기 위해 필사적인 네팔 여성들에게 걸프지역은 가사 노동자로 일하며 한 달에 400달러를 벌 수 있는 단골 여행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걸프지역 국가들로 일자리를 찾아 가는 여성들은 인도를 중간 기착지로 이용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악덕 취업 브로커들의 인신매매와 착취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네팔 남성들의 대다수는 걸프 국가에서 노동자로 일한다.

수샨티(Sushanti,33세)는 청소부로 일하기 위해 3년 전 네팔에서 두바이로 떠났다. 작년에 그녀는 임신을 했고, 그 사실을 알게된 아버지가 그녀를 버려서 다시 집으로 돌아 갈 수도 없었다. 아랍에미리트의 경우는 혼외 성관계는 불법이며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그녀는 임신 6개월을 감추고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때까지 일을 계속했다. 수샨티는 네팔 당국에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카트만두행 항공권을 사기위해 대부를 받았다. 

그러나 수샨티의 문제는 그녀가 네팔로 돌아오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미혼과 임신으로 가족 품으로 돌아가기엔 너무 겁에 질린 그녀는 이제 갓 태어난 딸과 함께 보호소에서 생활하며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야만 했다. 네팔의 민법은 외국인 아버지를 둔 아이들은 그 나라에 출생신고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그 아이들은 교육을 받을 수도 없고 여권을 신청할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일부 여성들은 아이들이 입양되기를 바라면서 고아원에 보낸다. 수샨티는 딸을 네팔에 남겨두고 돈을 벌기 위해 한 번 더 두바이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가디언지는 전했다.

https://www.theguardian.com/global-development/2020/feb/14/how-nepals-migration-ban-traps-female-modern-day-slaves-in-the-gu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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