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경계선지능아동’의 인지기능과 사회성을 높여 자립을 지원하는 '아시아 1호 사회성과보상사업'(Social Impact Bond : SIB)을 종료했다. 서울시는 ‘서울시 아동복지시설 아동교육 사회성과보상사업’에 참여한 아동들의 인지기능과 사회성 개선정도를 분석한 결과 당초 목표인 42%를 넘어선 52.7%의 개선 결과를 보였다고 6일 밝혔다.

‘사회성과보상사업(SIB)’은 민간기업이 공공사업에 사업비를 투자해 사업목표를 달성하면 정부가 사업비와 성과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성과를 거둘 때만 예산을 투입하기 때문에 공공기관은 행정비용 낭비를 줄일 수 있고, 투자기관은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동시에 성공 시 성과금도 받을 수 있다. 실 성과를 도출할 사업 중심으로 추진하기 때문에 효과 또한 높은 유용한 정책수단이다. 현재 영국, 미국, 독일 등 30여 개국에서 140여건의 SIB 사업이 진행 중이다.

아시아 최초로 진행된 이번 SIB에는 팬임팩트코리아가 운영기관으로 ▲사단법인 피피엘 ▲(주)엠와이소셜컴퍼니 ▲유비에스증권 서울지점 3개 기관이 투자를 맡았다. 재단법인 대교문화재단은 수행기관,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이 평가기관으로 각각 참가했다.

경계선지능아동에 3년간 인지능력·사회성향상 교육 실시, 목표 초과 달성

‘서울시 아동복지시설 아동교육 사회성과보상사업' 전체 결과. /자료=서울시

이번 SIB는 관심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서울시내 아동복지시설 내 ‘경계선지능아동’에게 3년간 적용했다. 최초 참여자는 101명으로, 원가정 복귀, 중도이탈 등을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성과 평가에 참여한 아동은 74명이었다.아동기에 적용해 향후 발생할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경계선지능아동은 지능지수가 71~84 수준으로 지적장애(지능지수 70 이하)로는 분류되지 않아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관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문제는 성장하면서 지적장애가 악화되거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는 경우가 벌어진다는 것. 전문가들은 이 아동들이 추후 수급자로 편입될 경우 1인당 발생하는 생애주기 사회적비용이 1억 4896만 원으로(2015년 사업시행 당시 분석 기준)이라고 분석한다.

교육은 심리·특수교육·사회복지 등을 전공한 멘토교사(15명)가 1대 1로 진행했으며, 아동의 인지능력과 사회성 저하 원인을 파악한 후 주 1~2회 개인 수준별 맞춤교육을 실시했다. 맞춤 교육 프로그램은 일차적으로 교사와의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심리·정서적 회복을 이룬 후 인지훈련을 차례로 진행하는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를 위해 3년간 동일한 교사가 교육을 진행하도록 했으며, 이는 단기간 진행되는 것이 아닌 3년간의 중장기적 사업이라 가능했다고 시는 덧붙였다.

참여 아동 52.7% 인지·사회성 모두 개선, 단일분야 개선도 36.5%에 달해

사업 종료 후 참여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 결과, 74명의 학생 중 52.7%가 인지능력과 사회성이 나아졌다. 평가는 인지능력평가지표인 ‘웩슬러지능검사(WISC-IV)’와 사회성평가지표인 ‘교사용 아동·청소년 행동평가척도(TRF)’를 통해 진행했다. 당초 최대 성과목표로 잡았던 42%보다 10.7% 높은 수치다. 여기에 인지능력(9.46%)과 사회성(27.03%) 둘 중 한 분야만 개선을 보인 아동도 총 36.5%에 달했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 평가 결과에 따라 운영기관(팬임팩트코리아)에 사업비 10억 3천만 원, 인센티브 3억 1천만 원(30%) 등 성과보상금으로 총 13억 4천만 원을 지급했다. 곽제훈 팬임팩트코리아 대표는 "아시아 SIB 첫 사례인데 투자자들이 위험부담을 지고 이해관계자들이 열심히 해줘서 의미있는 결과가 나왔다"며 "앞으로 더 많은 지역, 분야로 확산되는 기반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2호 SIB 청년일자리사업 추진, 정부·타 지자체와 성과 공유 및 협력 지속

서울시는 이번 결과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계선지능아동자립지원사업’(보건복지부, 2019년 신규)과 접목, 실질적인 효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아동복지시설 내 경계선지능아동들의 맞춤형 사례 관리로 현재 114명의 아동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2호 SIB사업을 비롯해 어르신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제2호 SIB사업은 서울시내 거주하는 일자리가 없는 500명 이상의 취약계층 청년들에게 국내·외 취업 및 창업을 3년간 지원하는 내용이다. 총 사업비는 30억 원으로 이중 평가비를 제외한 29억 원을 선정된 운영기관이 민간 투자로 조달할 예정이다.

서성만 서울시 노동민생정책관은 “서울시가 3년간 추진한 경계선지능 아동교육은 국내 1호 SIB사업이자 아시아 국가 가운데 최초로 추진한 것이며, 앞으로도 SIB사업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는데 노력하겠다”며 “어르신, 1인가구 등 다양한 분야의 SIB 사업을 확대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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