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들을 성장시키는 일을 맡게 된 직후에 한 임팩트 투자자에게 들은 질문이 있습니다.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이 성립해요?”라는 말입니다. 아마도 문화예술 기반의 사회적 기업이 큰 수익을 내는 것을 목도한 경험이 많지 않았서겠죠. 사실 일반 기업이나 스타트업 영역에서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어떤 의미를 담아 이야기했는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잘못된 질문이라 답했던 것에 후회는 없습니다.먼저 간단한 반박은 어떤 것이라도 가치를 창출한다면 성공 비율이 낮을지는 몰라도 당연히 지속가능한 조직으로서 만들어갈 수 있
2019년은 사회적경제 활성화가 본격화한 해였다. 정부는 다양한 정책들을 제시했고, 현장은 연대와 협력으로 여러 난제를 돌파하고자 노력했다. 사회적경제가 시민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도 멈추지 않았다. 이 같은 변화들이 2020년 사회적경제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진단을 통해 2020년에 펼쳐질 사회적경제를 전망해봤다. 지난 2019년을 요약하자면 진검승부가 시작된 해입니다. 2018년부터 정부와 기업을 통해 투입된 자원이 어느정도 축적됐고, 다소간 안정된 생태계 구성상황에서 많은 소셜벤
올해 소캡(SOCAP, Social Capital Market)에는 20명의 한국 대표단이 참석했습니다. 이는 중소벤처기업부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국내 지원사업에서 매우 드물게 투자기관, 육성기관 등 중간지원조직을 주요 지원 대상으로 하였다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꼭 소셜벤처가 아니더라도 사회적경제 전반에서 대부분의 지원은 개별 창업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물론 그들의 성장이 매우 중요한 목표이긴 하지만, 생태계적 관점에서의 투자와 지원이 동반되지 않으면서 생태계 스스로가 건강하고 빠르게 성장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
사회적 가치 창출은 현대 선진 기업에게 피할 수 없는 주제입니다. 아주 기초적으로는 기업이 활동하며 나타나는 부정적인 효과들을 관리하고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으로부터, 하나의 시민적 의식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능동적이고 기업다운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까지 이미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런 활동이 사회적경제와의 협력을 통해 시도되는 일이 국내외에서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어떻게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먼저 앞서 언급한 기업의 사회적 가치
SOCAP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임팩트 금융 컨퍼런스입니다. 매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데 올해도 3000명이 넘는 임팩트 투자자와 유관 기관들이 참여했습니다. 필자도 중소벤처기업부의 후원으로 약 20명의 소셜벤처와 중간조직 종사자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올해 다루어진 다양한 논의와 도출된 함의들 중 반드시 주목해볼 세 가지 함의에 대해서 공유하고자 합니다.첫번째는 다양성에 대한 추구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직접적으로 세션이 많았다거나 중요한 주제로 두드러졌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방향성과 컨텐츠의 구성에서 이
얼마전 사회적경제 영역의 여러 명이 모인 자리에서 요즘 다양한 지원제도나 프로그램이 늘어난다는 근황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선배가 "그런데 사회적기업가가 그런 교육으로 잘 준비되고 있는 것 맞아? 그렇게 하는게 좋은 방법이야?"라며 중요한 화두를 던졌습니다.기업가는 현재 사회에 매우 중요하고 희소한 자원 중 하나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그들을 잘 육성해내는 환경과 지원이 국가 정책으로도 다루어지며 많은 국가에서 상당한 예산을 투입합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정부에서건 민간에서건 수많은 창업교육이 진행되고, 학
2014년 봄에 루트임팩트의 창립자이자 당시 대표였던 정경선 대표의 제안으로 임팩트스퀘어가 서울숲 소셜벤처 클러스터 초기 기획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과 같은 규모와 속도를 계획에 포함시킨 것은 아니었지만 민간의 주도로 우리가 상상하는 집합지역을 만든다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었습니다. 처음 그 일을 시작하면서 주변에서 여러 질문을 들었습니다. “정부가 만들어 놓은 혹은 만들고 있는 장소가 많은데 그걸 왜 직접 하는지?” 혹은 “꼭 그렇게 인위적으로 모아 놓아야 하는지?” 등 대부분 그 도전의 의도와 필요성에 대해 의아하
지난 30일, 한남동 한 건물에서 열린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의 이전 개원식에 참석했습니다. 연구원의 이사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포함하여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긴 시간 진행되었습니다. 필자는 과거에 SK의 사회적 가치 측정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도구를 개발하고 다양한 소셜벤처들을 평가했던 경험이 있다보니 이 시간은 특히 큰 감동이었습니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원장이 해당일에 발표하였듯이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지만 이렇게 본격적인 측정과 평가에 대한 연구가 국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하는
지난달 15일 스웨덴 스톡홀름의 노르휀 하우스(Norrsken House)에서는 한국의 소셜벤처들이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과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본인들의 사업을 발표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에 경제사절단 중 소셜벤처와 그 지원조직들이 포함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아마도 구체적인 동반은 세계 최초이지 않을까 추정합니다. 필자는 소셜벤처 엑셀러레이터로 해당 그룹에 함께하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얻은 세 가지 생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첫번째로 스웨덴의 모든 소셜벤처는 시작부터 글로벌을 대상으로 하고 있
지난 5월 28일, 이 영역의 기록에 남을 행사가 열렸습니다. 필자의 회사도 기획에 참여한 '소셜밸류커넥트(Social Value Connect)', 줄여서 '소백(SOVAC)'이라 불리는 사회적 가치 전반을 다루는 일종의 복합 컨퍼런스였습니다.여전히 부족한 점이야 많습니다만 자발적으로 4600명 이상이 모인 컨퍼런스 형태의 행사는 전세계적으로도 그리 흔치 않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임팩트 투자 컨퍼런스인 '소캡(SOCAP)'이 3000명 수준인 것을 봐도 그렇습니
임팩트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유독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진정성’입니다. 한 기업의 임원이 한 CSV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저희는 진정성을 바탕으로 이번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라고 발표했다고 가정해봅시다. 당연히 중요하고 또 반가운 말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와 닿지는 않습니다.미국 비평가였던 라이오넬 트릴링(Lionel Trilling)은 진정성(authenticity)을 성실성(sincerity)과 대조합니다. 진정성은 성실성과 달리 노력이나 의지에 의한 언행일지 수준이 아니라 좀 더 전인격적인 완성에 대한 이야기이고, 그래서
십년도 더 전에 난생 처음 글로벌 비즈니스 컴퍼티션에 참여했습니다. '리콴유 글로벌 비즈니스 컴퍼티션'이라는 대회였죠.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총리의 이름을 딴 만큼 전세계에서 다양한 참여자들이 지원하였고, 대회에 투자한 규모도 꽤 컸습니다. 당시 저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력서에 한 줄 채우려는 빈곤한 시도 정도였던 터라 결선팀에 당선된 것만으로 매우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결선은 6팀이 싱가포르로 초대되어 일주일간 진행되었습니다. 결선팀 모두 수상이 예정되었기에 비행기를 타는 마음이 한결 가벼웠습
우리에게 엑셀러레이팅을 요청하는 소셜벤처들은 각양각색의 요소들로 스스로의 매력을 열심히 설명합니다. 제 판단이 어떤지와 상관없이 그들의 열정과 삶은 진짜 값진 것이기 때문에 첫 만남에서는 되도록 길게 듣는 편입니다. 그게 내가 취할 수 있는 창업자들에 대한 최대한의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가끔은 정말 듣기 어렵거나 답답하고 안타까울 때도 물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금까지 겪었던 지원사업이나 수상 경로들을 줄줄 늘어놓는 상황입니다. 무슨 수상을 했고, 육성사업을 했고,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신청할 예정이고 이런 것
연초에 르완다에 다녀왔습니다. 저희 펠로우 중 하나인 소셜벤처 키자미테이블(식당을 매개로 아프리카 청년들에 일자리 제공 및 자립 기반 마련)이 수도 키갈리에서 작년말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 대륙은 처음 가보는 곳이라서 여러가지로 신기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어마어마한 비행 시간이며,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풍경들 모두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아프리카 방문 소식에 많은 지인들이 안부 인사를 보냈습니다. 연초인데다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 방문이 신기한지 “정말 덥겠네”, “무척 위험할텐데 조심해” 등의 메시지가 주였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