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선생님이 집으로 찾아와요”

보육·경력단절·일자리 세 가지 문제 동시해결 플랫폼 째깍악어

“눈앞에서 부모코칭받는 느낌” vs “내 경험이 도움되니 내 가치에 으쓱” 

12개월 된 쌍둥이 남아를 둔 경호, 수호 엄마(가명·30대)는 ‘째깍악어’ 덕분에 숨통이 트였다. 워킹맘은 아니지만 혼자서 쌍둥이를 기르기란 여간 버거운 것이 아니었다. 감당이 안 돼 아이를 돌봐주는 일명 이모님을 수소문했지만 아무도 와주려 하지 않았다. 웃돈을 얹어준다 해도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째깍악어는 달랐다.

“머리로는 가고 싶지 않은 집이죠. 10kg 이상의 몸무게가 나가는 아이 둘을 얼러야 하는데 .. 하지만 저도 그때 몹시 힘들었던 경험이 있기에 그 엄마 마음에 공감이 가요. 몸도 힘들지만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만도 우울증이 해소되거든요.”            — 째깍악어 선생님

경호, 수호네 집에는 째깍악어 선생님이 오전 오후 2차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욱 특별한 건 이들 선생님들이 국가공인자격증을 가진 어린이집 선생님이란 점이다.

째깍악어 선생님이 된 결혼 11년 차 김수연씨(前 어린이집 교사). 김씨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일이 주특기’라며 환하게 웃었다.

100만 보육교사 중 20%만 근무중?…준비된 80%도 나섰다 

째깍악어는 시간제 어린이 돌봄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처음에는 대학생들에게 양질의 아르바이트를 제공해주고 엄마의 마음을 담은 제대로 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미션을 갖고 출발했다.

2017년 말 국가공인자격증을 지닌 어린이집과 유치원 선생님들로 서비스 제공자를 확대 시행하면서 엄마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등록된 부모 회원 수는 1만1493명. 등록된 돌봄 선생님 538명 중 100명 이상이 전문자격증을 보유한 선생님들이다.

선생님들을 위한 째깍악어 교육현장. 이들은 어린이집, 유치원 교사 경력자들이다.(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처음엔 3세 이상만 대상으로 했는데 0세에서 3세 이하의 보육 수요가 아주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3세 이하는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육아 경험이 많은 엄마들을 모셔야 하나 고민했어요. 그런데 보육교사, 유치원 정교사 자격증을 가진 분의 20%만 일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통계를 보고 이분들에게 좋은 일거리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

한국보육진흥원에 따르면 보육교사자격증 취득자 수는 131만 명. 이 가운데 20%만이 일하고 있다. 결혼이나 임신·출산 후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직업이 바로 어린이집, 유치원 선생님이다.

정규직만 좋은 일자리일까…5점 만점 4.88 만족지수 남기는 또 다른 전문가들

째깍악어는 시간제 일자리를 원하는 보육교사와 전문성을 지닌 보육인력을 원하는 부모들의 요구가 맞아떨어지면서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째깍악어 선생님이 되기 위한 교육과 면접을 보는 자리. 보육교사들의 기대감은 뜨거웠다.

째깍악어 선생님이 되기 위한 최종 면접시간에 한 보육교사가 자신의 교육관과 경험을 설명하고 있다.

“제 아이가 필요한 시간에는 우리애를 돌보고 그 외 시간에는 다른 아이들을 돌봐줄 수 있어 좋아요. ”

“내 경험이 다른 엄마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제가 가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 아이가 어리다 보니 정규직으로 일하긴 힘들어요. 보조교사도 어린이집마다 원하는 시간이 제각각이고 대체교사는 2주 정도 기간이 짧지만 종일 일해야 합니다. 결국 여건이 안 돼 학교 급식실에서 알바를 했는데 힘들기도 하고 제 경력과는 무관한 일이라 그만두었어요.”

“기관에서 일할 때는 서류에 치여 살았어요. 집에까지 가져와 일을 해야 했고요. 관찰 일지, 반찬일지, 포트폴리오 작성 등.. 유치원 평가 자료가 되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도 없어요. 아이들은 참 좋았는데 그것만으론 할 수 없는 일이더군요. 한 아이한테 오롯이 신경을 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입니다.”                                                                                                                     – -째깍악어가 되고 싶은 선생님들

째깍악어 선생님이 되려면 아주 깐깐한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신원 증빙서류와 인·적성검사, 범죄 이력조회, 오리엔테이션과 면접을 치러야한다. 이 때문에 선생님 회원으로 등록한 3306명 중 실제 악어(선생님)로 활동하는 비율은 22%에 그친다. 그만큼 되기가 어렵지만 선생님들에겐 자부심을, 부모님들에겐 신뢰를 준다.

살아있는 맞춤형 유아 교육.. 육아 궁금증 해소 창구

전문 인력의 돌봄에 대한 부모들의 평가는 가히 놀랍다. 매일 업데이트되는 이용후기 만족도 지수는 4.88(5.0만점)이다.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는(왼쪽) 어린이집과 유치원 선생님들에 대한 부모회원들의 반응이 좋아 직접 고용의 형태로 경력단절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도 검토하고 있다.

“엄마들은 책이나 이론으로 육아를 배우잖아요. 하지만 막상 애한테 적용하려면 잘 안되죠. 그럴 때 전문가들이 와서 하는 걸 보고 배웁니다. ‘우리애가 달라졌어요 ’라이브 편이라고 나 할까요?” 

김 대표는 “자격증을 갖고 있으니까 엄마들이 더 믿음직스러워 한다”고 설명했다.

“내 눈앞에서 유치원 선생님으로부터 일대일 부모코칭을 받는 느낌입니다.”

“육아 고민을 누구와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고 스트레스가 풀려요.”

“TV를 보겠다고 고집 피우는 아이를 다른 놀이로 이끌어주시는 숙련된 노하우와 센스에 감동입니다.”                                                                                                                                        — 부모님 후기

2시간에 36000원…부모님과 협의 시간 연장도 가능

돌봄 신청은 모바일앱으로 이뤄진다. 서비스 시간은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이지만 부모님과 협의가 이뤄지면 연장도 가능하다. 대학생 선생님은 기본 2시간에 2만 8000원 보육교사는 3만 6000원이다.

https://blog.naver.com/98728652/221250777295 사진캡쳐

명절과 공휴일에도 추가 부담 없이 서비스가 이뤄진다. 보육교사의 돌봄은 시간이 길어질수록 할인율이 적용된다. 그렇다고 보육교사의 임금이 깎이는 게 아니라 수수료가 할인되는 방식이다.

“영유아 돌봄은 길게 맡기게 되는데 너무 비싸면 부담스럽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다고 보육교사 분들한테 당신의 1시간 가치가 오래 갈수록 희석된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어요. ‘똑같이 몰입해서 잘 봐주세요’ 라는 바람으로 그렇게 설계했습니다. ”

최근에는 유치원에서 프로그램 진행 때 쓰이는 우수한 교구와 국내외 교육 전문 회사의 콘텐츠들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번들이 아닌 낱개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박현호 째깍악어 이사는 누구나 좋은 교육 콘텐츠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게 목표다.

“집에 있는 장난감으로 놀아줄 수도 있지만 원하시는 분들에겐 좋은 콘텐츠를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싶었어요. 요즘 창의융합교육이 인기지만 모든 가정이 다 똑같은 사회적 자본이나 문화적 자본을 제공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정에선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지만 취약계층이나 일반 가정에선 또 다른 사교육부담이 될 수 있잖아요. ”                   — 박현호 째깍악어 이사

서로서로 존중하는 문화 정착.. 부모 퇴출 제도 시행

째깍악어는 신뢰를 바탕으로 서비스 이용자와 제공자가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노쇼(No Show 예약 부도)를 막기 위해 책임 보증금 제도를 시행하고 보육 선생님들은 돌봄이 끝나면 매번 돌봄 일지를 작성해야 한다. 지난 1년간 노쇼가 발생한 경우는 기술적 에러 때문에 발생한 2건 이외에는 단 한차례도 없었다. 또 교사 평가제에 이어 부모님 매너 평가제를 도입했다.

“돈을 지불하는 고객일지라도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야 합니다. 선생님들이 평가를 받듯이 부모님들도 선생님들을 존중해야 하니까요.”

그 결과 5명이 이용 규제 대상자에 올랐다.

“아이를 돌보러 간 선생님에게 청소를 하라든지 카운터에서 판매를 하라고 요구한 적도 있어요. 저희를 건너뛰고 직접 서비스 거래를 제안하시기도 하고요. 1차로 안내를 다시 해드리는 계도기간을 갖고 또 그런 일이 발생하면 이용이 제한 됩니다.”

현실 반영한 유연성 있는 보육 정책 절실

째깍악어는 지난 1년여 동안 어린이시간제 돌봄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보육 형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째깍악어선생님과 미술 놀이 중. https://blog.naver.com/98728652/221250777295 사진캡쳐

“ 돌봄 현장에선 다양한 보육의 형태를 원하는데 모든 바우처와 육아 예산은 시설에만 집중돼어려움이 많습니다. 어떤 맞벌이 부모님들은 이른 아침 잠이 덜 깬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왔다가 퇴근길에 야간 보육을 하는 시설에서 잠든 아이를 등에 업고 퇴근합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국가의 지원을 받아 정서적으로 편한 집에서 저희와 같은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 – 김 대표

그는 저출산 고령화 대책위원회를 비롯해 다양한 육아정책담당자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민관이 서로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제안하고 있다.

현재 46만 명에 달하는 맞벌이 가정의 아동 돌봄 수요는 오는 2022년에는 64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추가 교실을 마련하고 전담교사 채용 등에 1조 1035억 원의 재정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째깍악어: http://www.tictoccroc.com/

글. 백선기 이로운넷 책임에디터

사진제공: 째깍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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