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도 사회적금융 향해 나간다

[2018 GSEF 아시아 정책대화] 사회문제 해결할 이야기

2018 GSEF 아시아정책대화 현장

지난 6일, 서울시청에서 진행된 ‘2018 GSEF 아시아 정책대화’ 본 행사에서는 ‘도시와 사회적 경제: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지역 개발을 위한 가치와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사회적 경제 영역 중 하나인 금융과 기금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GSEF 아시아 정책 대화는 GSEF(Global Social Economy Forum) 창립과 함께 매년 열리는 연례 포럼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어떠한 정책적 고려 및 운영돼야 하는지 논의한다. 올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10개국의 사회적 금융 현황은 어떤지,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봤다.

서울시 사회투자기금, 5년의 실험

서울시는 사회적경제기업 및 사회적투자 사업에 가장 많은 자금을 최대 8년까지 장기, 최고이율 3%대의 저리로 사회투자기금을 빌려준다. 지난 2012년 조성돼 현재까지 331개 기업에 817억 원 규모로 융자를 집행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분야는 돌봄 분야다. 서울시 사회적경제과 사회적경제 노수임 정책팀장은 “사회투자기금의 50%가 돌봄문제 해결에 이용된다”며 “융자를 원하는 기관이 부모가 원하는 장소·시간에 가장 믿을 수 있는 보육 교사를 지원해 줄 수 있는 매개 플랫폼을 조성하면 사회투자기금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사회적경제과 사회적경제 노수임 정책팀장

또한 서울시는 홍대, 신촌 등에서 많이 발생하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해결할 목적으로 ‘어쩌다 가게’ 프로젝트에도 기금을 빌려줬다.

어쩌다 가게는 임대료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두 건축가(박인영, 이진오)가 만든 공간이다. 건물에는 작은 규모의 가게·공방 등이 입주해있다. 현재 서울에 3호점까지 있다. 5년 동안 임대료가 오르지 않는다. 서울시는 어쩌다 가게 프로젝트의 사회적 목적을 인정해 기금에서 10억 원을 빌려줘 2호점 설립을 도왔다.

사회투자기금은 사회주택 사업에 필요한 금융 서비스에도 지원됐다. 사회주택 사업은 빈 집이나 노후주택을 활용, 리모델링해 사회적 약자에게 시세의 80% 수준으로 공급한다. 노 팀장은 “두꺼비하우징, 민달팽이협동조합 등 사회주택 사업자들이 기금을 활용해 2013년부터 지금까지 381호의 사회주택을 지었다”고 말했다.

아시아, 사회적경제 태동기에 서다

이날 행사에서는 아시아 여러 국가의 사회적 경제 현황도 공유됐다. 한국만큼 체계적이지 않아 이제 시작 단계지만 각국 상황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지원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폐막 라운드테이블에서는 패널들이 아직 사회적경제의 개념이 생소한 아시아에서는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생태계를 바르게 구축하는데 힘써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로렌스 곽 GSEF 사무국장

로렌스 곽 GSEF 사무국장은 “아시아에서 사회적경제는 비교적 새로운 분야”라며 “사회적 임팩트를 측정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아시아 각국의 사회적 경제 지원 현황.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정부에서는 사회적 목적을 가진 기업들의 창업을 지원한다. 한국만큼 구조화돼있진 않지만 관련 재단, 도시 차원 협의회·연구소 등 관련 조직도 다양하다. 해당 조직들이 분산돼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활동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협력하는 중이다. ‘사회적기업 아카데미’라는 행사를 만들어 사회적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방글라데시의 소액 대출 전문 그라민 은행과 연계하고 UNDP와 협력하는 등 연계하는 등 국제 활동도 펼친다.

홍콩
사회적금융과 관련한 공공정책은 서울시에 비해 미흡하다. 정부가 두어 개 기금을 형성한 정도다. 홍콩은 매우 자본주의적인 사회라 자본 시장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방법을 찾는 일이 시급하다. SIB(사회성과연계채권)에 대한 논의가 2년 전부터 진행되는 중이다. 정부에 사회 혁신 및 사회적기업가 펀드를 담당하는 부처가 생겨 이 일에 관여하고 있다. HSBC같은 은행이 사회적 이니셔티브 지원을 위한 채권을 발행하게 하는 방법 등을 찾는다.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에는 반둥(Bandung)이라는 창의적인 도시가 뜨고 있다. 이 곳에서 진행되는 BCCF(Bandung Creative City Forum)은 경제적 잠재성과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포럼으로, 지역사회의 복지와 환경, 그리고 문화 다양성을 증진시키려는 목적이 있다. 사회적 임팩트를 실현하려는 기업들도 성장하지만 인도네시아의 환경에서 한국처럼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는 기금을 만들기는 어렵다.

이날 행사에는 아시아 10개국에서 참가자들이 모였다.

일본
일본은 휴면계좌를 활용해 사회공익활동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했으며, 내년부터 실행된다. 10년 이상 쓰이지 않고 계좌에 쌓인 휴면예금을 비영리재단에 공급하면, 비영리재단이 이를 활용해 사회가치실현 활동을 펼친다. 연기금도 있는데, 150조 엔 규모이며 그 중 10% 정도가 환경· 사회에 관련된 개발에 사용된다. 더불어 최근에는 그라민 은행이 일본에 지사를 설립했다.

싱가폴
싱가포르는 몇 년 전만 해도 사회적경제에 대한 논의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정책과 법보다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부터 제정하는 게 중요했다. 여전히 사회적경제는 새로운 분야다. 공공부문이나 시민사회에서만 해오던 역할을 사회적경제기업들이 나눠 하게 되므로 이들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사회적기업가들이 사회에 ‘임팩트’를 주는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베트남
베트남에서는 정부가 사회적기업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편이다. 그런 이유로 여러 사회적 활동과 관련된 기금을 마련했지만 기금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베트남은 정책과 실행 사이의 간극이 크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회활동을 위한 정책이 있지만 잘 활용이 안된다. 기업들이 기금 지원 신청을 해도 조건이 많아 직접 혜택을 받기가 어렵다. 자본 자체도 상당히 제한돼있다.

대만
타이페이 시정부의 정책들은 한국과 비슷한 게 많은데 발전 양상은 좀 다른 편이다. 대만에는 여러 비영리단체가 있다. 특히 장애아동, 정신질환자 등을 위한 돌봄 서비스를 지원하는 곳이 많다. 정부는 1억 6천만 달러 정도 보조금을 지원해서 NPO를 통해 취약계층 보호사업 진행했다.

그러던 중 NPO들이 ‘사회적기업’이라는 모델을 취하면 어떨까 고민을 시작했다. NPO들은 기업 운영해본적 없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사업 진행하기 어렵지만 청년들이 많은 관심을 가진다. 그래서 10년 전부터 사회적기업을 만드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만 정부에서도 2014년에 사회적기업에 대한 규정을 명시한 법을 만드는 등 사회적기업이라는 개념을 알리는 중이다. 한국을 많이 참고한 듯하다. 대만의 사회적기업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민간 부문에서 500만 달러 정도 사회적금융에 투자했다.

중국
10년 전에는 중국에 사회적인 조직들이 많지 않았지만 그동안 3섹터가 크게 성장했다. 현재 등록된 사회적 단체의 경우 80만개 정도다. 전체 인구에 대비해 많지 않지만 발전을 위해 재정을 지원 중이다. 최근에는 나라에서 사회적기업을 증진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인증서 발급을 고려 중이다. 5년 이내에 여러 정책이 나올 것 같다. 지방 정부도 많은 자금을 투입해 다양한 자선 사업을 지역사회에서 진행한다. 포드 재단 등 국제적인 단체들이 중국에 들어오기도 했다.

필리핀
필리핀은 협동조합 등 민중 중심 단체들을 많이 만들었다. 중앙 은행은 수익의 25%를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은행들은 소외계층을 위해 자금을 쓰느니 벌금을 내는게 낫다고 여기는 편이다. 최근에 필리핀에는 진보적인 정권이 들어섰지만 IMF나 다른 국제 기구와 친한 사람들이 경제 금융 자원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시장 경제가 우위에 있다. 최근에는 빈곤퇴치를 목표로 하는 법안을 만들었는데, 사회기업가 정신을 통해 추진하는 내용이다. 자금 조달 관련 내용도 있다. 사회적기업이 실행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펀드도 추진 중이다.

2018 GSEF 아시아정책대화 단체사진

글. 박유진 이로운넷 인턴기자
사진. 이우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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