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6년간 사회적경제기업가들과 자조기금을 조성해 운영해 왔다. 자조기금이란 동질한 특성을 가진 구성원들의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되기에 ‘관계금융’의 대표적인 형태이다. 그동안 사회적경제기업을 대상으로 380건(150억원) 이상의 대출을 실행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강한 추진력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가는 기업가를 마주할 때면 자극되기도 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은 터널 속에서 고군분투를 하는 기업가를 볼 때면 만감이 교차한다. 자기 자본으로 투자하는 자산가라면 독자적인 철학과 판단 기준에 따라 실행하겠지만, 타인의 자
7월이면 은행권은 지점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을 ‘경영전략회의’란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아 하반기 사업 전략을 제시한다. 올해 5대 금융그룹의 공통적인 키워드는 ‘ESG,’ ‘디지털,’ ‘MZ세대’라고 한다. ‘ESG’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고, ‘디지털’은 핀테크 기업,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 전문은행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필연적이긴 하나, ‘MZ세대’를 꼽은 건 다소 의외라고 생각했다. 사회초년생인 MZ세대가 미래의 잠재고객일 수 있지만, 자산이 적기 때문에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당장 돈이 안 되는 고객이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이 MZ
작년부터 코로나를 겪으며 많은 기업과 개인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요즘 만나는 사회적 금융 중개기관들은 채무 조정, 경영 자문이 필요한 기업들을 어떻게 지원할지 고민하곤 한다. 사회적경제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중소기업과 서민들의 현실도 마찬가지다. 시중은행에도 2020년은 어려운 한 해였으리라 짐작했다.하지만 지난 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지주회사의 2020년 경영실적을 보면 놀랍다. 신한, KB 등 10개 금융지주회사의 총자산은 3000조원으로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15.1조원으로 전년과 같은
요즘 사회적경제에 특화된 단체신협 설립에 동참을 호소하고자 수도권 외 지역 사회적경제인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지역마다 지점을 만들 수는 없을 텐데 불편하지 않겠냐"는 거다. 가까운 은행 영업점을 애용한다면 궁금할 만하다. 하지만 금융거래 패턴은 점점 바뀌고 있다. 이미 은행의 비대면 고객은 영업점 이용고객의 4배를 상회한다. 코로나19 확산과 오픈뱅킹 서비스는 비대면 거래를 가속화하고 있다. 물리적 접근성보다 디지털 혁신을 통한 고객 편의성 증대가 금융기관의 생존 전략이 되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금융감독원에
요즘 국내외 금융 산업에서 ‘ESG’란 단어가 하루가 멀다고 들려온다. 지난 24일,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환경·사회·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기업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는 전략을 추진하면서 적극적으로 ESG 투자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산업재해가 빈번한 기업은 중점관리 대상으로 관리하겠다고 했다.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해 콘퍼런스에서 2022년엔 책임투자원칙을 기금 전체의 50%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국민연금의 자산은 700조원대로 노르웨이 국부펀드, 일본 공적 연금과 함께 세계 3대 연기금으로 꼽히는데,
지역의 사회적경제가 활성화되려면 지역 기반 사회적 금융이 더불어 발전해야 한다. 지역 내에서 자금이 선순환돼야 성장 기반이 만들어지고, 사회적경제기업을 통한 고용 및 소득증대가 이뤄진다. 올해 지역별로 사회적 금융은 어떤 움직임이 있을까?경상남도는 작년 12월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MYSC와 함께 청년임팩트투자펀드(하모펀드) 22억원을 조성해 소셜벤처, 사회적경제기업, 로컬크리에이터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또한, 매년 30억씩 5년간 150억원의 사회적경제 기금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올해 사회적경제기업에 융자 형태
지난 17일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통계청, 금감원, 한국은행 합동)'가 발표됐다. 전국 2만 가구를 대상으로 매년 조사하는 이 자료는 가계의 자산과 부채, 소득수준, 소득분배현황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통계자료다. 2020년이라는 표현을 붙였지만, 자산은 3월 기준, 소득과 지출 등은 2019년을 기준으로 하기에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되지는 않았다. 2019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가구 평균 저축액은 소폭 줄었지만, 총자산은 4억4500만원으로 전년보다 3.1% 증가했다. 자산의 76.1%(3억4000만원)이 작년에 주
2020년 11월은 미국 대선으로 뜨거웠다. 조 바이든이 미국 제46대 대통령으로 확정됐다. 바이든은 2050년까지 미국경제를 탄소 순배출량 제로(0)로 바꾸겠다고 공약을 내세우면서 내년부터 10년간 친환경, 재생에너지 분야에 5조달러를 투자한다고 했다. 그렇기에 많은 전문가는 글로벌 그린 정책이 강화되리라 예측한다.우리 정부도 2050년 탄소제로를 목표로 그린뉴딜에 투자를 선언했다. 지난 13일에는 민형배 의원 등 28인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녹색금융 촉진 특별법’을 발의했다. 녹색금융 활성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과 저탄소
젊은 세대를 겨냥해 월 보험료 1,000원 미만의 소액단기보험이 소개되기 시작하더니 코로나19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보험 기간이 짧고, 필요한 보장만 골라 설계할 수 있어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보험설계를 따로 받지 않아도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 가령, 미래에셋생명의 ‘온라인 잘고른 남성미니암보험’은 월 250원으로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 남성 주요 5대 암에 대해 최대 1000만원까지 보장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보험사가 온라인 채널에서 보험을 판매해 수수료를 절감한 덕분에 가입 한
지역경제 실태를 이야기할 때 ‘지역내총생산(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 : GRDP)’을 언급한다. 각 시·도내에서 경제활동별로 얼마만큼의 부가가치가 발생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 14일에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시도 전체의 지역내총생산(명목)은 1,903조원이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의 비중은 52.2%로 나머지 14개 지역을 합한 것보다 크다. 실질 성장률도 경기(6.0%), 서울(3.6%)은 전국 평균인 2.9%보다 높았으나, 지역은 광주, 충북을 제외하고는 평균보
은행은 고객으로부터 예금을 받을 수 있다. 망해도 5천만원까지 보전받을 수 있고, 지급 결제도 편해 고객은 은행에 돈을 맡긴다. 예금을 취급한다는 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 외에도 엄청난 마법이 숨겨있다.고객이 은행에 100만원을 입금했다면, 은행은 지급준비금 10만원(지급준비율 10%)만 남기고 90만원은 수익을 창출할 ‘대출재원’으로 활용한다. ‘지급준비금’이란 예금주가 돈을 찾아갈 때를 대비하기 위한 돈으로 고객이 한꺼번에 찾아가지 않기 때문에 일부분만 남기면 된다. 실제 법정지급준비율은 일반예금은 7%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3만3천명이 늘어 127만8천명을 기록했다. 올해 2월 4.1%이던 실업률은 5월 기준 4.5%로 올랐다. 통계를 집계한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업률은 높아질 거라는 우려가 있다.이에 정부는 지난 1일, 2022년까지 31조3천억원을 투입해 일자리 55만개를 만겠다는 ‘한국형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뉴딜은 미국이 대공황으로 경제가 곤두박질치던 1930년대 초반 댐이나 다리건설 등 대규모 토목공사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던 정책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기준금리를 0.5%로 낮췄다. 지난 3월 '빅컷'(금리 인하, 1.25%→0.75%)을 단행한지 2개월 만에 추가 인하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이 예상보다 더 크고 심각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한국은행은 연 8회(3·6·9·12월을 제외한 매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이는 국민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쳐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금리 변화는 우리 생활에 어떤 경로로 영향을 미칠까?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면 공개시장 운영, 여수신제도 등 단기금융시장을 통해 국민경
몇 가지 통계지표를 통해 시민들이 체감하는 경기와 금융기관들의 대응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4월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전분기 대비 -1.4%로 감소했다. 특히, 민간의 음식, 숙박, 오락문화에 대한 서비스 소비와 의류, 자동자 등에 대한 재화 소비가 줄어들면서 민간소비가 -6.4%로 떨어졌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기록적인 감소라고 한다.시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를 이해하려면 한국은행이 매월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를 살펴봐야 한다. 이는 현재생활형편,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등 6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 사태를 격으며 1998년 경제성장률은 -5.5%를 기록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 경제성장률은 0.2%였다. 금융위기는 10년에 한 번 꼴로 반복되기에 2018년부터 많은 전문가가 2020년에 금융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금융위기설을 제기하던 당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유럽 등과의 무역 분쟁 심화, 터키,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의 금융 불안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음식점엔 손님이 거의 없다. 휴업하는 가게들이 늘고 있는데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월세 감당이 어려워 폐업을 고려하는 곳이 생겨난다. 지역축제·졸업식·입학식 등 행사 취소로 숙박·음식·화훼업종 중심으로 매출이 급감한다. 여행업체 대표님은 중국 등 해외여행 예약의 45%가 취소돼 취소수수료가 큰 부담이고, 신규예약이 거의 없어 고용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했던 2.2%보다 낮은 1%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정
모 지자체에서는 지난 몇 개월 동안 민간 전문가들과 담당 공무원이 10차례 이상 포럼 및 워크샵을 거쳐 사회적경제 정책을 만들어가고 있다. 교통운수, 지역통합돌봄, 아동 돌봄, 사회주택, 소상공인 분야에서 도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가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경제 정책 실행 단계에서 직면하는 문제는 결국 금융이다. 일정 수준의 지자체의 보조가 있다 해도 사회적경제조직이 출자나 금융기관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엔 어려움이 따르게 때문이다.교통운수 분과는 수많은 택시노동자들의 문제에 집중한다. 올해부터
얼마전 대규모 원금손실 사태를 일으킨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피해자가 역대 최고수준의 배상비율인 80%까지 배상받을 수 있게 됐다는 기사가 났다. 투자경험이 없는 난청 79세 치매환자가 주인공이다. 은행 직원은 투자자 성향을 고려하여 상품을 판매해야 하는데 인지력이 떨어지는 치매환자에게 초고위험상품인 DLF를 권유하면서 ‘원금전액손실 가능성’ 등 투자자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불완전판매를 했던 것이다.오늘날 치매는 우리 가족의 이야기일 수 있다. 중앙치매센터가 전국의 치매유병 현황 및 치매환자의 의료 및 장기요
금융기관은 자금을 조달해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사회적금융 활성화방안(18.2.8)에서 사회적금융이란 ‘사회적경제기업을 지원하는 금융’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자금을 통해 사회적경제에 대한 자금공급(운용)을 늘리고 있다. 또한, 사회적금융협의회를 통해 정책금융기관들이 사회적경제기업에 자금을 얼마나 집행했는지 분기별로 모니터링 함으로써 정책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그동안 금융서비스로부터 소외되었던 사회적경제기업이 새로운 사업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
요즘 들어 ‘사모펀드’란 단어를 많이 듣게 된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정치적인 논쟁 과정에서 많이 회자됐는데 최근에는 모 자산운용사가 1조3000억 원의 펀드 환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연일 지면에 등장한다. 과거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하면서 벌어들인 5조 원이란 돈을 먹튀했던 사건에서도 사모펀드가 등장한다. 그래서인지 사모펀드는 소수의 자본가들의 수익을 위해 존재하는 탐욕스런 금융상품으로 인식되곤 한다. 하지만 ‘사모펀드’란 제도로 규정된 투자기구일 뿐이고 좋고 나쁘다는 가치판단의 내포되는 것은 뭔가 어색하다. 최근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