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부에서 주목도가 가장 높은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이슈는 무엇일까? 필자가 보기에는 지역균형발전 이슈가 대표적이라고 생각한다. 인수위원회의 지역균형발전특위가 지역의 여러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다양한 정책적 구상을 진행하였고, 대통령이 직접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가지 오해를 피해야하는 것은 말 그대로 지역이 더 고루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라기 보다는, 대도시 위주로 집중되고 있는 상황을 탈피하고 지역의 고충을 해결하자는 메시지에 가깝다는 점이다. 곳곳에 인구소멸 지역이 증가하고 있다. 지역에 살고 있
알렉산더 대왕과 관련된 일화 중 유명한 것으로 고르디우스의 매듭이 있다. 아주 복잡한 매듭이 있는데 절대 풀리지 않아서 그 매듭을 풀어내는 자가 아시아의 왕이 될 것이라는 신탁이 있었다고 한다. 알렉산더 대왕은 그 지역에 가서 풀려는 시도를 해도 풀리지 않자 칼로 매듭을 잘랐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이야기는 어려운 문제를 대할 때 파격적이고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여 단번에 해결한다는 방식으로 인용되곤 한다. 비슷한 이야기는 중국에도 있다. 바로 쾌도난마의 유래가 되는 고양의 일화다. 북위의 실권자인 고환이 아들을 모아 놓고
얼마전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ESG가 사기다.’ 라는 트윗을 남겼다. 이는 미국의 대표적인 ESG인덱스인 S&P 500 ESG에서 테슬라가 퇴출되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는 거대 석유기업인 엑손은 해당 인덱스에서 상위 열개 기업 중 들어갔다는 것을 언급하며 맹비난을 덧붙였다.사실 이는 그냥 개념적으로 볼 때 많은 사람의 기대에서 어긋나는 사실이기도 하다. 테슬라는 사실상 전세계적인 전기차 붐을 만들어낸 리더 기업이고, 전기차 판매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S&P에서는 테슬라가 탄소저감과 관련
사업을 하다보면 모든 일이 같은 수준의 노력을 다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깊이 알게 되는 때가 있다. 이는 해당 일의 가치나 시급성 등의 이슈일 때도 있고, 많은 경우에는 내가 아닌 다른 이가 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경우이다. 그 다른 이는 우리 조직 내부에 있을 수도 있고, 우리와 협업하는 다른 조직이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종류의 조직인 정부나 비영리조직에 있기도 한다.그리고 대표는 그 일을 잘 구분하고 집중하는 데에서 기업의 정체성을 결정하고, 사업의 성장을 도모한다. 에어비앤비가 초기에 시리얼을 팔면서
최근 ESG와 관련해서 기업들과 이런저런 협업을 하는 소셜벤처 및 전문기관의 구성원들이 여럿 모여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ESG를 추종하는 펀드가 전세계적으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더 가속화될 것 같다는 전망이 나왔다. ESG를 추종한다는 것은 펀드마다 성격은 다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ESG 요인들을 투자 의사결정에 어떤 모양으로라도 반영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갑작스레 이런 제안을 하게 되었다. “전설적인 투자자 피터 린치는 ‘자신이 잘 아는 것에 투자하라’고 했는데 우리가
예전에 발표를 듣다 크게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는 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글로벌에서도 가장 높은 편인데, 그 수만개에 달하는 정부 R&D 과제 중에 98%가 성공으로 평가됐다는 것이다. 당연히 글로벌에서도 높은 수준일 것이다. 아니 통계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저런 성공률이 평범한 국가에서 있을리 없다.블룸버그가 혁신 국가라고 칭찬하는 것 같은 맥락에서 저 100%에 육박하는 수치가 자랑스럽다는 이야기로 오해될지 모르겠지만, 정반대로 부끄럽고 안타깝다는 이야기이다. 저 완벽에 가까운 비율은 무엇을 의미할까? ‘너무 쉬
문화인류학자 마가렛 미드는 문명의 시작을 보여주는 진짜 증거는 낚시 바늘이나 토기 같은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부러졌다가 붙은 다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문명 이전의 사람은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가지고 살아남기 힘들었기 때문이다.동물의 왕국을 생각하면 된다. 사슴 떼가 다니다가 포식자를 만나 공격을 받은 뒤 한 사슴은 가까스로 살았으나 다리가 부러졌다고 생각해보자. 당장은 살았을지 모르지만 그 뒤의 위협들을 비켜가기가 점점 더 어려워 질 것이다. 당시에 사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며, 무리가 다친자를 보호하기
영화 해리포터를 보면 여러가지 주문이 나온다. 가끔 멀리 있는 전화기가 울리면 ‘아씨오 전화기’라고 외치고 싶을 때가 있다. ‘아씨오’는 멀리 있는 물체를 나에게 오도록 하는 마법주문이다. 외치기만 하면 그렇게 멋진 일이 일어난다.요즘 연말이다 보니 소셜벤처들의 사업성과는 물론이고 대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성과를 자주 심사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심사에서 ‘아씨오’ 같은 마법의 주문을 자주 들을 수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저희는 사회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MZ세대들에게···’라거나 ‘ESG를 도입하여서···’라는 방식 말이
석사과정을 밟고 있을 때 동료 석사과정생과 ‘기능이 없는 게임 아이템을 왜 살까’라는 주제로 연구작업을 했다. 그리고 한 세미나에서 해당 연구의 진행 상황을 발표하는 일이 있었다. 이 때 다소 긴장한 동료는 ‘왜 사냐고’라는 문장을 힘을 주어 자주 반복했는데 발표가 지속될수록 그 말투와 맥락이 구매하다는 뜻의 ‘사다’가 아니라 삶을 산다는 의미로 들려서 여러 교수님들과 연구자들이 크게 웃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발표자는 사람들이 왜 웃는지 모른 채 말이다.그 뒤로 거의 십년이 지나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 위드 코로나가 되면서 오프라
얼마 전 KTX를 타고 지방에 내려갔다 올 일이 있었다. 잠도 오질 않고 책도 잘 읽히지 않아서 창문 밖을 좀 봤다. 그러다 평상시에 눈 여겨 보지 않던 객차 내 스크린 속 영상을 봤다. 놀랍게도 ESG와 관련된 일종의 공익캠페인이 여러 개 나오고 있었다. 민간 대기업도 있고 공공기관, 금융기관 등이 만든 것들이었다.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해보니 온라인 채널 확산은 물론이고 일부는 방송광고나 극장광고에도 내보내는 것 같았다.물론 2010년 창업한 직후 ESG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을 때, 아직 CSR도 힘든데 어디에서 또 세 글자 짜리
얼마 전 2차 접종을 마쳤다. 아직 접종 후 14일이 지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입장용 QR 코드를 찍으면 ‘접종완료’라는 음성이 들리면 꽤 기분이 좋다. 화이자 백신은 1차 보다 2차를 맞은 뒤 더 아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다소 걱정했는데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잘 모르긴 하지만, 2차 접종이 더 아픈 이유는 1차 때 생긴 항체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접종만으로 코로나19의 대비가 끝난 것은 아니다. 항체가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만 코로나19에 걸릴 걱정을 덜게 된다. 백신접종이라는 개념은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 뿐 만 아니라
최근 SNS에 하늘 사진이 많이 올라온다. 맑고 푸른 하늘에 구름이 선명하게 보이는 사진은 물론이고, 해질 무렵 붉은 물감을 풀어놓은 것 같은 노을 사진까지 많은 사람들을 기분좋게 만든다. 과학자들은 요즘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이 펼쳐지는 것은 여러가지 조건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차고 건조한 공기의 영향으로 미세먼지가 적어지고, 햇빛이 파란 빛만 산란하면서 청명하게 보인다. 붉은 노을 역시 찬 공기의 영향이었다. 찬 공기가 대기중에 있는데, 대지 근처에서 따뜻한 공기가 상승하면서 찬 공기와 만나 불안정한 구름을 만든다.
미국 미시간주의 트래버스 시티에서 열린 한 축제에서 큰 사건이 벌어졌다. 매직 카펫이라고 불리는 놀이기구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매직 카펫은 큰 팔에 카펫처럼 사람들이 앉아있고 그 대로 회전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런데 고정이 잘못된 것인지, 회전할 때마다 기구의 바닥이 들리기 시작했다.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대피 하고, 기구에 탄 사람들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탑승자의 대부분은 아이들이었다. 기구는 바로 멈추지 못했고 바닥은 점점 높게 들리기 시작했다. 자칫 잘못하면 사람들이 크게 다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고 할
그랜드 크로스라는 말은 태양계의 모든 행성들이 일직선으로 정렬하는 것을 의미한다는데, 공식적인 표현이라기 보다는 사실 사이비단체에서 자주 쓴다. 이때 중력장이 크게 꼬여서 지구가 박살 나며 세상이 멸망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그런 시기 몇 번을 지나 아무 일도 없이 지금에 이르렀다. 사실 태양계 질량의 99.86%가 태양이며 나머지의 절대 다수도 목성의 질량이다. 결국 지구가 전체 행성들의 정렬에 그리 새로운 치명적 문제를 맞이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렇게 무엇인가가 한꺼번에 힘을 주었을 때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는 종종
처음 이 영역에서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한국은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전 세계 커뮤니티에서 그리 중요한 일원이 아니었다. 그 때문에 한국의 예시나 상황을 소개하는 일보다는 해외 선진 사례를 잘 학습하고 국내로 전달하는 일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리가 나서서 제시할 한국의 우수한 사례와 능동적인 흐름이 있고, 세계 여러 기관과 전문인들이 국내 동향에 귀를 기울인다. 행사 때가 아니어도 종종 협업과 참여, 국내 비결 공유를 위한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긍정적인 변화이며 자랑스러운 일이다.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불편한 몇 가지의 상황이
올해 한 대기업과 소셜벤처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새로 시작했다. 매년 몇 번씩 진행해온 사업과 비슷해 익숙했다. 그런데 기업 측에서 점점 액셀러레이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요청했다. 그리 기밀하진 않아 필요한 자료를 공유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크게 오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물었다."지금 이 과정을 모두 논리적으로 질서정연하게 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은 아니시죠?"놀랍게도 정말 오해하고 있었다."아 그렇게 할 수 없나요?"이런 오해는 사업, 아니 최소한 ‘창업’에 대한 세계관이 어떻게 왜곡돼 있는지 보여준다. 초
연초에는 늘 강의 요청이 많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ESG와 소셜벤처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는 게 느껴진다. 환영할 일이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강의 자리에서 받은 질문이 기억에 남는다. 답변하기까지 잠시 생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소셜벤처, 사회적경제, 그리고 크게 보면 대기업의 ESG 같은 영역을 다 합쳐서 봤을 때, 이걸 ‘생태계’라고 일컬을 수 있을까요? 스스로 지속가능한 하나의 생태계라고 표현해도 될까요?”마음은 바로 “그럼요”라고 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취지로 답하긴 했지만, 강의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마음 한 구
2021년 새 봄을 맞아 이 ‘오피니언’ 코너를 새롭게 단장하고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에 대해 친절하면서도 숙려할 수 있는 글을 전해주실 분들을 소개합니다. 기존에 기고를 해주시던 분들과 함께 새로운 필진을 모셨습니다.’이로운 시리즈’는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지식과 지혜를 전합니다.‘사회적경제 시리즈’에서는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에 대해 의견과 해석을 제공합니다.‘글로벌SE’에는 해외에서 활동하며 사회가치를 실천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지역 활동가들의 활약상은 ‘로컬에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에 난입한지 이제 벌써 1년이 넘었다. 작년 중반까지만해도 소셜벤처, 사회적 경제의 많은 조직들이 잘 견뎌 냈다. 서로를 돕기 위한 활동도 있었고, 정부의 지원 정책도 있었다. 그런데 연말이 되고 다시 새해가 되니 몇몇 기업들이 어려움에 사업을 중단하게 되는 사례가 생긴다. 1년이라는 시간은 창업자가 ‘동기’와 ‘열심히’만으로 버티기에는 그리 쉽지 않은 시간임이 분명하다.좀 더 나은 지원책이 있었다면, 조금이라도 더 빨리 상황이 나아졌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있다. 그러나 가장 슬픈 것은 이 어
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한 선배가 기존에 그렇게 좋아하던 음식을 고사하는 일을 본적이 있다. 그 이유는 얼마전 몸이 좀 좋지 않았는데 자신이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해당 음식에 약한 알러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되도록이면 그 음식을 먹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한다.우리는 개인이건 조직이건 제한된 자원 안에서 끊임없이 선택을 한다. 그 선택은 항상 다른 선택들을 포기하는 결정이다. 그래서 선택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부분이 동의하는 주제이다. 때문에 새롭게 무엇이 정말 중요하게 여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